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왕의 눈2013. 2. 25. 19:10
20일에 일반병동 자리를 이야기해놨는데 결국 한 시간 차이로 자리를 뺏겨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자리는 원래 있던 병실이었고, 창가여서 매우 맘에 들었었는데 그 자리를 30분 차이로 날름 빼앗긴 것도 좀 짜증이 나는데 이후로 일반 병동에 자리를 잡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본의아니게 중환자실에 이틀 더 묶여 있어야 했는데 이후 일반 병동에 자리가 나지 않아 중환자실에 계속 있었더가 간신히 토요일에 자리가 났습니다. 그런데 재수가 꼬이려다 보니 하필이면 올라간 자리가 그렇게 가지 않기를 바랬던 진상할망구와 같은 병실, 즉 예전에 입원했던 병실인 겁니다. 한 술 더 떠 거기에 금요일이나 월요일이었다면 어떻게 간병인을 구할 수 있었을텐데 하필 토요일에 올라오는 바람에 일요일의 대보름과 겹쳐 간병인 구하기가 아주 더럽더란 말이죠. 더욱이 PCD 3개가 주렁주렁 달리고 어쩌고 하다 보니 병실이 좁은 겁니다. 창가쯤 되야 좀 나아질텐데 그것도 아니라서 더욱 짜증이 나더군요.

거기에 설상가상으로 토요일에 일반병실에 올라온 어무이가 컨디션이 갑자기 난조를 보이더니만 일요일 밤은 잘 버티고서 아침이 되자 정말 난리가 아닌 겁니다. 이렇게 되니 간병인이 문제가 아니라 다시 중환자실로 내려갈 지경이 되어버린 겁니다. 그래서 간병인이 아니라 보호자가 있어야 할 거 같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하루를 더 있다 보니 일요일을 공으로 날렸습니다.

다행히도 일요일 밤~월요일 새벽을 무사히 넘기고 안정화되긴 했습니다.....만 그런 쇼를 하고 보니 굳이 더 이상 중환자실 내려보낼 이유가 없어진 겁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라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나아서 자기발로 나올 가능성이 희박해진 이상 결심을 할 수 밖에 없는 시점이 온 겁니다. 더욱이 이제 한 주면 3월이고, 생각해보니 어무이 병원에 잡힌지도 1년이 다 되어갑니다. 결국 오늘 의사님하에게 삽관 거부서를 쓰겠다고 통보를 했습니다. 물론 당장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으니 당장 오늘 내일 긴급 사태가 발생할 거 같진 않습니다만 더 이상 길게 끌어서 도움이 될 거 같지도 않더군요. 우마왕에게도.... 어무이에게도... 말입니다.

그렇게 어무이의 병세는 새로운 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끝이 머지 않은 거 같습니다. 뭐랄까 1944년 10월 이후의 덕국군 장병들의 마음도 이러했을까요?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