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왕의 눈2009. 3. 31. 17:52
잘 알다시피 스토리 텔링의 서사구조는 발단 - 전개 - 절정 - 결말로 이어진다.

여햏이 글을 쓰면 발단은 제각각인데 전개가 좀 더 깊게 들어간달까? 그래서 긴 책이면 재미있게 느껴진다. 관계지향답계 갈등을 엮어내는 능력이 탁월하고 문장력도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재미에는 기대심리가 포함된다. 전개가 깊게 길게 들어가면 깊게 들어갈 수록 꼬여가는 갈등도 많아지고 복잡해지는바 그것으로 풀어낼 절정이 기대가 되는 법인데 (떡밥을 바다 가득 뿌리면 대체 어떤 고기를 낚으려고...라고 궁금해하며 기대하게 되는 것과 동일한 심리다) 이걸 성공한다면 대작의 범위를 넘어 명작의 길로 들어갈 수도 있다.

문제는 갈등만 조낸 엮어놓고 절정은 애개 이거 뭐 이래... 고작 이러려고? 라는 식의 어이없는 서술로 마무리한 경우가 많다는 게다. 오늘 새벽 드디어 히스토리언을 읽었는데 3권 중간까지 그럭저럭 재미있게 이어갔는데 아침이 부옇게 밝아올 때 OTL을 탈출하지 못했다. 딱 저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럴 거면 그 고증이 왜 필요하냐고!!! 내 잠!! 내 새벽!!! OTL)

해리포터와 비교하는 케이스도 있는데 해리포터의 문제는 외려 옴니버스 스토리 가 갖는 한계에서 찾는 쪽이 더 그럴 듯 해 보인다.

돌이켜보면 글 속에 사람은 있지만 이야기는 없다....는 한국 여성 문단이 갖는 한계를 단도직입적으로 풀어낸 것이 야마나시 오치나시, 이미나시..., 즉 腐女子가 갖는 한계라고 말하면 비약이 될까? 사실 OO 보고 스토리 텔링에 실패했네 어쩌네 운운하지만 사실 腐女子들에게 스토리란 의미가 없다(물론 그래서 포르노 욕하는 腐女子는 이해가 안 가지만 말이다. 둘 다 스토리 없는 건 마찬가지거든)는 걸 생각해보면 腐女子向에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들이 잘못 된 거다. (종자팔자...를 예로 들 수도 있겠지만 종자팔자와 비교되는 게 정상적인 크리에이터로선 수치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 조차 깨닫지 못하는 건 수준이 아예 안된다는게고)

역시 팩션은 댄 브라운이라는 비약스런 결론을 내리고 글을 마치도록 하자.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