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에 수꼴루스에 과연 M1 시리즈가 레오파드2에 비해 수출실적이 진짜 별로일까?라는 포스팅이 올라왔다. 자세한 내역이야 해당 포스팅을 보시면 되겠는데 뭐랄까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을 들고나온 반론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에 맞춰 왜곡된 데이터나 로직을 진실인양 제시한, 전형적인 상황호도 포스팅이다. 이에 가장 손쉬운 논제 두가지에 대해서만 반론을 해보기로 하겠다. 사실 다른 논제들도 비판을 할 수는 있는데 절대량이 제법 되므로 이번에는 아래 두 가지 정도만 하고 바로 결론으로 넘어가겠다.
>> Leopard 2는 수출을 위해서 신규 생산된 것은 실제로는 500대도 되지 않는다.
[#M_사실일까?|접기|그럴리가, 레오파트 2는 신규생산분 1396대, 분데스베어 보유분 1276 ~ 1332대가 수출되어 최소 2672대 이상의 수출이 확인된다.
과연 M1 시리즈가 레오파드2에 비해 수출실적이 진짜 별로일까? 의 작성자께서 수출을 위해서 신규 생산된 것은 실제로는 500대도 되지 않는다며 내세운 근거를 다시 한 번 살펴보자면 레오파트2 수출물량에서 스위스 도입분과 스웨덴의 Strv122는 현지 생산되었다는 이유로 제외했고, 네덜란드 도입분 445대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신규생산에서 제외하고 있다. 하지만 스위스 현지 생산분 자체가 구성 부품을 수입하여 스위스에서 조립한 라이센스 생산분량이며 스웨덴도 다르지 않다. 스페인의 2E도 마찬가지. 더욱 재미있는 것은 네덜란드 도입분 445대는 KMW에서 전량 제조되었음에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제외한다며 신규생산분에서 제외하는 놀라운 식견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실상은 어떠할까? 레오파트 2의 수출 상황은 독일어 위키 Leopard 2 항목에서 레퍼런스로 인용되던 Frank Lobitz의저작, "Kampfpanzer LEOPARD 2 - Internationaler Einsatz und Varianten"에서 제시한 수치를 기본으로 했다.
해당 저작이 나온 시기를 고려할 때 최근(2013년 4월) 카타르의 육군 현대화 계획의 일환으로 계약이 체결된 레오2A7+ 62대 생산분은 당연히 언급되지 않았다. 또한 영문 위키에서 제시한 독일은 2350대의 레오파트2를 생산했다고 하는 데 이중 225대의 소스가 불분명하지 않다. 이것이 2A5/2A6 사양의 신규 생산분인지, 기존의 2A4 개수형인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디. 그러므로 표에는 일단 책에서 제시한 수량만을 언급했다. 정리하면 현 시점에서 레오파트2는 자군 소요를 위해 2125~2350대를 생산했고, 수출분량의 신규생산은 카타르 수출분 62대를 포함 1396대 정도로 보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라이센스 생산이라 하더라도 차체 자체는 해당 규격에 맞는 신규생산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레오파트2의 수출분량은 신규생산분만이 아니다. 상기 표에 나온대로의 독일 연방육군 보유분에서 팔려나간 것들도 존재한다. 여기서 터키 수출분은 영문 위키가 주장한 서술과 다소 차이가 있는데 아마도 2006년 이후에 레오2A6Ex의 수입이 덕국 의회의 반대로 무산될 때까지 이런 저런 용도에 따라 수입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확인되지 않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분데스베어가 보유하던 차량 가운데 1276 ~ 1332대가 팔려나간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1396대의 신규 차량과 최소 1276대의 재고 차량을 합쳐 최소 2672대 이상의 수출이 확인된다. 물론 이 수치는 전차형 뿐이며 그 외 회수형식, 공병형식, 교량부설형식 차량들을 제외한 것이다.
>> M1 Abrams는 수출물량은 모두 신규 생산되었다.
위의 표는 M1 Abrams 영문위키 항목이 레퍼런스로 삼았던, 글로벌 시큐리티의 m1 abrams 항목에 제시한 수치로 John Pike가 2005년에 작성한 것을 표로 옮긴 것으로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기에 적절할 것이다. 표의 수치와 영문 위키가 제시한 수치 사이에는 몇 가지 차이가 있다. 영문 위키는 미 육군의 M1A2 각 형식 사용분량을 1547대로 제시하고 있으나 John Pike는 1174대로 보고 있다는 것. 두 번째로 영문위키가 이집트군 수출분량을 1005대로 기록하고 있으나 777대만으로 적어둔 것이다. 세 번째로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출분은 영문 위키에선 373대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다른 소스들에선 아직까지 315대로 고정하고 있고, 69대 추가 수입 항목의 레퍼런스로 언급했던 Deagle에서 제시한 수치 또한 384(315+69)라는 점을 감안해볼 때 영문위키의 해당 수치는 오류라고 봐야 할 것이다. 네 번째로 이 표엔 제시되지 않았으나 영문위키가 제시한 수치에는 이라크군에 넘어간 140대가 있긴 하다. (이것을 정상적인 수출로 볼 수 있는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이집트의 물량 차이에 대해서는 Defense Industry Daily의 2012년 12월 3일자 기사, Egypt Orders More M1A1 Tanks 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는데 동 기사는 이집트가 1988년부터 2012년 현재 M1A1 Abrams 880대를 공동생산했으며, 125대 분량의 부품을 추가주문함으로서 최종적으로 1130대를 채우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것이 영문 위키가 제시한 1005대의 정체일 것이고, 현 시점, 최소한 2012년 12월까진 그 수치를 채우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재미있는 것은 과연 M1 시리즈가 레오파드2에 비해 수출실적이 진짜 별로일까? 포스팅에서는 이집트 생산분이 마치 천조국에서 만들어진 것처럼 말하고 있으나 1988년 M1A1 생산 양해각서에서는 이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당시 미국과 이집트는 555대의 생산 계약에 대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는데 처음 25대는 미국 라인에서 만들어 수출하지만 이후의 생산분은 이집트 현지에 세워질 조립라인에서 만들어지며 그중 35%의 부품을 현지생산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이 조건이 과연 M1 시리즈가 레오파드2에 비해 수출실적이 진짜 별로일까? 에서 레오파트2의 수출분 신규생산 물량이 500대가 되지 않는다며 이유로 들었던 스위스 생산분 345대의 라이센스 생산 계약의 조건보다 훨씬 널널하다는 것이다. 해당 블로거가 스위스군 라이센스 생산형 Pz87은 초기 35대 KMW 생산, 박격포, 기자재를 당시 스위스군이 쓰던 미제 통신기자재로 교체, 기관총을 자군 사용형으로 교체하고 예비총신 총열 케이스를 포탑에 장착하고. 배기구에 소음형 머플러를 장착한다는 10%도 안되는 현지 부품이 어레인지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 생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규수출분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하던 것을 상기해보자. 해당 블로거의 로직대로라면 이집트 생산분 M1 Abrams 또한 몇 대가 되었건 M1 Abrams의 신규 수출물량에선 빠져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생산분 또한 신규생산과는 거리가 있다고 할만 하다. 이들 양국에 팔린 Abrams는 기본적으로 M1A2 사양이며 1993년에 315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되었고, 1994년에 218대가 쿠웨이트에 수출되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생산된 M1A2 사양 차량은 단가의 문제로 인해 신규생산분량이 아니라 기존에 생산된 M1 Abrams를 재생한 차량이다. 따라서 신규 생산과는 분명한 거리가 있다고 볼 일이다. 만일 이들 M1A2가 신규생산 분량이라면 더욱 문제가 커질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이 AIM 프로그램을 적용받았기 때문인데 AIM Program의 내역을 감안해볼 때 이를 뒤집어 말하면 M1A2의 내구성이 좋다고 보기 힘들다는 반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신규 생산의 가능성이 있는 것은 추가 생산분 69대 정도인데 현재 천조국의 경제사정을 보자면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
정리하자면 M1 Abrans의 해외 수출분량은 이집트에 아마 21세기 안에 1130대가 라이센스 생산될 것 같고, 사우디 아라비아가 384대, 쿠웨이트가 218대. 호주가 59대를 수입했으니 1791대가 될 거 같고 만일 라이센스분량을 빼야 한다면 현 시점에선 661대가 순수한 수출분량이라고 할 만 하겠다. 그나마 레오2와 달리 신규생산분인가는 매우 의문스럽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겠다.
>> M1 Abrams가 수출 시장을 지배할 것이다.
어쩌면 가능할 지도 모르겠지만 현실에선 그리 쉽지 않은 문제다. 레오2가 1991년에 걸프전이라는 실전을 치른 전차라는 타이틀을 가진 M1 Abrams와 챌린저를 제치고 제3세대 전차의 대표 주자로 꼽히게 된 이유는 결국 스위스를 시작으로 스웨덴, 스페인, 그리스의 주력전차 수입 경쟁에서 모두 승리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터키에서의 경쟁도 에이브럼스의 패배로 돌아갔다.) 더욱이 (터키를 제외한) 해당국가들은 모두 테스트 이전에는 M1 Abrams쪽의 손을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었던 나라들이라는 점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실전에 참가하여 승리한 제3세대 전차라는 건 꽤 그럴듯한 트로피 아니던가?)
이에 비해 M1 Abrams는 그 빠방한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정책적인 현실로 인해 지원을 해야 하던 이집트, 걸프전 트로피로 홀딱했다가 제 성능을 내지 못해 개피를 보고 있는 기름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전차의 성능보다는 정책적 동반자의 지위를 원하는 호주, 그리고 유정 문제로 다툼이 예상되는 모로코 같은 이슬람 기름국의 채용을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수출 계약을 따낸 경우가 없다. 그것도 독일과 네덜란드 의회의 수출 금지라는 비호를 받아가면서도 말이다.
사실 M1 Abrams는 좋은 전차다. 하지만 M1 Abrams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모든 팩터들은 결국 미군 사용차량일 때만 해당된다는 약점이 있기 때문에 수출시장에서의 M1 Abrams는 그다지 좋은 전차가 될 수 없다. 가령 해당 블로거가 주장하는 FBCB2의 소프트웨어 파워의 경우, 수출형에선 사실 큰 의미가 없는데 FBCB2/BFT로 대표되는 미 육군의 C4ISR system의 전투 능력은 미국이라 가능한 것이 대부분이다. 사실 미군의 FBCB2/BFT C4ISR 체계가 갖는 위력은 개별 디바이스가 아니라 네트워크 파워, 보다 정확히 말하면 미군의 정보 취득자산에 기반한다고 볼 일이고, 미 육군의 C4ISR system 관련 자산이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의 수출용 차량에선 FBCB2/BFT가 별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도 된다.
정리하면 이러한 소프트웨어적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정상적으로 돈을 주고 사야한다면) 수입국이 M1 Abrams를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이유는 몇 가지가 더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당연히 수출/라이센스 형식과 미군 사용형식이 갖는 성능 차이로 장갑재, APFSDS탄, 그외 여러가지가 미군 사용차량보다 퀄리티가 떨어진다. 두 번째로 Honeywell AGT1500 엔진이 갖는 단점인 만성적 가동률 문제와 연비 문제가 있다. 스웨덴에서의 경쟁 당시 참가한 M1A2 Abrams에 대한 평가에 있어 탈락 이유로 꼽은 것이 M1A2 Abrams는 기술적으로 잘 만들어진 전차이긴 하지만 연비가 너무 높고, 생각보다 잔 고장이 많다는 것이었다. 미군처럼 병참지원을 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 모든 성능을 내줄 수 없다는 문제가 있고 미군 운용차량이라 하더라도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든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상 무기체계에서 유일하게 JP-8을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군수라인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 또한 생각보다 골치아픈 문제다. 미군처럼 후방지원군단을 편성할 수 있는 나라라면 모르겠지만 다른 나라들은 그렇게 돈이 썩어나질 않는다. 물론 수출형 Abrams가 이러한 장애를 아득히 뛰어넘을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경쟁차량들, 특히 레오2에 비해 그렇게 나을 게 없다는 게 문제고, 이것이 다른 차종을 뻬고 수출시장에 나온 M1 Abrams를 선뜻 채택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다.
정리하자면 많이 만들었다는 것이 반드시 판매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장의 요구와 합치되는 경우에만 많이 만든 게 의미가 있는 것이다. 결국 2010년대를 기준으로 게임이 아닌 리얼 월드의 수출시장에서는 호주의 M1 Abrams 59대와 카타르의 Leopard2a7+ 62대의 계약을 따냈다는 것이 양 차량의 위상차이다.
이 포스팅은 7월 19일에 이미 했던 것인데 그 때는 아무말이 없으시길래 너무 늦게 포스팅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패스했더니만 지인이 알려주길 이제와 디스를 했다는 포스팅이 떴다길래 7월 19일 포스팅을 그대로 긁어와 다시 포스팅했다. 7월 19일자 많이 만들었다고 해서 많이 수출된다거나, 될 건 아니지 포스팅에는 안내문을 달기로 하자.
개인적인 소감을 추가하자면 뭐랄까 죽였다고 생각한 좀비가 되살아난 느낌이랄까? 원 포스팅했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자기글인 척 하고 긁어가 자기 책에 쓰는 게 좀 짜증난다는 내용의 많이 만들었다고 해서 많이 수출된다거나, 될 건 아니지... 에 붙여를 포스팅하니 그제사 페르마의 정리 운운하며 여기저기에 소문을 내는 이유가 궁금하다 정도....겠다. 물론 짐작가는 바가 없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