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왕의 눈2007. 2. 16. 05:21
대부분의 사람들은 방송과 신문의 건강의학 정보를 신뢰하는 듯하다. 심지어 맹신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데 “눈에 띄게 많아진 건강의학 정보를 접하면서 잘못 해석하거나 확대해석한 사례를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뭐 간단한 사례들이라 부분인용해보고자 한다.

대리결과와 최종결과의 혼돈
대리결과는 생리·해부학적 결과이고, 최종결과는 증상의 해소나 기능 회복, 생존 연장 등이다. 대체로 대리결과와 최종결과는 일치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대리결과가 최종결과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논문 저자나, 전문가, 기자 등의 용어 혼용에서 비롯된 결과이기도 하다. 국내 한 대학병원의 연구 결과 김치를 많이 먹는 사람들이 고혈압에 관련된 혈중 호모시스테인의 농도가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를 근거로 매 끼니에 김치를 먹으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낮아진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이때 김치는 중간적인 구실로 농도를 낮출 뿐이다.

비인체 실험 결과를 사람에게 확대해석
동물실험 결과나 배양세포 단계의 실험 결과를 그대로 사람에게 적용하는 경우다. 동물실험은 임상시험의 전 단계로서, 이때 치료 효과가 나타나더라도 실제 임상시험에서는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사람에게 안전성이 검증되지도 않은 신물질이나 약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갖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이로 인해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흰쥐에 고추의 캅사이신을 투여하자 위궤양 발생이 억제되고 항암작용·비만억제 등의 효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사람이 고추를 먹는다고 위암과 비만을 막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인과관계 없는 결론에 큰 의미 부여
연구 설계에서 얻을 수 있는 결론의 강도를 확대해석하는 것이다. 예컨대 단면적인 연구 결과에 인과관계를 부여해 확정적으로 밝히거나, 치료 연구의 결과를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하는 것, 대조군이 없는 연구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등이다. 이탈리아 밀라노대 연구팀이 폐경기 여성 가운데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이 정상인보다 골다공증 위험이 74% 높아진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를 근거로 뼈를 튼튼히 하려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야 한다는 식의 결론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다고 뼈가 튼튼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변수 동원
주관적이거나 의미가 불분명한 언어를 사용해 보도에서 애초 말하고자 한 원인이나 결과가 잘못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대체로 연구 내용을 축약하는 과정에서 빚은 오류가 많다. 한 대학병원이 임신 중 당뇨를 앓은 산모를 조사한 결과 아이를 낳고 3kg 이상 체중이 늘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4.9배 높아지고, 몸무게가 줄어든 여성은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5분의 1로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문제는 분만 뒤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낮아진다는 기준이 임신성 당뇨가 있었으나 체중을 줄인 사람인지, 임신성 당뇨를 앓지 않은 사람인지 분명하지 않다.

뭐 이런 것외에도 저런 어이없는 현상은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한국에 황우석교가 창궐하는 이유가 가학이란 권위으로 포장하면 무조건 맹신하는 한국 사회의 권위주의에 대한 맹종에 있지 않나 싶다. 따라야 할 것은 정당한 권위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언론이 만드는 과학정보상의 오류(본문읽기)를 읽고서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