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1. 9. 28. 23:44
호부후에게 의뢰를 받아 데탑을 조립중인데 그야말로 처음 겪어보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1. 보통 컴터 부품은 파손되기 쉬우면서도 가벼운 HDD나 OS같은 것은 직접 수령하고, 크지만 튼튼한 것을은 당일택배를 이용한다. 그런데 어제 주문한 것 가운데 다른 것도 아닌, 메인보드가 빠진 채로 배송되었다. 컴터 부품 배송 이후 1X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 매우 황당했다. 그래서 클레임을 때렸는데 참 어이가 없으려니까 원래 담당자는 휴가중으로 나오고 다른 담당자가 임시로 맡은 상태였다. 설마하니 휴가가느라 정신줄을 놓아서 메인보드가 빠진 겐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메인보드가 없으니 어제는 결국 공을 쳤다.

2. 핸드폰 전화벨이 울린다. 받아보니 예의 임시 담당자다. 여기 보통 10시던가 영업을 시작하는 걸로 기억해서 10시가 넘은 줄 알고 전화통화를 했는데 피곤하다. 아무래도 새벽에 잠들었다가 6시 무렵에 깜빡 깨서 화장실 고고싱을 하고 온 날이라 그랬나보다....생각하며 전화를 받았다. 배송 누락이라는 우마왕의 클레임을 보고 비디오를 확인해보니 지네 잘못이 맞단다. 아니 지네 잘못으로 어제 하루 공을 치게 만들었으면 뭔가 보상이 있어야 할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는데 어차피 지네 규정이 있답시고 말로 때울 거 같아 직접수령을 하겠다고 하는 것으로 끝냈다. 전화를 끊고 나니 갑자기 피로가 몰려온다. 시계를 보니 8시 20분. 적어도 급하긴 급했나보다 싶은데..... 아무래도 2시간만 자고 일어나야겠다....고 생각한 뒤 좀 더 잠을 청했다.

3. 그러나 몸은 조낸 피곤한데 잠이 오지 않는다. 그래 포기하고 메인보드를 받으러 가려 했는데 여전히 직접수령 준비 메시지가 오지 않는다. 아까도 말했지만 영업 시작 시간은 10시가 넘어야 한다. 그리고 시간은 아직도 1시간이 넘게 남아 있다. 시간도 남고 잠도 안오니 킬링타임을 해보자는 생각에 모 사이트에 들어갔는디.... 이런 일을 할 리가 없는 걸로 알았던 사람이 뭔가를 한다며 글을 올렸다. 그런데 살펴보니 B라는 사람의 글이더라. 뭐 그 사람이 하는 일 자체는 틀리지 않는데 왜 그걸 해야 하는 당위성을 설파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어차피 자기 좋아서 하는 일인데 그냥 다 끝마친 뒤 나는 니들이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고 자랑하면 잘했네...하고 박수쳐줬을텐데 설교가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피로감이 몰려온다. 거기에 필요한 부품이 하나 더 있음을 생각해냈다. 주문하고 보니 12시 넘어야 받을 수 있을 거 같다. 아침에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데다 피로감이 더해지니 갑자기 잠이 몰려온다. 일단 다시 잠으로 고고싱.

4. 보드와 주문한 부품을 받아다가 조립을 시작. 그런데 케이스의 하드 크래들이 메인보드와 간섭을 일으킨다. 즉 메이커가 제안하는 디폴트 위치에 하드 크래들을 고정하면 메인보드가 고정된 상태에선 크래들의 착탈이 불가능하다. 차선책으로 크래들을 ODD 고정위치로 이동시켜볼까 했더니 인입 풍향이 애매해진다. 거기에 ODD가 HDD 보다 좀 더 길다....는 것도 있어서 그냥 디폴트를 인정하기로 했다. 우마왕이야 귀찮긴 해도 메인보드 착탈이 어렵지 않으니 괜찮지만 호부후는 이걸 할 수 있으려나?

5. 그런데 새로운 문제가 발생했다. 잘만의 CPU 쿨러 CNPS-9900NT를 쓸 예정이었는데 이게 메이커가 제공하는 고정용 디바이스로는 메인보드에 전혀 고정이 안된다. 클립 지지대의 설치 자체는 별 문제가 없는데 쿨러를 고정하는 클립과 클립지지대의 결합이 계속 트러블을 일으킨다. 결국 하다하다 포기하고 AS를 신청하러 사이트에 들어가봤더니 고정용 디바이스가 바뀌어 있다. 즉 주문해서 가져온 게 안 좋은 방향의 뽑기운에 걸린 바람에 구형 지지대... 가 들어있던 놈이더란 이야기다. 그래서 잘만에 교체를 요청했는데 과연 내일, 아니 오늘안에 직접 수령이 가능하려나?

뭐 하기야 옛날처럼 파워서플라이가 전원먹으면 서버리거나 메인보드가 다운되는 바람에 서너번씩 용산으로 달려가는 것 보단 낫지 싶기도 한데 돌이켜보면 이번 것 또한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 거라는 보장도 없네 그려. 아무튼 그야말로 가지가지한다....싶다.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