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왕의 눈2007. 1. 9. 13:23
강남구 ‘담배꽁초’ 과태료로 2900여만원 부과 (본문읽기)

저 방침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길거리에 담배꽁초를 아무렇게나 버리는 자들에겐 그만한 응징이 필요해보인다. 그런데 저 기사를 보아하니 두어가지 의문이 든다. 우선 강남구에는 담배꽁초를 처리할 도구(가령 고정식 재떨이라던가, 그외 기타등등)가 충분히 갖춰져 있는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현재의 방침엔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적절한 시설을 갖고 있음에도 이용하지 않는 자들에겐 그만한 보상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실질적 의도보단 단순히 과태료를 노린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두 번째, 해당 기사에 따르면 "매일 공무원 200여명을 동원해 주로 오후 시간대에 강남과 선릉, 삼성, 역삼역 등 지하철역과 코엑스 앞 거리 등 26개 지점에서 담배꽁초와 쓰레기 투기 행위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고 하는데 강남구에는 그럴 정도로 공무원들이 남아도는건가? 아니면 공무원이란 게 그렇게 할 일이 없는건가? 그렇다면 강남구는 지역구민을 위해 불필요한 공무원의 수를 줄이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만약 강남구 공무원들이 강남구에 담배꽁초를 버려서는 안된다는 방침을 거주자 및 방문자에게 주입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현재의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라면 행정만능의 싱가폴이 그러하듯 공무원이 할 일까지도 거주자와 관광객들에게 떠넘기겠단 이야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덤으로 범칙금 부수입도 올리고 싶은 모양이고 말이다. 하지만 현재의 단속이 보다 긍정적인 방향의 지역민을 위한 공무이며 과태료의 징수가 목적이 아니라면 상국이 그러하듯 남아도는 공무원들에게 꽁초를 처리시키는 쪽이 더 그럴듯 하다고 생각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양자의 병행이 더 나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방식은 우리도 일을 하고 있다는 식의 단순한 공무원의 세과시로 보일 뿐이다. 가령 빨간 칠을 해주자면 소비에뜨식 스따하노프 운동이라고나 할까?

어차피 우마왕은 비흡연자라 저 단속에 걸릴 일 자체가 없다. 그리고 흡연자들의 행태가 그다지 마음에 안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러한 방식의 단속만의 공무는 분명히 에러다. 공무는 보편타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단속"만"이 능사는 아니다.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