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3. 2. 20. 21:53
발렌타인 호러쇼처럼 새벽 2시에 갑자기 연락이 오는게 아닐까 우려했었는데 다행히 그런 일 없이 아침이 옵니다. 택시가 운행하지 않는다길래 가는길 시간 늦는게 아닐까 좀 걱정했는데 다행히 적절한 시간에 택시가 잡혀 아침 9시 30분에 맞춰 중환자실에 도착했습니다. 교수님하를 볼 줄 알았더니 의외의 환자가 외과계 중환자실로 입원했는지 그쪽 보호자와 이야기하다기 그리 갑니다. 어무이는 아침이라 좀 졸리긴 한 거 같던데 실제로 컨디션이 어제보다 더 좋아져 있더군요. 중환자실 담당 의사님하 와서 크게 문제는 없는 거 같고 전체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서 오늘 인공호흡기를 땔 수 있을 거랍니다. 오늘 창가자리에 있던 환자가 전원한단 야그를 들었기에 그 자리로 가고 싶어서 그럼 오늘 일반병동으로 올라갈 수 있겠냐고 물어보자 당장 오늘 올릴 수 있는 건 이니고, 오늘쯤 인공호흡기를 떼보는 연습을 하고서 상태가 괜않으시면 내일이나 모레 쯔음엔 일반 병동으로 복귀시킬텐데 보수적으로, 안전한 방향으로 진행하겠다더군요. 더하여 오늘 병원에서 심장하고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다던 간병인 아줌니를 만나 어무이가 이러저러하니 내일아니 모레 나오게 되면 다시 맡아달란 부탁을 하고 귀가했습니다.

그리하여 저녁에 다시 가보기로 했는데 아 젠장 정작 걱정하던 아침엔 택시 잡기가 크게 어렵지 않았는데 저녁에는 거의 30분이 걸립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밍기적대는 아버님을 떼놓고 그냥 6시에 나갔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를 했지만 뭐 어쩔 수 없더군요. 들어가보니 정말 인공호흡기를 떼고 마스크도 아니고 나젤로 호흡중이더군요. 맥박도 80대 초반, 산소포화도는 98 이상이라 놀랐는데 원래는 오늘 오후에 바로 일반병동으로 올릴 생각이었는데 병동에 자리가 나지 않아서 부득이하게 중환자실에 두고 있답니다. 뭐 어쩔 수 없긴 한데 오늘 환자 많이 나갔다던데 그 자리가 그새 다 찼나 싶은 아쉬움도 있더군요., 예 창가 자리에 대한 욕심을 아직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병동에 언제 올라갈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더군요.

다른 부분들엔 문제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데 왼손이 좀 부었더군요. 뭐 내일 투석하니 처리가 가능할 거 같습니다만 돌이켜보니 중환자실에서 대변을 보지 않았다면 거의 열흘 정도 배변하지 않은 셈이라 조금 걱정이 되긴 하더군요. 먹은 게 경솬식뿐이라 나올 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죠.

애니웨이 중환자실 면회시간을 마치고 14층 병동에 다시 올라가서 간호사님하에게 혹시 내일 퇴원하시는 분 없냐고 물어봤더니 불행히도 여자환자는 없다네요. 천상 원래 계획대로 모레나 되야 올라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가급적 창가자리. 그리고 그 진상할암구를 피할 수 있는 다른 병실이 잡혔으면 좋겠는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