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왕의 눈

대체사기극 소설과 대장군전

우마왕 2009. 7. 1. 15:04
아주 단편적인, 그것도 성공적인 부분만 나와 있어 이만큼 우수하셈....이라는 통설과 신화가 난무한 채 그 속에서 실체가 숨겨진 것이 바로 조선조의 무기다. 특히나 1980년대 중후반부터 퍼지기 시작한 환국진리론으로 대표되는 환독은 개독에 못지 않은 비과학적 주장을 내세운다는 문제가 있고, 이렇게 환독, 개독에 못지 않은 조선독을 바탕으로 한국의 DDR용 대체사기극소설(사실 이들을 대체역사소설이라고 하면 대체역사소설들이 단체로 소송을 걸 일이니 족함을 알면 자제하는 게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들이 탄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최근 구루마 수녀원에 포스팅된 의문.이라는 제목의, 대장군전 vs 치하라는 DDR용 대체역사소설에서나 나올법한 구도의 설정이 있어 살펴보았다. 하지만 해당 포스팅의 - 결코 진지하지 않은 - 답글들을 보노라니 글쎄 역사왜곡도 이런 역사왜곡이 없다 싶을 지경이었다.

과학사 혹은 사료에 대한 현대적 연구 검증의 기반이 극히 빈한한 것이 개한이라 하지만 가끔 과학적인 접근들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고, 이번 건에 있어 아주 적절한 문헌이 있다. 바로 박혜일 , 이유찬 교수가 쓴 한국과학사학회지 [1989년] 11권 1호에 게재된 "天字銃筒에서 쏜 大將軍箭의 彈道와 龜船에 있어서의 有效射距離의 추정"이라는 제목의 논문이다.

해당 논문에 의하면 천자총통에서 발사되는 대장군전의 중량은 31.6kg, AMC Phamplet의 Engineering Design Handbook이 제공하는 공식에 의한 추정 포구초속도는 90m/sec라고 한다. 일단 유효사거리를 차치하고 과연 90m/sec의 속도를 가진 운동체가 어느 정도의 관통력이나 운동에너지를 가질까는 매우 의문스럽다 할 수 있다.

물론 조선빠의 탈을 쓴 환빠적 시각으로 볼 때 아직 정확한 검증이 되지 않았으니...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작가적 상상력 혹은 망상에 기반할 지는 몰라도 해외 사례를 벗어나는 특이한 수준의 결과(가령 포구초속도가 2배쯤 빨라진다거나?)를 내는 것은 지극히 어렵다고 볼 소지가 다분하다. 흑색화약이 갖는 한계, 제작방법과 재질로 유추해볼 때 천자총통이 갖는 한계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단도직입적으로 포미가 찢어질 확률쪽이 훨씬 더 높다는 이야기다.)

애니웨이 해당 논문은 여러가지 흥미있는 사실들에 주목한 꽤 재미있는 것이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선 레포트샵에서 3100원을 지불하고 보시거나 한국과학사학회지 [1989년] 11권 1호를 살펴보시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