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젠장맞을 월요일 그후 2주

우마왕 2012. 7. 23. 23:43
수술 자체의 예후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저 항생제 때문인지 설사를 다시 시작했고, 팔에 진물을 빼는 주머니를 채워놔서 팔의 거동, 나아가 신체 전반의 거동이 불편해졌으며 무엇보다 약간 돌아온 컨디션이나 의욕을 깡그리 앗아가는 바람에 식욕도 다운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17일 화요일 아침부터 식욕이 팍 다운되서 아무것도 안 먹는다는 겁니다. 그 전에는 밥은 안 먹어도 커피우유라도 먹었는데 화요일엔 그마저도 안 드신다는 거죠. 원인을 알 수 없어 심리 분석을 해보고, 거기서 원인을 찾지 못하면 콧줄이라도 끼워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마도 월요일만 되면 일요일 무렵에 갖가지 곳에서 같잖은 이야기를 듣고 와서 병맛나는 희망을 품었다가 그게 깨지면 구박하는 아버님의 X신같은 행동이 원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은 드는데 솔직히 병동에 가만히 있으면 없던 병도 생기는 거라 원인은 분명하지 않았죠. 어쨌거나 수요일에 정신과에서 심리상담쪽 협진을 할텐데 보호자가 있어야 된다며 시간좀 내달라고 하더군요. 그래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으니 시간대를 알려달라고 했죠.

정오 무렵에 전화가 와서 말하길 아무래도 콧줄을 꽂아야겠다더군요. 화요일 밤에 검사를 하러 왔다는데 어무이가 질문에 일절 답을 안해서 결국 콧줄을 꽂기로 했다네요. 점심에 꽂아놓은 콧줄은 꽤 고생하면서 끼웠다는데도 답답했는지 결국 빼버렸고, 수요일 밤에 다시 연결할 때는 의외로 쉽게 들어가 좋아했더니 밤새 낼름 뽑아서 결국 아침나절엔 엄청 고생을 하면서 다시 끼웠다네요, 그나마 목요일 아침에 끼우면서 고생은 정말 많이 했는지 이후로 뽑아버리는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팔은 상태가 괜찮아져서 주머니는 빼기로 했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긴 했습니다만 기력이 너무 없어서 목요일은 결국 침대채 투석을 갔다 오기도 했고 전반적으로 목요일 금요일에는 이대로 부고를 날리게 되는 게 아닐까를 우려할 지경이었습니다....

다행히 콧줄로 뉴케어가 확실히 효과가 있는지 토요일이 되면서 기력이 많이 상승하여 인지나 의욕이 좀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월요일, 오늘은 휠체어를 태워 운동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내일은 종양 상태를 추적하기 위해 CT를 찍어보는 날입니다. 그러고보면 입원후에 처음 CT를 찍어볼 때만 해도 다음 CT를 입원한 상태로 찍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아무튼 난리도 아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