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인생 두번째 응급실 갔다오다.
우마왕
2009. 10. 7. 04:38
우마왕의 첫 응급실 경험은 급성 위염으로 까무라쳐서 수액 한 팩 (뭔가 약도 있었던 듯 하지만 기억나지 않으니 패스.) 맞고 나온 게 처음이었다. 그나마도 학교 연구실에서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말 그대로 가장 가까운, 학교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던 것이다. (어릴 때 멍멍이 고기를 먹고 깨니 병원이었다...는 경험이 두 번 있는데 소위 1차병원 수준이었으니 역시 패스하자 .) 그리고 거진 15년이 흐른 바로 오늘 응급실에 두번째로 다녀왔다. 사건의 발단은 그제 고환쪽 피부에 여드름 비슷한 것이 발생한 것을 인지하면서였다. (아니 어제 인지했을 뿐이고 실제로는 조금 더 일찍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 속옷에 그것이 가끔 쓸려서 신경이 쓰였는데 어제 밤... 아니지 자정이 지났으니 오늘 새벽인가? 샤워를 하다보니 그게 샤워타올의 실밥에 걸려버렸다. 귀찮아서 (그러니까 힘을 줘서 짜낸 수준도 아니고....) 살짝 그것을 집어내자 작은 지방덩어리가 나왔다. 예상외로 단단한 것이 지방이라기 보단 딱지라고 해야 할까? 그런 느낌이다.
샤워를 마치고 방을 정리하려는데 바닥에 갑자기 핏방울이 떨어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아니 뭔 호러....도 아니고 하고 살펴보니 아까 그 여드름이 나온 곳에서 피가 그치지 않고 계속 나오고 있다가 스며 나와 바닥에 떨어진 것이다. 시간은 자정을 막 30분쯤 지난 시간.... 그래 처음에는 밴드를 붙였는데 그 정도의 용량은 우습다는 듯이 30초도 지나지 않아 벌겋게 변한다. 그래서 대형 밴드를 찾아 붙여보았으나 1분만에 피가 올라온다. 당황해서 거즈를 찾았는데 반봉지 정도 있는 게 눈에 보인다. 과연 얼마나 갈까하는 우려대로 20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그 정도로는 수습이 불가하다며 마치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붉게 물든다. 결국 이후로 휴지를 몇 칸씩 떼어 상처를 누르며 지혈을 시도했으나 속절없이 시간이 지날 뿐이다. 뭐 외부로 난 상처는 말 그대로 바늘구멍 하나지만 손만 떼면 피가 솟아나온다. 만일 집에 거즈라던가 다른 First Aid Element가 더 있었다면 어떻게든 좀 더 지혈을 시도해보겠는데 당장 아무 것도 없으니 도무지 방법이 없었다.
결국 집에서 지혈하는 건 포기하고 병원 응급실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집을 나왔다. 2시 40분이 좀 지난 시각. 새벽이니 보는 사람없어 덜 민망하긴 했지만 추리닝 하의속에 왼손을 넣은 채 엉거주춤한 포즈로 걷고 있는 건 꽤나 민망한 광경이었을 게다. 택시도 안 잡혀 결국 길 건너가 택시를 잡아타고 모 병원 응급실로 가자 하니 기사가 좀 뜨걱했나보다. (그러니까 당신 그러지 않아도 나도 충분히 민망하다고....)아무튼 병원에 도착하니 3000원이 나오길래 한 손으로 돈을 꺼내 던지고 병원 응급실에 들어간다.
응급실 접수하는 직원이 기본 5만원에서 출발해서 어쩌고 저쩌고...설명한다. 고작 지혈일텐데 5만원이나? 과연 기업병원이라 비싸군....이라고 생각하며 입실 수속하고 간호사 스테이션에 간다. 간호사가 어디가 아프냐고 묻는다. 참 대답을 할 수도 없고, 안할 수도 없고.... 아니 그런건 스테이션이 아니라 베드에서 해도 되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아무튼 지혈이 안되서 왔다고 했더란 말이지. 베드에 누으라고 하니 다시 한번 지혈이 안되는 게 어디냐고 묻는다. 손이 왜 바지속에 들어가 있는지 몰라서 묻는겐지.... 자기가 처치할 것도 아니면 빨리 의사를 부르란 말이다....라고 속으로 캬오하고 있는데 결국 지 할일... 혈압과 맥박만 재고 나가고 의사.... (아마 레지던트겠지..설마 인턴이려나?) 둘이 들어온다.
이러저러해서 피가 났는데 지혈이 안되서 왔다니까 아스피린 먹냐? 전혀....간이 안 좋냐? 모르는 일인데... 그런 거 같진 않다...고 대답하자 ....해서 아마도 자연적으로 지혈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생각되는데 1바늘을 꼬매야 하지 않을까? 바늘구명보다 작은구멍 하난데 그걸 어떻게 꿰맬거냐...하더니 결국 꼬매지 않는 방향으로 갈거다...로 결정한다. 그리곤 한 바늘 꼬매야 한다던 의사가 바셀린 거즈를 붙여보잔다. 바셀린 거즈와 그 위로 몇 겹의 거즈를 몇 겹 놓고 반창고로 붙여준 뒤 다시 한번 아스피린과 간에 이상이 있냐고 묻더니 그런 거 없다고 하니 이제 두고 봐야 하니 집에 가란다.
아니 그러니까 귀가가 문제가 아니라 지혈 여부잖아... 그래서 "집에 가는 건 좋은데 집에 가서 지혈이 안되면 또 응급실에 와야 하고 그럼 비용을 또 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러므로 1시간 후에 지혈이 확인되면 가도 되잖냐...."라고 했더니 그 의사 왈, "언제 지혈될 지 알 수도 없는 거 아니냐."더니 비용 문제는 알아보겠다고 내비두고 나간다. 잠시 뒤 6시간 이내에 다시 오면 진찰료던가는 더 안내도 된단다... 그래서 뭐 방법이 없길래 아웃. 혹시 모르니 거즈를 달라고 해서 받아왔다.
한 10분이나 있었나? 그리고 2봉지 좀 안되는 정도의 거즈를 받아온 셈인데 전체 의료비용은 23,000원이 나왔다. 생각해보면 2,300원어치 First Aid Element가 없어서 23,000원을 지불한 셈이지만 아무튼 그걸로 지혈이 안 되었다면 결국 낼 비용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택시를 탈까 했다가 거리가 멀진 않으니 그냥 걸어서 귀가하기로 했다.
적어도 현재는 양손을 쓸 수 있으니 일단 다행.....이고 그냥 지혈코스로 가길 바랄 뿐이다. (다행히 오전 5시까진 별 탈없이 진정되어가는 분위기 같다. 슬슬 자볼까?) 뭐 오늘의 교훈이라면 역시 First Aid Element는 제때제때 준비해두자 정도?
샤워를 마치고 방을 정리하려는데 바닥에 갑자기 핏방울이 떨어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아니 뭔 호러....도 아니고 하고 살펴보니 아까 그 여드름이 나온 곳에서 피가 그치지 않고 계속 나오고 있다가 스며 나와 바닥에 떨어진 것이다. 시간은 자정을 막 30분쯤 지난 시간.... 그래 처음에는 밴드를 붙였는데 그 정도의 용량은 우습다는 듯이 30초도 지나지 않아 벌겋게 변한다. 그래서 대형 밴드를 찾아 붙여보았으나 1분만에 피가 올라온다. 당황해서 거즈를 찾았는데 반봉지 정도 있는 게 눈에 보인다. 과연 얼마나 갈까하는 우려대로 20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그 정도로는 수습이 불가하다며 마치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붉게 물든다. 결국 이후로 휴지를 몇 칸씩 떼어 상처를 누르며 지혈을 시도했으나 속절없이 시간이 지날 뿐이다. 뭐 외부로 난 상처는 말 그대로 바늘구멍 하나지만 손만 떼면 피가 솟아나온다. 만일 집에 거즈라던가 다른 First Aid Element가 더 있었다면 어떻게든 좀 더 지혈을 시도해보겠는데 당장 아무 것도 없으니 도무지 방법이 없었다.
결국 집에서 지혈하는 건 포기하고 병원 응급실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집을 나왔다. 2시 40분이 좀 지난 시각. 새벽이니 보는 사람없어 덜 민망하긴 했지만 추리닝 하의속에 왼손을 넣은 채 엉거주춤한 포즈로 걷고 있는 건 꽤나 민망한 광경이었을 게다. 택시도 안 잡혀 결국 길 건너가 택시를 잡아타고 모 병원 응급실로 가자 하니 기사가 좀 뜨걱했나보다. (그러니까 당신 그러지 않아도 나도 충분히 민망하다고....)아무튼 병원에 도착하니 3000원이 나오길래 한 손으로 돈을 꺼내 던지고 병원 응급실에 들어간다.
응급실 접수하는 직원이 기본 5만원에서 출발해서 어쩌고 저쩌고...설명한다. 고작 지혈일텐데 5만원이나? 과연 기업병원이라 비싸군....이라고 생각하며 입실 수속하고 간호사 스테이션에 간다. 간호사가 어디가 아프냐고 묻는다. 참 대답을 할 수도 없고, 안할 수도 없고.... 아니 그런건 스테이션이 아니라 베드에서 해도 되는 거 아닌가.... 싶었지만 아무튼 지혈이 안되서 왔다고 했더란 말이지. 베드에 누으라고 하니 다시 한번 지혈이 안되는 게 어디냐고 묻는다. 손이 왜 바지속에 들어가 있는지 몰라서 묻는겐지.... 자기가 처치할 것도 아니면 빨리 의사를 부르란 말이다....라고 속으로 캬오하고 있는데 결국 지 할일... 혈압과 맥박만 재고 나가고 의사.... (아마 레지던트겠지..설마 인턴이려나?) 둘이 들어온다.
이러저러해서 피가 났는데 지혈이 안되서 왔다니까 아스피린 먹냐? 전혀....간이 안 좋냐? 모르는 일인데... 그런 거 같진 않다...고 대답하자 ....해서 아마도 자연적으로 지혈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생각되는데 1바늘을 꼬매야 하지 않을까? 바늘구명보다 작은구멍 하난데 그걸 어떻게 꿰맬거냐...하더니 결국 꼬매지 않는 방향으로 갈거다...로 결정한다. 그리곤 한 바늘 꼬매야 한다던 의사가 바셀린 거즈를 붙여보잔다. 바셀린 거즈와 그 위로 몇 겹의 거즈를 몇 겹 놓고 반창고로 붙여준 뒤 다시 한번 아스피린과 간에 이상이 있냐고 묻더니 그런 거 없다고 하니 이제 두고 봐야 하니 집에 가란다.
아니 그러니까 귀가가 문제가 아니라 지혈 여부잖아... 그래서 "집에 가는 건 좋은데 집에 가서 지혈이 안되면 또 응급실에 와야 하고 그럼 비용을 또 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러므로 1시간 후에 지혈이 확인되면 가도 되잖냐...."라고 했더니 그 의사 왈, "언제 지혈될 지 알 수도 없는 거 아니냐."더니 비용 문제는 알아보겠다고 내비두고 나간다. 잠시 뒤 6시간 이내에 다시 오면 진찰료던가는 더 안내도 된단다... 그래서 뭐 방법이 없길래 아웃. 혹시 모르니 거즈를 달라고 해서 받아왔다.
한 10분이나 있었나? 그리고 2봉지 좀 안되는 정도의 거즈를 받아온 셈인데 전체 의료비용은 23,000원이 나왔다. 생각해보면 2,300원어치 First Aid Element가 없어서 23,000원을 지불한 셈이지만 아무튼 그걸로 지혈이 안 되었다면 결국 낼 비용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택시를 탈까 했다가 거리가 멀진 않으니 그냥 걸어서 귀가하기로 했다.
적어도 현재는 양손을 쓸 수 있으니 일단 다행.....이고 그냥 지혈코스로 가길 바랄 뿐이다. (다행히 오전 5시까진 별 탈없이 진정되어가는 분위기 같다. 슬슬 자볼까?) 뭐 오늘의 교훈이라면 역시 First Aid Element는 제때제때 준비해두자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