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3. 3. 8. 22:21
치료 2회차 수요일엔 제법 잘 잘 수 있었습니다. 일단 수요일을 꼴딱 생 피로에 주사의 효과, 그리고 지속적인 암브로콜의 효과가 이어졌기 때문인 듯 한데 아무튼 목요일 오전까지는 잘 지낸 셈입니다. 문제는 바로 어제 오후, 아니 오늘 새벽에 발쌩했죠. 한 두어시간 쯤 잔 다음에 기침이 나기 시작해서 대충 정리하고 자려고 했는데 도무지 기침이 멈추질 않는 겁니다. 화요일처럼 나오는 게 많으면 그런가보다 하겠는데 그렇지도 않습니다. 기침의 증상은 담이 들었다는 표현대로 왼쪽 폐 하단부터 갈빗대로 이어지는 라인에 느껴지는 둔통이 더해지면서 더 심각해집니다. CT나 MRI 찍어봐야 하나 싶을 정도로 말이죠.

결국 예비로 하루치를 더 받아온 아침약을 먹고 반 시간쯤을 지나서야 잠을 청할 수 있었습니다만 .....그나마도 아버님이 심어놓은 지뢰에 걸려 직격으로 잠을 설쳤습니다. 잠은 깼어도 멍한 시간을 보내다가 이러다 병원을 못 갈 거 같아 문을 나섭니다.

바뀐 증상을 설명하며 주사를 맞지 않는 날은 암브로콜의 용량을 올려줄 것을 요구했는데 뭔가 엄한 것만 강화된 모양입니다. 이걸로 금~월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의문을 갖고 들어왔더니만 지뢰가 왜 지뢰인지 모르는 아버님은 아까 전화한 거에 대해서만 채근을 하더군요. 더 웃기는 건 밤에 기침하는 소리는 듣기 싫은지 왜 빨리 낫지 않냐고 짜증만 부린다는 겁니다. 아 정말 이래서 막내는 좀 패야 한다는 이야기가 다시 한 번 실감이 납니다. 빨리 로또신이 강림하시어 독립을 실현하게 해주셔야 하는데 말입니다.

어쨌거나 어무이 병원에 갔다 와보니 수치는 좀 더 나아졌는데 영 기력이 없습니다. 내일 투석할 때 뭔가 처방을 한다 하니 뭐 그걸 봐야겠죠. 이제 토요일인데 몸이 물먹은 솜마냥 영 푹 처집니다. 힘드네요.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