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형 혹은 고증2012. 9. 12. 14:23

용가리는 9월 두번째 신상품으로 6750 T-28 Super Heavy Tank를 예고했다. 마우스와 맞상대를 하고 싶었는지, 혹은 지크프리트 라인의 방어를 돌파하기 위해서인지 목적은 불분명하나 일단 105mm T5E1를 주무장으로 하려 했지만 이 포를 수용할만한 전차포탑 기술이 없어 차체에 직접 붙인, 어떻게 보면 탱크가 아니라 포탑에 그대로 궤도를 달아놓은 형상을 하고 있는 T-28의 꼬락서니는 솔직히 이것이 왜 탱크라는 이름이 뭍는건지 알 수 없는,천조적 똘끼가 충만한 물건으로 실제로도 T-28 초중전차라는 이름보다는 105mm GMC T-95라는 자주포로서의 이름이 더 잘 알려져 있는 차량이기도 하다.

100t에 달하는 무게를 가진 포탑 모양의 차체를 지탱하기 위해 셔먼의 HVSS를 16조 단다는 정말 천조국적 스케일의 병맛 병신력에 더해 그 무거운 차체를 M4A3와 T26에 사용하던 Ford GAF V-8 가솔린 엔진으로 굴리겠다는 만용까지 부린 녀석으로 잘나신 연합국 빠들이 비웃는 마우스보다 더 느리고, 스펙으로 봐서도 실제로는 나을 것 하나 없는 그런 물건이 되었다.

미적 감각이나 역사적 의의는 개뿔도 찾아볼 수 없는 이따우 차량이 키트화 된 이유는 모든 모형팬들이 기다려온 아이템 자체의 매력이라기 보다는 월오탱이라는 병맛나는 게임의 병맛나는 팬들을 노리고 만든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있고, 굳이 의의를 찾아보자면 통짜로 성형해낸 차체의 금형기술 정도겠지만 하지만 그거 뿐이다. 그래서 우마왕이 로또 1등을 맞아도 살 생각이 들지 않는 그런 물건이기도 하다.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