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2008. 1. 2. 12:18
전격전의 전설 1차 통독과 그 감상에서 후추군이 제기한 문제에 대한 사실 혹은 오류.

(후추군 쓰기를) GrW(Granatwerfer)가 유탄발사기, 투척기로 번역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고, 원어를 알 수 없지만 "대전차 로켓"이라는 표현(대전차 로켓이랄 만한 무기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42년이다.)이 등장하는 곳도 있다.

후추군 말대로 한국어판 64페이지의 표 2-1에 제시된 각종 포들은 약간씩 오류를 갖고 있습니다. 2cm Kanone, 즉 2cm 기관포를 2cm 포로 표기한 것이야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경 투척기, 중투척기는 분명한 오류로 원문을 찾아보면 해당 무기는 leichter Granatwerfer, Schwere Granatwerfer이며 이들은 실제론 5cm Leichte Granatwerfer 36, 8cm Schwerer Granatwerfer 34로 아래의 사진에서 보듯 박격포입니다.



이들이 경투척기, 중투척기가 된 이유는 아마도 표 맨 아래의 21cm Mörser를 박격포로 번역했기 때문이라 생각되는데 아래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것들은 박격포와는 거리가 있는 무기입니다. 구포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좋겠지만 이는 21cm Mörser 16의 경우라면 몰라도 21cm Mörser 18에는 어울리지 않지요. 아래 사진으로 보나 스펙으로 보나 중(야)포쪽이 더 어울립니다.



p.94에 등장하는 대전차로켓은 대전차포의 단순 오기 같습니다.

(후추군 쓰기를) 같은 부류의 오독으로 보이는 표현으로는 드럼통도 있는데, 이는 아무래도 제리캔으로 알려진 도수운반 연료통을 오독한 듯 하다 하며 어린양님에 의하면 원문이 Kanister로 되어 있으니 제리캔을 오독한 듯 하다고 했습니다. 이는 원문의 'Kanisterversorgung’을 ‘드럼통 보급’으로 번역한 부분인데 우마왕의 시각으로는 Kanisterversorgung를 반드시 제리캔 보급이라고 할 수 있는가가 의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제리캔의 용량은 개당 20리터 남짓, 드럼통의 용량은 대략 200리터 남짓인데 비해 해당 시기의 평균적인 전차들의 연료탑재량과 항속거리는 1호전차 B형 연료 탑재량이 145리터(115km), 2호전차 F형의 경우 170리터(100km), 35(t)가 153리터(115km), 38(t)가 218리터(165km), 3호 E/F형이 320리터(95km), 4호 C/D형이 470리터(130km)입니다. 가령 38(t)의 경우라면 드럼통 1개로 대충 채워넣을 수 있지만 제리캔의 경우 무려 11개를 움직여야 하고 3호 E/F에선 이 문제가 더 심각하며 4호전차의 경우라면 드럼통 2개로도 연료통 3개를 완전히 채워넣기가 어려운데 이를 제리캔으로 채우자면 급유에 소요되는 시간이 엄청나기 때문이지요. 단 한 대일 때야 어떻게 해보겠지만 부대가 급유할 때는 제리캔만으로 처리하는게 매우 난감하지요.

결정적으로 제리캔으로 연료를 보급했다고 하면 프랑스 전역의 독일 전차들도 아프리카 전역의 독일 전차들 마냥 제리캔을 주르르 싣고 다녔어야 하는데 해당 시기의 전차 사진에선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다시 말해 Kanisterversorgung는 고정된 대형연료탱크가 아니라 손으로 취급 가능한 모든 연료통, 즉 드럼캔과 제리캔 양자 모두를 이용한 보급으로 보는 쪽이 더 그럴듯 하다고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 이 부분은 진 대위님의 해석이 틀렸다고 보기 힘들다 생각합니다.

(후추군 쓰기를) 1~4호전차의 표기에서 일괄되게 I형, II형, III형, IV형 등의 표기가 쓰였는데, 일반적인 국내 역어대로 X호전차라고 표시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역자분은 그것을 잘 몰랐을 것이다. 한국에서 그 표기를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다. (Mk 3, Mk 4라고 표기하지 않은 것만도 어디인가.)라고 했는데 이 부분은 기본적으로 후추군의 시각에 동의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국내 역어의 문제가 아니라 독일 전차의 명명 방법, 아울러 로마자를 사용할 때의 의미에서도 1~4호 전차라고 쓰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우선 독일 전차는 섀시의 형태, 또는 그 디멘전에 따라 Panzerkampfwagen뒤에 로마자로 표현된 이름으로 지칭됩니다. 유럽 문화권에서 로마자를 쓰는 경우 1, 2, 3, 4..로 나가는 기수가 아니라 1st, 2nd, 3rd. 4th로 나갑니다. 즉 제1, 제2, 제3, 제4라는 이야기죠. 더하여 차대 자체가 바뀌지 않는 경우, 세부 개량이 굉장히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이를 Ausf.(Ausfurung)이란 표현으로 정리하고 있는데 양자가 병행되는 상황에서, 가령 Panzerkampfwagen III Ausf.E 라면 3형전차 E형 보다는 3호전차 E형으로 부르는 것이 보다 의미전달이 쉬울 거라 생각됩니다.

(후추군 쓰기를) 35(t)와 38(t)가 35톤으로 일괄 오기된 부분이 단 한 곳 있다. 아무래도 역자분의 잘못은 아닌 것 같지만,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그 얘기가 나왔을 때 역자분도 정확하게 알고 계시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문제 많은 p.90의 표인데 38(t)도 35톤으로 적고 있는 것으로 보아 출판사 편집과정에서 나온 오류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래도 수정되는 쪽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to be continued)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