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도착한 지름품에서 언급한대로 최근 우마왕은 J. P. Mallory의 "Encyclopedia of Indo-European Culture"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영문 위키피디아에서 아마도 구리제 제품을 처음으로 사용한 Maykop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출처가 바로 "Encyclopedia of Indo-European Culture" 이기 때문입니다. 영문 위키에는 그 외 초기 청동기 집단에 대한 언급들이 나옵니다. 잘 아시다시피 위키는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기에 올린 햏이 직접 연구해서 정리한 게 아니라면 어딘가 텍스트가 있다는 이야기고. 따라서 직접적인 출처로 언급된 "Encyclopedia of Indo-European Culture" 는 매우 유력한 텍스트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가격이 무려 215달러여서 그냥 저것이 나온다라는 말에 넘어가서 구매하기는 매우 난감합니다. 그나마 청동기 시대에 대한 관심도 청동기 그 자체보다는 초기 청동기 시대의 갑옷이나 무구의 출현과 그 과정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제가 필요한 내용이 있는지의 여부도 모르는 와중에 200달러 이상의 비용을 투하하는 건 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거기에 저거 한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위키에 언급된 초기 청동기 문화나 메소포타미아쪽 텍스트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저 금액에 100달러 정도를 보태면 단가의 압박으로 구입을 미루고 있는 우마왕의 No.1 Favorate These인 WWII, 그것도 독일측 준 공간사로 명성이 자자한 DRZW5/2권(영문판)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서 제공하는 '학술연구정보 서비스'라는 게 있습니다. 거창해보입니다만 뭐 내역인즉 간단해서 국내 각 대학 및 연구기관의 문헌들을 검색할 수 있는 서치 엔진입니다. 그래서 반쯤 포기한 심정으로 "Encyclopedia of Indo-European Culture" 를 넣고 쳐보자 국립중도와 서울대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의외의 일인지라 정말 놀랐습니다.
아무튼 이번엔 장난삼아 키워드에 Germany and the Second World War(영문판 DRZW의 제목)를 넣어보았지요. Vol. 5/2가 있다는 것이 눈에 잡히더군요. 고대 도서관이었습니다. '오오 개한민국 대학들이 제정신이 아니구나. 혹은 글로벌 타령하더니 저런 것도 들여놓는군!!!'이라며 좋아해봤습니다만 고대 도서관에는 Vol. 5/1, Vol 5/2 뿐이었습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 한 두권씩 토막토막은 있습니다만 시리즈 전반을 갖춰놓은 대학은 없더군요. 뭐랄까 개한민국에 희망을 품어본 것도 잠시, 다시 예나 지금이나 똑같군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뭐 청동기쪽도 결국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Encyclopedia of Indo-European Culture" 정도의 책은 해당 학과를 갖고 있는 대학들이 하나씩은 갖고 있어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만 오직 서울대와 국립중도, 그나마도 대출안되는 0번 구획에나 있을 겁니다. 역시 개한민국은 도서관 건물이란 껍데기만 있을 뿐 내용이 없는 쭉정이임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그것이 개한민국의 현 주소이고 한계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인문계가 위기다 위기다 하는데 관련된 검색어를 쳐 본 결과는 어차피 니네가 초래한 결과다...라고 해주고 싶더군요. 지역 유적별 사진집은 좀 보입니다만 한국 청동기에 대해 제대로 정리된 서적은 볼 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게 노무현때문이라고 할 가자미나 넙치도 있겠습니다만 빡가나 전대갈때는 더 암울했다는 점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물론 암울하던 빡가때 열심히 했던 사람들의 노력은 노력만큼 평가해야 하겠습니다만 "우물안 개구리"는 뛰어봐야 우물안 개구리일 뿐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적어도 좀 더 폭넓은 시각의 연구를 위해선 전 세계의 청동기는 이렇고, 우리 청동기는 이런데....라고 비교가 되어야 하는데 이게 정리되지 않으니 연구가 토막이 됩니다.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일은 자신을 아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한 번쯤 제대로 정리된 연구서가 나와야 할 거 같습니다만 개한민국답게 쉽지 않은 일인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