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형질을 볼작시면 초기형 3호전차 만들기와 헤쩌 리스토어중입니다. 대상은 3호전차 E형, G형 (각 37mm 탑재형), 헤쩌 초기형, 중기형, 화염방사형, sIG33/2(헤쩌 차대에 15cm sIG33을 장착한 형식)..등이지요. 사실 시작한 이유는 작업방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전차를 완성해서 키트 상자를 빼자라는 뭔가 처절한 이유였습니다만.... 막상 살펴보니 다른 아이템들은 예전에 진행하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점이 있어 방치되어 있던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고, 결국 남는 게 저것 뿐이란 이유입니다.
아무튼 알고 있었거나 새로이 알게 된 사실들을 정리하자면 이런 겝니다.
1. 드래곤의 3호전차 E형(9040)은 G형 아프리카(9032)를 바탕으로 37밀리 포와 구형 큐폴라등의 부품을 추가한 것입니다. 즉 G형의 일부 부품을 E/F만의 부품으로 바꾸어 해당 차량을 재현하는 방식이지요. 실차에서야 E/F는 엔진이 바뀌었다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만 이것이 외형적인 차이가 되는 것도 아니고 결국 양자를 구분하는 것은 세부 디테일의 차이밖에 없습니다. 차체 상면의 포탑 전방에 방탄판이 있느냐/없느냐라거나 펜더상의 외장부품 배치에 의해 구분될 수 밖에 없는 거죠. 그러다보니 자칫 부품 몇 개 잘못 붙이면 형식이 바뀌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그런데 키트의 펜더는 G~H와 동형의 것을 사용합니다. 원칙적으로 보자면 E형의 뭔가 부족해보이는 휑한 펜더에 전투에 필요한 것들이 이것 저것 붙으면서 뒤쪽 형식으로 가는건데 실차와 달리 모형에선 G형이 먼저 나왔기 때문에 펜더도 G형에 맞춰졌다는 겁니다. (사실 96량만 생산된 뭔가 언밸런스한 E형보다는 좀 더 현대적인 외형에 보다 많이 생산되고 심지어 DAK와 동부전선같은 선택의 즐거움이 있는 G형쪽이 더 인기가 높으니 당연히 G형이 먼저 나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키트를 기반으로 E형을 재현하기 위해선 있던 OVM이나 기타 부품들의 접합부를 밀어야 하고, 결국 펜더 상판을 위한 별도의 에칭 부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유사한 실수는 동사의 3호전차 M/N형에서도 볼 수 있는데 해당 키트 또한 펜더를 바꿔주기 전엔 3호전차 M형으로는 만들 수 없고, 3호전차 L, N 만을 만들 수 있지요. 만일 J~M, 혹은 N형을 만들고 싶다면 타미야 L형을 베이스로 할 것을 추천합니다. 만일 용가리가 먼훗날 언젠가 프리미엄판으로 만든다면 펜더 부분을 수정해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결론적으로 E형을 제대로 만들고 싶으면 에칭제 펜더을 발라야 한다는 이야깁니다. 에칭제 펜더를 판매하고는 있습니다만 저는 작업의 편의와 이후 보관문제를 감안해서 펜더는 플라스틱제를 쓰고 상면 몰드만 에칭으로 바꿔줬습니다.
2. 드래곤 에듀아드 할 것 없이 헤쩌 초기형에 들어 있는 궤도는 패턴으로 보아 중후기형입니다. 아마도 이후에 나올 중/후기형의 배리에이션 전개를 위해 그리한 것 같지만 그 바람에 정작 초기형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선 궤도를 프리울이나 모델카스텐의 초기형 궤도로 바꿔줄 필요가 있다지요. 개인적 경험으로는 접합핀의 길이가 짧은 경우, 프리울 궤도는 뭔가 삽을 푸는 경향이 있으므로 모델카스텐을 추천합니다.
그래서 예전에 만들던 헤쩌 초기형은 뭔가 이래저래 맘에 안드는 중. 더이상의 디테일업은 포기하고 프라모델로 완성해서 선물, 혹은 판매용으로 전환하게 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