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07. 4. 12. 20:08
연간 1000씩 넣고 학생 신분을 유지하면서 도서관질을 하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그 돈 들이느니 그냥 책을 사는 게 나은 걸까요?

고대 그리스의 시인, 아에스킬루스(Aeschylus)가 쓴 "Hepta epi Thebas(Seven aginst Thebes)"라는 그리스 비극이 있습니다. 대략 소포클레스가 쓴 오이디푸스에 연결되는 이야기로 어머니인 이오카스테를 아내로 삼았다는 사실을 안 오이디푸스는 스스로 눈을 찔러 장님이 되고, 이오카스테는 목을 매어 죽은 뒤 자신의 아들인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 두 아들에게 테베의 왕에서 쫓겨나 추방당하지요. 이후 왕위 다툼을 벌이던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네이케스는 1년간 돌아가며 왕을 맡기로 합의했으나 먼저 왕이 된 에테오클레스가 즉위후 1년이 지나도 자리를 내놓지 않자 이에 아르고스로 도피한 폴리네이케스는 아르고스 및 그 동맹군의 여섯 장수와 함께 테베를 공격합니다. 신의 예언대로 왕가의 혈통중에서 동정인 자가 성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면 테베가 지켜진다는 예언에 따라 크레온의 아들 메노이케우스가 목숨을 버리자 일곱 장수중 넷이 목숨을 잃습니다. 결국 더 이상의 살생을 막기 위해서 폴뤼네이케스는 에테오클레스에게 일대일 싸움으로 승부를 내자고 했지만 역시 서로 찔러 죽고 말지요. 이로서 오이디푸스의 저주가 완성되고, 결국 테베를 침공한 이하 아르고스의 병사들은 크레온이 이끄는 테베군의 반격에 결국 수많은 사상자를 남기고 후퇴한다는 걸로 마무리되는 비극이지요. 이 비극은 이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소포클레스가 쓴 안티고네와 10년 뒤의 이야기인 에피고노이의 배경이 됩니다.

문제는 "Hepta epi Thebaes(Seven aginst Thebes)"가 아에스킬루스가 쓴 서사시로 꽤 강력한 유명세를 갖고 있음에도 정작 국내에 번역되어있는 아에스킬루스 비극의 목차엔 들어 있지 않다는 겁니다.(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안티고네에라도 묶여 있으면 다행이겠지만....) 아무튼 이런 것들을 확인해봤으면 좋겠다 싶을 때마다 전자 및 실제 도서관에 맘대로 드나들 수 있는 학생이나 연구원이었으면...하는 생각이 든단 이야기예요. 단지 그 책을 갖고 있을만한 학교에 소속되어 있어야 한다는 문제가 있지만 말이죠.

아무튼 내일은 겸사겸사 교보에 가봐야겠습니다. 뭐랄까 이런게 그리스 고전의 향기에 빠진 문학적인 활동이라면 좋겠지만 전사속 신무기의 한 장면을 쓰기 위해서니 조금 낭패란 거지만 말입니다. 쳇.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