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2009. 5. 19. 19:44
다른 지역에서 유럽의 기술을 도입했을 때 나타난 현상처럼, 유럽 내에서도 어느 한 국가의 우수한 무기의 효과는 굉장하였다. 1866년 초 이탈리아 전쟁에서 로마를 방어하는 동안 프랑스의 샤세뽀 소총(chassepot rifle)은 "경이로운 소총"이라는 평판을 받았다. 같은 해에 프러시아는 오스트리아의 포구 장전식 대포보다 훨씬 위력이 우세한 포미 장전식 대포를 사용하여 오스트리아 전투에서 승리하였으나, 이상하게도 운명의 여신은 오스트리아 편을 들어 가장 중요한 전투인 쾨니히그래츠 전투에서는 예외적으로 프러시아가 패배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은독일이 거대한 대포로써 벨기에의 리거와 나무어 요새지대를 강타하면서 시작되었다. 소총탄 방호용 박스를 궤도에 부착한 영국 전차가 마이엥에 있는 독일의 견고한 방어 진지를 돌파하여 독일 공군이 말하였듯이 1918년 8월 8일을 "독일군의 암울한 날'로 선포하게 되었을 때는 제1차 세계대전이 거의 끝날 무렵이었다.

Martin van Creveld, Technology and War : From 2000 B.C. to the Present
이동욱 역, 과학 기술과 전쟁(p.279) 중에서



붉은 색으로 씌여진 서술을 읽고 있으면 원서를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왜냐하면 쾨니히그래츠 전투는 프로이센 군의 승리였기 때문이다. (단지 초기단계에서 오스트리아 포병의 능력과 프로이센군의 추격이 시작되었을 때 퇴각을 엄호한 오스트리아군의 기병의 용기와 감투정신이 빛나긴 했지만 그것뿐, 승부의 방향을 뒤집을 힘은 없었다.) 아무리 마틴 반 크레펠트가 군사사적으로 일류의 학자라 말하긴 힘들지 몰라도, 뉴메릭 데이터의 근거가 빈약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긴 해도 자신의 저서에서 몇 번이나 써 왔던 전쟁의 결과를 틀릴 정도의 막장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말 저 따위로 서술한 건지, 아니면 단순히 번역자의 삽으로 봐야 할 일인가를 확인해보고 싶어진다.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