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왼팔로 투석을 시도하다.

우마왕 2012. 8. 8. 13:57
7월 23일에 젠장맞을 월요일 그 후 2주 포스팅을 한 지 2주가 흘렀군요. 어느덧 입원 3개월하고도 열흘, 말 그대로 백일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1. 콧줄을 뺐습니다.
뉴케어 하루 800밀리로 열흘 정도의 투입이 꽤 강력했는지 기력이 상당히 올라왔고, 7월 30일에는 콧줄을 떼고 입으로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단 저작보조식이란 이름으로 반찬은 모두 갈아서 말이지요. 반찬의 정체는 알 수 없지만 모두 갈았더니 드시기는 좋은지 밥은 입원 초보다 많이 드신다는 느낌입니다. 그 덕에 안색이 좋아졌습니다. 뭐 부고 돌릴 뻔한 7월 3주보단 다행이라면죠.

2. 왼팔로 투석을 시도하다.
드디어 어제 처음으로 목 부분 카테터가 아닌, 수술했던 왼팔의 인공혈관으로 투석을 시도해봤습니다. 외관적으로는 수술할 때 처럼 부어오르고, 열감이 있던지라 다소간 우려가 있었습니다만 흉부외과에선 나쁘지 않은 거 같다며 해보자 한 바람에 드디어 투석을 시도한 거죠. 우려와 달리 어제 투석은 투석시 사용하는 바늘이 크기 때문에 좀 아프고 지혈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라면 이제 몇 번 더 해보고 목의 카테터를 빼지 않을까 생각중입니다. 감염우려가 확실히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메리트라면 메리트니까요. 단지, 여전히 항생제 내성균이 디텍트 되기 때문에 투석시간을 옮기지 못하는 게 골치죠.

3. 그러나...
여전히 자력으로 일어나시지 못합니다. 어느 정도는 간병인이 꾀를 부린다는 느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버티지 못한다는 점은 여전하기에 병원내 이동은 침상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꽤 오랫동안 앉아 있을 수 있습니다. 바닥을 친 느낌이랄까요. 뭐랄까 빨리 낫지 않는다고 툴툴댈 일만도 아닌게 그냥 퇴원한 환자들도 많았지만 투석 같이 다니던 옆방 할머니도 다리로 내려가는 혈관들이 막히고 호흡곤란이 발생해 중환자실에서 열흘째라던지, 어무이보다 늦게 입원했던, 자력으로 걸어다니고, 혈관에도 별 문제가 없어서 인공혈관이 아닌, 자가 혈관을 연결했던, 상대적으로 건강했던 할머니가 갑자기 저혈압과 기타등등으로 중환자실에 들어가셨다는데 결국 돌아가셨다더군요. 그런 거 보면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 하는건지도 모르겠고 하더군요.

그저 9월 1일쯤엔 퇴원하실 수 있으면, 아니 적어도 자력보행이 가능해지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을 갖고 있을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