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3. 3. 6. 18:12
첫날은 점심 시간 조금 안되서 진료를 보고 약을 탔는데 약사님 말쌈이 아침 저녁엔 항생제가 들어있고, 점심엔 항생제가 빠져 있으니 지금 당장은 항생제가 든 걸 먹고, 저녁 약을 먹는 것이 괜찮을 것이라 하길래 생각해보니 그것도 맞는 듯 하여 그렇게 약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첫날은 조금 고생을 하긴 했어도 전체적으론 큰 문제가 없이 지나가는 것 같았죠. 그리고 둘째날 아침까진 별 문제가 없었는데

사건은 항생제 성분이 들지 않은 점심약을 먹은 뒤에 시작되었습니다. 약을 먹고 조금 시간이 지나 약효가 작렬하여 신체 컨디션이 안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갑자기 열감과 함께 컨디션의 저하가 느껴집니다. 그래도 아주 큰 저하는 아니라지만 밤의 악전고투가 시작된다는 사인일 줄이야. 저녁을 먹고 약을 먹으니 좀 안정되긴 했는데 약의 항생제 효과가 떨어지는 한시 무렵을 넘어서자 갑자기 폭발적인 기침이 몰려옵니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전과 달리 가래를 통해 농이 배출된다는 것인데 이론적으로는 콧물을 통해 배출되야 한다던 농이 가래로만 배출되는 게 영 고생스러운 겝니다. 문제는 자극이 정말 대책없이 이어지면서 밤새 기침으로 시달리다 보니 등에 둔통이 느껴집니다. 흔히 담이라 하는 거 말이죠. 사실 기침에 담이 든다는 것은 말로는 들어봤지만 실제로 경험해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물론 농의 맛이 나는 가래, 혹은 분바물을 경험해보지 않은 건 아닙니다. 10여년 전에 방을 둘로 나눌 때 그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은 적이 있는데 그 땐 그냥 정신없이 잤고 깨엇을 때만 고름맛 나는 가래를 좀 뱉어낸 기억이 있고, 5년전에 이빨 신경치료하던 자리에 화농이 생겨 쨌을 때도 그런 적이 있긴 했지만 그 때는 고통의 문제였지 기침으로 잠을 잘 수 없었던 게 아니었단 말이죠. 그런데 기침으로 잠을 전혀 못 잔 경험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심지어 담이라..... 심지어 목을 진정시키겠다고 한 팩 마신 커피우유는 역시나 단백질 덩어리가 분명했는지 그 또한 시간이 지나자 구역질까지 유발합니다. 즉 기침하다보니 속이 뒤집어지는 게죠. 다행히 내일, 아니 이제 해가 뜨면 병원을 가야 하므로 점심약에도 항생제를 추가해달라고 해야겠습니다.....만

개원 시간이 지났는데도 몸이 잘 안 움직입니다. 10시쯤 꿈지럭대며 일어나 봅니다. 10시에 핸드폰을 통해 전해진 카메라 수리 종료라는 소식때문이죠. CAM-X 사업이 발동되었다 하나 지금 당장 손에 들어온 게 아니니 그 사이를 메꿔줄 바디는 필요한 법이죠. 항생제가 들지 않은 약을 먹고 움직이려는데 뭐 야근도 이런 야근이 없던지라 생각대로 몸이 움직일리가 없죠. 그래도 일단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약을 바꿔야 어떻게 될 거 같아 움직이지 않는 몸을 이끌고 병원으로 갑니다. 잠을 못자면 확실히 반사속도가 느려집니다. 그 상태로 평소처럼 행동하겠다고 덤비면 사고가 난다는 것은 당연한데 이번에는 얼마나 시달린 겐지 움직힐 기운 자체가 없더군요. 느릿느릿 병원에 가서 증상을 설명해주면서 점심약에도 항생제를 추가해달라고 했습니다. 더하여 금요일에 오긴 할 테니 약을 사흘치를 달라고 했습니다. 오늘처럼 고생하면서 아침에 약효없는 약을 먹고 오면 아니먹은만 못하니 차라리 항생제가 든 녀석을 달라고 한 거죠. 설명을 들은 의사님하 그러자고 합니다.

주사를 맞고 약을 받고 수리를 맡겼던 카메라를 회수하고 점심을 먹고 약을 보니 항생제가 절반입니다? 음 이거 되려 용량이 부족해진 게 아닐까 싶긴 한데 아무튼 없는 것 보단 나을테니 먹긴 해야죠. 먹고 들어와 두어시간 쯤 엎어져 있었더니 컨디션이 조금 회복되길래 어무이 병원에 잠깐 들렀다가 교보에서 지른 책들을 집어들고 돌아왔습니다. 과연 오늘 밤은 어찌 이어질까를 두려움속에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