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이야기2011. 5. 10. 03:54
새벽 댓바람부터 MRI 촬영을 위해 NCC에 갔다 온 토요일, 컴터를 켜기 위해 전원스위치를 눌렀는데 전원이 들어왔으면 튀어나와야 할 전원 스위치가 배를 째고서 삐닥한 각도로 노려본다. 스위치의 스프링 역할을 하는 아크릴 부품이 드디어 수명이 다한 모양인지, 아니면 과다하게 힘을 받아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교체 시그널이라는 것이다. 평상시라면 AS로 어떻게 버텨보겠는데 불행히도 구매한지 5년이 지났으니 뭐 당연한 일이겠다만 이 모델이 절판된지 제법 오래되었다는 것. 얄짤없이 대체품을 찾아야 한다.

우선순위는 작년 연말 무렵에 동네 약국의 의뢰로 만들어준 컴터에 사용했던 마닉의 Zephyr...(해당 단어가 어째서 제퍼로 읽히는지는 모르겠지만)라는 녀석. 다 좋은데 지금 사용하는 시스템의 부품들이 워낙 구형이라 신형 부품을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모든 케이스 쿨러들이 디폴트 120mm라는 건 물론 시스템적으로야 훌륭하지만 현재의 사용 조건에선 아무래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어 패스. 결국 더 신형이면서도 보다 클래식한 배치를 갖고 있으면서 하드 케이스나 내부 구조가 조금 더 합리적으로 보이는 BK-104라는 녀석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일요일이라 수령불가. 결국 NCC에서 결과를 듣는 월요일에 받아오기로 했는데 NCC 일정이 생각보다 늦게 픽업도 그만큼 늦어졌다. 빗속에서 들고다니기도 귀찮아서 왕복 택시비로 4000원을 더 지출한 건 분명 옥의 티. BK-104를 사용해본 아쉬움은 다음과 같다.

1.  만약 빅 케이스였다면 생기지 않았을 그런 문제들이겠지만 ATX 케이스에서 SATA HDD/ODD를 쓰는 건 특히나 SATA 관련 배선들은 영 신통치 않았다. 디폴트 SATA 케이블을 처리할 공간이 부족했다. 결국 일반 전원에 SATA 연장선을 끼우는 방식으로 설치했지만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2. 클래식한 배치여서 그런지, 단순히 저가 케이스라 그런지 잘 모르겠는데 케이스 쿨러 배치에도 좀 아쉬움이 남는다. 에어 가이드는 있지만 사이드에 케이스 쿨러를 달 수 없다는 것 또한 아쉬운 점. 그리고 후방 팬의 볼트 고정구 사이즈가 왜 그렇게 제각각인지 모르겠다. 작은 구멍이 필요했다면 전방 쿨러 고정방식 처럼 핀이라도 끼워주던가. 그것도 아니면서 그 모양인 건 도무지 이해가 안 가더라....랄까? 그 바람에 진동 방지용 고무결합핀을 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3. 마지막으로는 신형 VGA 때문이겠지만 미묘하게 사이즈가 커졌다는 것 서브 컴터가 평소 들어가 있던 수납공간을 조금 더 수선해야 할 듯 하다.

문제가 이렇게 번질 거란 것을 알았다면 미래를 고려할 때 Zephyr가 나았을 수도 있다 생각되지만 더 낫다...가 아니라 일장 일단이 있다 수준이었으니까 아쉬움은 이 정도에서 패스하기로 하자.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