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보일러 교체

우마왕 2008. 11. 19. 21:17
전사해버린 뒷방 보일러를 신형으로 교체했다. 열효율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집 구조에 외기 유입도 힘든 어이없는 골때리는 구조인데다 워낙 개념없이 만들어졌던 집을 또 한 번 한국의 개념없는 기술로 개장한지 15년을 넘어가는 집이라 그리 넓지도 않은 집에 작지 않은 보일러가 2개씩 들어가야 하는 게다. 이쪽 주 보일러는 일찌감치 교체했었고 그 바람에 2004년인가 40평형의 난방이 가능하다는 20000 KCal 짜로 바꿨는데 애초의 생각은 순간온수를 쓸 수 있을 정도로 열량이 충분한 걸 설치하길 원했던 것 같지만 물탱크가 붙어있지 않은 하향식 보일러인데다 오래된 비효율적인 집 구조 때문에 헛되이 소모되는 열량이 더 많아 그런지 온수 사용과 난방이 독립적이지 못하다는 문제가 있다. 더욱이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혼재하는 저 얼어죽을 기계장치는 직관적 작동과는 거리가 멀기도 하고 (즉 눈이 안 좋으신 부모님으로선 통제가 어려운 물건이기도 하고) 말이다.

반면 뒤쪽 보일러는 난방을 할 면적이 작지만 옥탑방을 난방해야 하므로 압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온수탱크가 달린 상향식 보일러를 써야 한다. 문제는 내가 주문하러 갔을 때 보일러 대리점에서 이걸 명확하게 말해주지 않은 것이다. 일껏 낑낑대며 설치를 다한 뒤 시험가동을 하던 설치기사 양반께서 이 호스는 뭐냐고 하길래 옥탑방 난방용 호스라 했더니만 왜 이야기를 안 했냐고 한다. 아니 난 모델 차이를 설명할 때 예약 타이머나 그런 이야기를 하길래 그 모델들이 당연히 상향식인줄 알았다더니 다른 물건이라며 가격을 재협상하고 새로 설치하기로 했다. 그래서 보일러 본체를 다시 갖고 와 재설치하는 좀 어이없는 짓을 했다는 이야기다. 결국 미안해서 수고비를 좀 주는 것으로 끝냈다. 그런데 이번 보일러가 물건이었던 게 컨트롤 패널이 굉장히 직관적이라 알아먹기가 쉬웠다. 조작도 쉬워보이고...

뭐 그러나 안방 보일러가 하향식이니 떼어다 바꿔달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직 씽씽 돌아가는 보일러를 갖고 어쩔 수는 없으니 패스....

그러고보니 예전에 대학원 시험 전날에 보일러 고장나 시험 망치던 날이 생각난다... 으...

뭐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