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와직염 판정을 받으신 아버지께선 지난 23일에 삼성병원 응급실로 가셨습니다. 사실 외래를 통해 처치할 정도로 여유만만한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이예요. 염증이 생긴 오른팔은 누르면 푹 들어갔다가 복구되는 데 시간이 걸릴 정도로. 즉 손자국이 제법 오래 남아있을 정도로 상태가 메롱스러운 지경이었거든요. 봉와직염 포스팅에 잠시 언급한 정형외과에서 했던 기브스를 풀고 소독과 여러가지 조치를 한 뒤 입원이 결정되었습니다.
정오 무렵엔 하루 30만원짜리 1인실밖에 없다 하더니만 다행히 오후 3시반 무렵엔 2인실이 나더군요. 원래는 정형외과로 갔어야 하는 데 병실부족으로 내과의 2인실로 가게 되었습니다. 3인실을 개수해서 매우 넓은 (하지만 시설이나 입지는 영 아닌) 2인실이더군요. 내과는 신관에 있는데 말이 신관이지 입원실은 제가 경험한 모든 병원중 가장 안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추가비용이 하루 4만5천원선이더군요. 마치 70년대 병원을 보는 듯 하더군요. 뭐 그나마 거동이 불편한 중환자라면 제가 옆에서 보살펴드려야겠지만 그건 또 아닌지라 귀가했지요. 뭐 그래도 지금껏 경험한 병원중 가장 가까우니 그나마 낫죠. (집에 오는 건 크게 나쁘지 않은데 이명박 ㅅㅂㄹㅁ의 지랄염병 도입 이후, 병원 가기가 아주 더러워졌다는 건 비밀입니다. -ㅅ- )
그런데 집에 왔더니 밤에 전화가 왔습니다. 적절한 치료를 안해줬는지 아버님이 삐지셨더군요. 결국 간호사(혹은 간호부)들에게 한바탕 따지고 아침 10시 무렵에 본관 8층의 정형외과로 트랜스퍼되었습니다. 본관은 입원실과 부대시설이 신관보다 좋습니다. 건물 자체는 어떤지 몰라도 말이죠. 하지만 하루 8만원이란 사용료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2인실은 굉장히 좁더군요. 뭐랄까 1인실을 개수한 2인실이랄까? 아무튼 아버님의 생각대로 정형외과로 오니 확실히 관심도가 높아집니다. 그런데 처치실에서 팔꿈치의 상처를 소독하던 레지던트가 디카(캐논똑딱이더군요)로 상처를 여러가지로 촬영하더니 혈당이 높으신 게 원인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결국 오후 회진에서 선택주치의인 정형외과의 김 모 교수께서 상처도 상처지만 일단 높은 혈당이 문제라 내분비내과에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할 듯 하다며 다시 내과로 트랜스퍼하겠다더군요.
아무튼 당뇨가 주된 원인인 거 같다 하자 아버님은 상당히 심기가 불편하신 모양입니다. 사실 이전부터 약한 당뇨증세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종사촌동생이 "당뇨가 있긴 한데 관리만 잘하면 인슐린을 맞지 않아도 될 거 같아요."라는 말을 해줬기 때문이죠. 하지만 "앞에건 싹 무시히고 "인슐린을 맞지 않아도 될 거 같아요."만 기억을 하신 모양입니다. 그렇긴 해도 어무이 동지의 잔소리는 좀 난감모도라 그걸 다 듣고 있기엔 피곤한 것도 사실이예요. 그래서 어무이가 잔소리를 하면 아버지가 큰소리를 치거나 극단적인 대답으로 말문을 막아버리곤 했었는데 그걸 바로 직격을 당했으니.... 사실 아버님이 금연에 성공하기야 했지만 그건 우마왕이 보기엔 금연에 성공한 게 아니라 관심의 대상을 간식으로 바꾸었다...일 뿐이었거든요. 결국 그 후유증을 직격으로 맞은 셈입니다.
그리고 토요일에 병실을 옮겼습니다. 10시 무렵에 이사한대서 갔는데 실제로 이사간 건 2시반? 3시나 되서야였습니다. 아무튼 이번엔 공간이 필요했는지, 혹은 2인실에 여자환자가 들어와서인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다인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당화혈색소 검사였던가? 3개월 정도 혈당조절에 관한 데이터를 알 수 있다던데 그걸 해보고서 인슐린펌프를 달았습니다. 다행히도 일요일에 가 보니 오후엔 떼었지만 말입니다.
이게 사실 포스팅3개 분량이었는데 하나는 전문이, 하나는 트랙백이 날아가고 보니 시간적으로 헉스한 관계가 된지라....한방에 몰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