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06. 6. 2. 23:45
1. 일반 병실로
수술 다음날 일반 병실로 옮겼습니다. 이때까진 생각보단 경과가 좋은 거 같았습니다. 여기까진 약간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2. 간병인 돌려보내다
오후 2시 무렵에 간병인이 도착했습니다. 뭐 아시다시피 간병인의 상당수는 옌벤 출신이 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오늘 온 간병인도 옌벤 출신입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이 간병인이 별로 맘에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MRI 찍으러 갔다가 만난 옌벤출신 간병인과 좋지 않은 경험을 가진 보호자의 이야기를 듣고 옌벤출신은 안 쓰겠다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써보지도 않고서 저런 멍청한 선택을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습니다만 간병인은 어디까지나 환자를 도와주는 사람인지라 환자가 간병인을 싫어하면 어쩔 수 없으니 말입니다. 결국 택시비조로 2만원을 줘서 돌려보냈습니다.

3. 재활운동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혼자 누워만 있으면 다 낫는다고 생각하신겐지 어머니가 아프다고 재활운동이나 기침을 개뿔도 안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폐암 수술은 물리치료를 받고 누워있거나 하는 비교적 편안한 인공관절 수술과 달리 기침으로 가래를 배출해야 하고 가래가 나오지 않으면 운동으로 신체활동을 늘려서라도 가래를 배출하는 게 최고의 예방치료입니다. 앞서도 썼듯이 이게 안되면 최종적으로는 폐렴으로 발전하여 잘못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런데 수술했으니 아프다는 이유와 기침을 잘 못하니 가래를 뱉어내지 못하겠다라는 이유가 겹쳐서 가만히 누워만 있으니 이게 낫느냔 말입니다. 앞서도 썼듯이 폐암은 수술이란 고비를 넘으면 재활훈련과 가래배출이 아주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즉 사실 경험있는 간병인의 필요는 여기서 나타나는 겁니다. 환자를 덜 고생시키면서 등을 두드려 점막을 자극하여 가래를 배출시켜야 하는 겁니다. 기침해서 안 나오면 운동을 또 시켜야 하는 거구요.

하지만 개뿔도 안하는 겁니다. 결국 저녁 8시 무렵에 레지던트가 치료실로 데려다 석션을 한 모양입니다. 그렇게 제법 많은 양의 가래를 뺐는데도 가래가 안 나온다며 기침을 안 하는 겁니다. 안 나오면 자극해서 가래를 배출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말이지요. 결국 그날 자정까지 운동에 등 두드리기에 별 짓을 다 해봤습니다만 가족이라서 그런지 엄살에 기대기 모드로 안하려는 것을 정당화시킵니다. 그렇게 쇼를 하는 것을 본 다른 간병인이 간병인을 하나 구해주겠답니다. 일단 다행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좀 더 두고봐야겠지요. 제대로 잠도 못 자고 하루를 보냅니다.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