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2012. 3. 10. 15:49
길찾기에서 항공전 만화가 나왔다. 제목은 수리부엉이. 원제인 Le Grand Duc와 수리부엉이 사이에는 얼핏 연결점이 없어보이는 것이 프랑스어로 수리부엉이는 Hibou 또는 Bubobubo이고 Le Grand Duc는 영어로 하면 Grand Duke, 즉 대공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리부엉이가 나무구멍의 제 집에 꿩이나 토끼같은 제 먹이를 저장하는 부자, 즉 새들의 대공 정도는 된다는 의미로 붙은 별명이라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일반적으로 Le Hibou Grand Duc라고 표현된다.


그리고 표지 전면은 수리부엉이의 퍼스널마크가 그려진 He219. "책을 펴는 순간 전투기의 시동이 걸리고 동유럽의 밤하늘을 날고 있는 당신을 발견한다."는 부제에 가까운 문구와 함께 3년의 시간, 1200점의 예술작품, 하인켈, 포케볼프, 라보츠킨, Ta-152등 독일과 소련의 명 전투기들이 유럽하늘을 장식하는 프랑스발 대작 항공전기, 만화 한컷 한컷이 프라모델 박스 아트 수준에 이르는 하이퍼 리얼리즘....이라는 어구들이 쓰여 있다. "터프한 항공전 만화. 안 읽으면 인생 헛산거다."라는 하야미 라센진의 추천사를 생각해보면 조낸 빡세게 그려진 He219 관련 만화일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오게 만든다. 심지어 모형을 다룬다는 모 사이트에서 이 책을 먼저 본 사람들, 특히 사이트에서 공식적으로도 훌륭한 고증 운운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로 그럴듯한 유럽 항공전 만화를 보는 느낌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게 된다.

사실 작붕을 찾아보기 힘든 씬별 완성도는 매우 훌륭하고, 특히 살색 장면의 퀄리티는 이 만화가 어째서 19금이 아닐까를 의심할 정도로 극히 우수하므로 항공전 만화라면 비행기 나오고 살색 치정극 나오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아주 좋은 선택이다. 하지만 스토리상의 고증은 이 만화의 장점으로 내세웠던 하이퍼 리얼리즘 수준 운운과 달리 귀 교수 소설에서 문학성을 찾겠다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뭐랄까 어디가서 이 만화의 고증이 충실하다는 이야기로 무지를 과시하지는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는 이야기다. 조만간 하이퍼 리얼리즘적 고증에 어울리는 검증을 해드리겠다는 말로 이 글을 일단 줄여보도록 하겠다.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