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2009. 7. 20. 13:14
최근 하루키의 최신작 1Q84에 대해 이런 저런 말들이 많다. 특히나 그의 놀라운 선인세에 대해서 말이다. 선인세에 대해 찌질거리는 소위 문화권력을 자처하는 것들의 주장은 간단하다. 이번 선인세는 과다한데 그럴 돈으로 국내 저자 10명을 키워보라는 것이다. 하지만 글을 뒤집어 보면 안구에 몰려드는 쓰나미를 감출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의 주장은 다른 미사여구를 다 제끼고 보면 결국 하루키 줄 돈을 쪼개 나 한테 달라고 말하는 강짜라고 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과도한 선인세가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는 동감한다, 하지만 국내 저자 10명을 모아 봐야 하루키만한 아웃풋을 낼 수 있는가는 솔직히 말해 매우매우 의문스럽다는 것 또한 사실 아닌가? 만일 현 상황이 같지도 않은 저작에 엄청난 선인세를 부여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이번 건은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 저작이 최대한의 대우를 받았다고 보는 게 사실에 가깝지 않나? 사실 하루키의 신작이 끌어내는 2차 효과만 생각해봐도 개한번부의 허접 글뭉치 10권보단 나은 결과치를 낸다고 보는데....

예전에 워너의 국산 DVD 철수 당시였던 작년 11월에 포스팅한 닥치고 지원하면 혁신이 일어나나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아무리 지원해도 기본 사업모델이 황이면 그 결과치도 황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허구한날 막장질만 질러대는 환경에서 그럴 듯한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는 사실 장미빛 환상도 못되는 헛소리에 불과하지 않을까? 

이번 건에서 출판사나 독자를 비판하고 싶다면 그만한 자격을 가진 저작이 나왔을 때 이를 알아볼 능력이 있는가. 만일 그런게 나왔다면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줄 수 있는가에 촛점을 맞추는 게 어떨까 싶다. 사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싶은 게 양자 모두가 가능한 국내 출판사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에 500원쯤 걸어줄 용의가 있으니 말이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한 나라의 대표작가가 그 명성에 걸맞는 저작을 써내고, 독자가 그것을 구매하는 풍토야말로 부러워 해야 할 일 아니던가? 아니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일인데도 그걸 못하고 있는 게 문제 아닐까?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