게임/Advanced 대전략2011. 10. 20. 18:48

본격적인 WWII를 무대로 하는 시뮬레이션 게임(혹은 SRPG라는 이야기도 있지만)으로 첫 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이라면 역시 Systemsoft의 1988년 게임을 SEGA가 1991년에 다시 내놓은 어드밴스드 대전략(Advanced 大戰略) 독일전격작전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전작인 수퍼대전략이 컨솔 게임답게 1~4인용으로 주어진 맵에서 컴퓨터를 상대로, 혹은 사람을 상대로 대전하는 형식이었다면 이 어드밴스드 대전략(Advanced 大戰略) 독일전격작전은 최초로 Campaign라는 이름의 1인 게임 모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신선한 특징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시간별로 이어진 역사적 사건인 만큼 각판의 맵을 시간별로 통과하여 각 시기의 전장을 체험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가령 당시 게임연산의 한계상 64 유닛이라는 한계 - 가량 이후의 어드밴스드 대전략 98 이후에는 유닛이 더 많고, 그 중 필요한 것만을 꺼내 그 판에 맞춰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 속에 모든 것을 때려넣다 보니 각 유닛의 특성을 병과가 아닌, 병종에 맞춰야 했기 때문에 여러가지 문제가 생겼다. 대전략 시리즈 공통의, 보병이 깃발을 꽂아야 전쟁이 끝난다는 금언을 너무 충실히 따른 나머지 보병에게 도시나 공항, 항구같은 주요지의 점령 기능을 부여한 것은 나쁘지 않았으나 다채로운 지형 상황을 재현했음에도 불구하고, 보병의 지형 점령 기능에 너무 큰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인지 지형에 따라 보병들이 갖는 전투시의 강점- 이건 어쩌면 제국 육군과 육자, 그리고 제국 육군의 적자, 개한육군으로 이어지는 무능한 보병들만 경험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는 아쉬움이 가장 크겠고, 이는 또한 전차나 기타 차량화 기동유닛으로는 지형을 점령하지 못하게 한다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전쟁 초반의 보병유닛들은 게임 밸런스 때문인지 대전차 전투능력이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캠페인을 하는 도중에는 강하엽병(사실 얘들은 엄청난 위력의 대전차병기, 판저파우스트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을 쓸 수 없다거나, 강하엽병이 가져야할 특질, 가령 어디에서라도 뛰어내리는 게 가능해야 할텐데 낙하산질이 안된다거나 하는 아쉬움도 있으며, 돌격포와 대전차자주포의 특성이 바뀐게 아닐까 싶은 문제 또한 남아있다. 즉 방어무기인 대전차자주포는 기동 후 공격이 가능하고, 공격무기인 돌격포와 구축전차는 기동후 공격이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남아있는 것이다. 또한 유로 전장을 무대로 하는지라 배가 나올 구석이 적었기 때문인지 함선 유닛은 각국의 특성을 살리기 보다는 단순히 함종으로 통일함으로서 해전의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아쉬움도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드밴스드 대전략의 최초기작인 독일 전격작전은 고증과 게임적 재미의 밸런스가 꽤나 잘 맞았던, 기념비적인 게임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 우마왕이 알고 있기로 어드밴스드 대전략의 캠페인 모드는 기본적으로 역사를 따라가 독일의 패전을 겪게 되지만 특정조건을 달성했을 때 프렌치 아프리카와 터키 참전, 이 두 가지 맵에선 역사가 아닌 다른 엔딩으로의 분기가 가능하다. 그런데 최근 기묘한 사실을 알아냈다. 이 역사와 다른 엔딩이 프렌치 아프리카와 터키 참전 외에 시 라이온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간 단 한번도 시 라이온에서는 다른 엔딩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정확한 분기표를 입수해서 우마왕의 턴질과 비교해봤다. 도이치전격작전과 98은 게임의 방식이 조금씩 다른데, 우마왕은 양자를 모두 해봤기 때문인지, 도이치전격작전을 하면서 98식 접근법을 쓰고, 98을 하면서는 도이치전격작전에서 쓰던 방법을 섞어 쓰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령 게임에 대해 꼼수를 거의 부리지 못했던 처음에야 가는 게 신기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턴을 완승으로 끝낼 수 있었고, 때문에 프렌치 아프리카와 터키 참전의, 역사와 다른 엔딩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비해 이후에는 가보지 않은 판도 가보자는 생각과, 신규부대의 경험치를 조금이라도 늘려야 한다는 꼼수가 결합하여 완승이 가능한 상황에도 일부러 턴을 끌어가며 완승이 아닌, 승리 턴으로 판을 끝낸 경우가 좀 있었기 때문에 터키 참전을 제외하면 다른 엔딩을 볼 수 없었던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분기표를 입수한 김에 아예 완승일변도로 시 라이온까지 달려볼 생각으로 게임을 시작한 상황이다. 혹시 해보실 분이 있는지 몰라 분기표를 올려두기로 한다.


뭐 결론을 말하면 우마왕은 어드밴스드 대전략 삼매경 중이라는 이야기다. _M#]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