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응급실 이후

우마왕 2009. 10. 7. 20:41
인생 두번째 응급실 갔다와 막상 자려고 보니 문제가 있었다. 장소가 장소니 만치 드레싱을 눌러줘야 할 반창고가 제대로 붙어있지 못했다. 즉 언제 움직여도 헐거워질 상황이었던 게다. 피가 지혈되었으면 모르겠는데 아니라면 그 또한 문제... 그래서 반창고를 찾아 위에 더 붙이려고 위치를 고정하려는데 피가 주르르 새 나온다. 바셀린 때문에 거즈가 피를 흡수하지 못해서 고여 있었던 모양이다. 차라리 하이드로 밴드였다면 그냥 어떻게 막고 있겠지만 그것을 붙일 위치가 아니었으니....

이런 저런 생각을 할 상황이 아니라는 듯 주르르 나온 피는 바셀린층 위에 쏟아졌다가 방바닥으로 떨어진다. 참... 총량으론 몇 cc 되지도 않을 정도라지만 방바닥으로 흘러 떨어지는 피를 보니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다. 그래 바셀린 거즈를 떼어내고 붙여둔 거즈로 피를 닦아낸 뒤 병원에서 받아온 거즈 넉장을 새로 접어 상처위에 올린 뒤 반창고로 고정했다, 다행히 그게 전부였는지 그 이후론 심각할 정도로 새어나오지 않는 수준이었는데..... 아무래도 9시까진 잠이 제대로 오지 않았다. 역시 이래서 운드스탓이 필요한 게다...라는 망상을 해본다.

9시 무렵 일단 진정된 걸 확인하고 자려고 했더니 아 씨밤쾅...오늘따라 잠들만 하면 왜 이리 전화벨이 울려대는건지 모르겠다. 대략 20~30분마다 울려대는 전화와 문자메시지 때문에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거기에 택배 택배 그리고 택배...

결국 깨어 있는게 낫겠다 싶어 1시쯤 일어나 새벽에 막아놓은 것을 떼어내고 상처를 살펴 보니 일단 주르르는 없는 것이 상처의 피가 멎은 듯 하기에 더 자극하지 않고 새로 거즈를 접어붙였다. 그 사이 피냄새를 맡고 취하기라도 한듯 기뻐하는 모기니은들을 전자모기채로 응징했다. 그리고 집앞 약국에 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급제품을 구매해왔다. 이거저거 합치니 새벽에 낸 병원비만큼 나오는데 이게 다 있었으면 병원비를 내지 않아도 되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다.

아무튼 일단은 진정된 듯 하지만 오늘은 상처쪽을 더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 다른 것들을 자제해야 할 듯 하다. 피를 조금 뺐기 때문일까 단순한 수면부족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