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07. 1. 23. 06:08
지금 작업방은 발 디딜 틈이 없다...고 까진 할 수 없겠지만 키트와 책을 중심으로 몇몇 몰지각한 아이템들이 뒤엉킨 카오스에 가깝다. 마침내 수납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때문에 작업 진척이 좋지 않다.

따지자면 애초에 방의 구조가 그렇게 좋은 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원래 옥상이던 공간에 방 하나, 부엌 하나를 들인 것까진 좋은데 구조를 너무 개념없이 만든 바람에 데드스페이스가 많다. 거기에다 공간이 있답시고 가끔 쓰게 되는 식기류나 가구, 혹은 보관할 물품들이 슬금슬금 올라오더니만 처음엔 보조 수납 공간으로 고려중이던 부엌을 차지한 상태라 더 이상의 확장은 어렵다.

물론 방을 정리하는 가장 근본적이고 현명한 방법은 보관용 가구들까지 수납 가능한 별도의 부동산(가급적 용도에 맞도록 설계한 것이라면 금상첨화)을 구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서울 및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을 감안할 때 그런 부동산 구입은 지난한 일이다. (대장 로또를 맞는다면 몰라도. ) 따라서 현재의 공간에서 정리 가능한가를 살펴봐야 한다.

다행히 절대공간 그 자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수납공간이 모자란 것이라고 판단되었다. (뭐 좀 더 엄밀히 말하자면 10년이 넘어버린 보지도 않는 TV와 고장나버린 LD를 방출하고, 아마도 이제 다시는 만들지 않을 듯 하기에 오댕양에게 무료로 넘긴 각종 1/144 건프라키트 때문에 생긴 공간도 절대공간의 개선에 도움을 준 셈이지만 그건 부차적이고, 거기서 개선된 공간은 이미 모두 소요되었다. ) 다시 말해 어떤 종류의 수납용 가구만 들이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이야기다. 물론 그 과정의 노가다는 차치하자.

최초의 해결책으로 검토된 것은 역시나 책장이었다. 책은 일단 아무렇게나 쌓아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작정 쌓아놓은 책만치나 비효율적인 것도 없다. 필요할 때 슥슥 뽑아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장을 짜넣기 위해선 공간배치도 문제가 된다. 컬러박스와 달리 튼튼하고 거대한 책장은 그 사이즈가 들어갈 절대적인 크기의 공간이 필요한 것이다. 거기에 2개쯤 들어갈 책장의 가격, 최소 20~30만원대의 금액도 문제다.

차선책을 찾아야 했다. 키트를 수납할 방법을 고려해봤다. 책과 달리 키트는 일정한 공간을 요구한다. 부품이 붙어있는 런너 때문이다. 거기에 부품이 변형되거나 파손되면 모형으로서의 가치가 없어지므로 억지로 넣을 수도 없다. 결국 최선의 보관 방법은 키트가 포장된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모형을 하나 완성하면 키트 박스 하나가 빠지므로 절대 공간이 늘어지만 완성품의 보관에는 다시 공간이 필요하다. 처음엔 방안의 진열장에 더해 부엌에 달려 있던 2도어 방식의 싱크대를 반조립품용 보조 수납 공간으로 생각했었으나 실제로 해보니 방안에 있는 것보다 먼지가 많이 쌓이는 바람에 그 아이디어는 폐기할 수 밖에 없었다. 본론으로 돌아와 키트를 수납/보관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행히도 이미 작업방 사면중 한면에는 키트 보관을 위해120cm X 45cm 철선반 5개와 앵글로 짜여진 4단 조립식 앵글 2개를 설치해놓고 있고 그 효과에는 만족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추가로 2개 정도의 앵글을 짜넣으면 키트에 기인한 현재의 공간문제는 단번에 해결된다. 결국 작업을 방해하지 않을 다른 면에 앵글을 짜넣기로 결정했다.

그래 오늘 조립식 앵글 가격을 물어보러 철물점에 가 봤다. 그런데 그나마도 120X30으로 착각해서 가격을 물어봤는데 판 하나에 8000원이란다. 거기에 앵글이 미터당 1000원 꼴이라니 실제로 필요한 120X45로 하자면 실제로는 앵글 하나에 7만원, 2개가 필요하다고 할 때 14만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 예상된다. (물론 120X45 판의 실제 가격은 아직 분명하지 않으므로 이 비용은 다소 변동의 여지가 있다. )

어쨌거나 앵글이 정말 그렇게 비쌌었나? 4년전엔 2개에 한 5~6만원으로 해결가능했던 것 같았는데...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