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왕의 눈

라주바예프는 포덕이었다?

우마왕 2011. 7. 14. 14:28
우연찮게 라주바예프 보고서라는 포스팅을 보게 되었다. 포스팅 앞부분은 사실 적시이므로 별 문제가 없는데 "그나저나 보고서 작성자가 구 소련군 장성이라서 그런지 '포병'에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쓰고 있더군요. 심지어 각 장의 마무리 부분(각 작전단계 평가)에서는 별도 항목으로 포병이 제대로 배치 되었는지, 적절히 활용되었는지 등에 대해서 다루기 까지 합니다. 심지어는 남북한 포병 전력을 비교한 장이 따로 서술될 정도로군요. "라는 기술은 조금 어이가 없었다. 특히나 그 아래 붙은 답글들과 합쳐진 시너지를 보노라면 가출한 어이를 찾느라 조금 고생했을 지경이었다.

대전제에 깔린대로 붉은군대가 포병질에 심취했던 것은 사실이다. 아니 사실상 포덕질을 한 경우도 꽤 많다. 하지만 그런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논거로는 다른 전력 요소들을 무시하고, 포에만 집착해서 의도를 간파하는 덕질의 사례, 가령 1943년 봄 치타텔레 작전 준비기간동안 돌출부의 북익에 베어마흐트의 포병전력이 더 많이 배비되는 것을 탐지한 스따프카가 독일의 주공이 북익이라고 판단하여 북쪽에 주방어선을 쌓는 덕질을 할 때나 붙여줄 일이다.

라주바예프, 혹은 그 군대가 포덕이었다는 덕적으로 왜곡된 시각이 아닌,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라주바예프 보고서에 대해 어떻게 봐야 할까? 아마도 당시 개한 육군이 어떤 "주목할만한" 전력을 갖고 있는가부터 생각해볼 일 아닐까 싶다. 당시 개한이 강력한 기갑전력이 있었나? 그도 아니면 항공전력이라도? 하다못해 차량화전력이라도 갖고 있었나? 모두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 개한육군에서 "주목할만한" 전력은 오직 견인포로 구성된 포병뿐이었기에 라주바예프 보고서가 특기하고 있는 것 아니던가? (이 상황에서 설마하니 당대 개한의 보병들이 탄현낙전이나 사일신전의 궁술과 검강을 기본으로 하는 검기의 초고수들로 채워져 있었다는 개그를 시전하겠다는 뢰정위적 덕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해당 포스팅과 답글은 진지한 주장이 아니라 덕적 시각에 기반한 사실 왜곡, 즉 개그라고 주장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전과 T-34의 서술 과정에서 보여준 이 교수나 수꼴루스의 개한밀빠들 사이에 벌어진 장님코끼리 그리기 과정을 고려해볼 때 개그로 보기엔 좀 의아한 부분들이 없지 않다.

결론적으로 개그는 개그로 끝내야 할 일이다. 개그라는 판타지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면 중2병 환자, 혹은 뢰정위적 덕이라는 평가말곤 남는 게 있기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