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13. 3. 11. 19:35
대 부비동염 전투의 클라이막스는 3월 9일 토요일에 시작되었습니다. 전날까지 약간의 차도를 보이는가 싶던 증상은 다시금 잠과의 전쟁이라 할 정도로 엉망진창으로 확대되었고, 멍한 머리, 나른한 몸으로 이어졌죠. 하지만 어제 포스팅을 본 두 명의 의사님하들이 각각 전화를 걸어와 추천한 것이 있으니 바로 그 애들 감기약, 코프 시럽 혹은 그 대체제를 전선에 투입하라는 조언.

그런데....

타인이라는 족속들은 항상 그러하듯 필요할 때는 밍기적대다 정작 필요하지 않을 때는 왜 안 끼워주냐고 나서는 경향이 있다는 금언은 오늘의 아버님에 딱 걸맞는 금언. 평상시 같으면 병원 안 간다고 뻗대던 양반이 오늘은 왜 이리 등을 떠미시나 알다가도 모르겠더군요. 물론 이번 주 동안 안 갔으니 양심라는 게 좀 긴장을 하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약국을 거쳐 병원에 가려 했던 우마왕의 일정을 완전히 와스스....하는 상황인 거죠. 불행중 다행으로 일찌감치 아웃하시길래 투석실에 들여보내놓고 약국에 들러 코프 시럽 대체제를 구매 - 100ml 5회 분량, 즉 하루 통제에 적절한 양이다. - 했습니다,

싫던 좋던 병원질은 시작되었고, 조금 일찍 올라와 피딩이 가능하려나 하는 기대감은 어무이의 주말 맞이 사고 크리로 개무산. 경관질이 좀 빨리 들어가나 싶더니만 이어서 연속 배변크리에 보더라인을 달리던 우마왕의 바디 컨디션은 말 그대로 보텀 라인. 보통 5시에 런칭해서 아침 스케줄을 마치고 10시부터 12시까지 딴짓을 하거나 잠깐 휴식 - 혹은 수면보충 - 으로 구성되던 스케줄은 말 그대로 뭔가 할 때만 잠깐 일어나 돕고 나머지는 1시까지 추욱 처져 있던 상황. 그래도 시간은 흘러흘러 간병인 아줌니와 바톤 터치를 하고 귀가했더니만....

집에서 심심했는지 아버지는 냉장고에 사둔 상추를 드셔야겠다고 삼겹살 사온다고 성화십니다. 생각해보니 삼겹살 노래를 부른지 좀 된 것도 같아서 사오시라고 하고 세팅을 해놓았는데.... 밥이 모자라는 거 같기도 하고 별로 식욕도 없길래 잘 생각을 했는데 세팅이 끝날 무렵 보니 참으로 용감하게 햇반을 3/2나 뜯어놓으신, 참으로 하해와 같은 성은을 보이신 바람에 그간 쌓인 짜증 대폭발......이거 다 드실거죠?

너 안 먹냐?

제가 언제 밥먹는다고 했습니까?

그런 줄 알앗으면 이거 안 사왔잖아?

(아이고 아버님 노림수가 빤히 보이는디.... 이 상황에선 그 장단 못 맞춰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뭐가 되던지 말던지 그대로 엎어져 잠. 밤에 잠깐 깨서 밥만 다시 밥솥에 세팅하고 다시 잠. 어린이 기침 시럽의 위력인지 몰라도 기침의 빈도수 확연히 감소한 가운데 푹 잘 수 있었습니다. 글쎄 푹 잔 덕인지 몰라도 오늘 병원에선 지금껏 본 중에 가장 컨디션이 좋다더군요. 이제 목요일에 보잡니다.

p.s... 드디어 오늘은 오리지널 코푸 시럽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놀라운 건 역시 그 대용량 500ml! 살 때는 뿌듯했는데 하지만 실제로 한 컵 먹어보니 이게 왜 이렇게 약효가 좋은지 알 거 같더군요. 옙 더럽게 맛이 없었습니다.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