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왕의 눈2008. 9. 16. 14:46
웹을 떠돌다 보면 과거에 알았던 사람이 이런 줄 몰랐다며 화르륵대는 글을 종종 보게 된다. 뭐 물론 정말 사기를 당한 케이스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 관계에서 자신은 사기꾼에 속은 이노센트였으니 가련하게 봐야 함을 강조하는 글들에선 천박함까지 묻어나는 걸. 세상을 버리는 유서라면 혹여 모르겠다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노센트에 빠져 허부적대는 것도 참 난감하지 말이삼.

관계란 현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미래지향적인 것. 미래로 이어지지 않는 관계에 대해 아쉬워할 필요는 있겠지만 아쉬움을 분노로 바꾼다고 달라지는 게 있을까? 헤어진 상대가 혹여 해원계 다족류였다면 동정의 여지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선택받지 못한 것에 대한 부정적 감정일 뿐인걸. 사람이 변했네, 사랑이 변했느니 하면서 한탄해봐야 까뒤집어 보면 더 이상 미래를 볼 수 없는 상대에 대한 감정이 오물로 변한 것에 불과한 것을....

오물은 빨리 씻어내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능.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