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Advanced 대전략2011. 10. 25. 03:58
지난 10월 20일에 포스팅한 어드밴스드 대전략 - 도이치 전격작전 숨은 엔딩 찾아보기 #1에 이어 두번째 포스팅을 시작한다. 그 동안 우마왕은 0. 케이스화이트, 2. 라돔포위망, 4.바르샤바, 6. 노르웨이를 완승으로 통과한 뒤 이제 역사를 바꾸는 첫 번째 분기, 7. 저지 제국에 진입했다.


뭔가 더 있을 것 같은 분위기지만 이걸로 땡. 바로 전투 맵으로 넘어간다.


부대배치 없는 전체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독일군 단독 공격이고, 맵의 형태상 슐리펜 루트와 만슈타인 루트를 선택할 수 있다.


색적을 해제한 맵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슐리펜 루트는 부대를 배치하고 처음 절반까지는 평지인 독일 국내를 통해 진격하기 때문에 마지노 요새라는 부담스러운 장애물을 우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다 모두 평지 또는 도로이며 사실상 아군 지역이라 적 항공전력만 잘 배제하면 빠른 초반 기동속도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평지라서 진형을 잘못 짜면 적 항공기의 공격에 노출되어 대박 엿을 먹는 수가 있다. 다행히 아측 항공세력, 특히 전투기의 퀄리티는 상대적으로 우세하고 공항도 제법 많으므로 적절한 주의만 해주면 된다.


그러나 본격적인 문제는 네덜란드, 벨기에에 진입하면서 시작된다. 교량으로 연결된 병목지라 진입 타이밍을 잘못 잡으면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고, 우회로가 없기 때문에 타이밍이 정말 중요하다. 우회로가 없을 때 병목상태를 타개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눈앞의 적과 벌어질 듀엘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뜩이나 안습한 이 시기 덕국 전차의 퀄리티는 이 문제의 타개를 어렵게 만든다.



위에 접어놓은 그림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생산형인 Pzkpfwg III Ausf.E는 주포가 3.7cm 46.5 구경장 전차포라 위력 자체가 부족하고, 노르웨이부터 진화형으로 등장하는 Pzkpfwg IV Ausf.D의 주포는 7.5cm로 구경이 대폭 향상되었고 6.8kg 짜라 HE를 쓸 수 있는 만큼 대인능력은 늘었는데 kannon이란 이름이 무색한 24구경장이라 대장갑 전투력이 매우 한심한데다 짧은 사거리와 명중률로 인해 전투시 우선 발포권(initiative)까지도 주어지지 않아 어려움을 더한다. 실제로야 주포의 한계를 다른 성능적 요소들로 커버하여 승리로 이끌어낼 수 있었지만 극단적으로 상황을 축약한 게임에선 이런 요소들이 모두 생략된 채 스펙질만을 하므로 이들의 장점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그나마 이를 커버해주는 것이 경험치 보정인데 실제 상황처럼 Pzkpfwg IV가 팔 바이스때부터 나왔다- 실제로는 Pzkpfwg III Ausf.E보다 많은 수가 전투에 투입되었다 - 면 모르겠지만 게임에선 노르웨이에서 첫 등장하는 지라 이조차 영향을 주지 못한다.

전차가 이 모양이면 항공기의 지상지원이 또 다른 타개책이 되겠지만 이 시기의 항공기들은 연합군 항공기에 비해 상대적인 우열격차가 적다. Bf109E는 지상타격력이 일단 떨어지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폭장하면 장탄수가 줄어들어 잔탄수 부족으로 생존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긴다. Bf110은 일단 탄수나 폭장능력에선 나쁘지 않지만 역시나 노르웨이에서 처음 배치되기 때문에 경험치 버프를 받지 못하는 와중에 방어력이 낮아 생존 가능성이 떨어진다. Ju87은 가장 먼저 나오는 항공기답게 경험치가 많고 지상타격력 자체는 우수하지만 이 시기의 B형은 연료탑재량과 폭장능력 및 폭탄의 성능까지 떨어져 수를 질로 커버하는 상황을 만들지 못한다. 더 큰 문제는 이 판부터 영국의 깡패 - 3H의 대공사정을 가지면서도 1H에 붙은 인접 유닛까지도 공격이 가능하고, 덕국의 어떤 항공아이템에도 우선 발포권(initiative)을 가지는 짜증을 더하는 물건인데다 덤으로 이 시기 지상무기들에게도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는 - 40mm 보포스 대공포가 나오기 때문에 항공 유닛의 운용에 주의를 요한다. 이를 커버하며 원활한 작전수행을 위해서는 유닛의 수가 보장되어야 하는데 이 스테이지는 작전의 규모에 비해 투입 가능한 유닛수가 적어 끝날 때까지 피를 말린다.



한편 적이 예상하지 못한 상태로 아르덴느 숲을 통과하여 스당에서 뫼즈를 도하한 뒤 클라이스트 기갑집단이 닥치고 대서양으로 달려나가 영-프 연합군을 프랑스에서 분단시키고 대 승리를 거두는 만슈타인 루트를 택할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이 한 건 항상 쉬워보이는데 내가 할 때는 어렵다고 사실 이 루트는 길이나 평지가 아닌 숲으로 기동해야 하므로 기동(숲은 장갑궤도차량의 MV 포인를 2씩 소모하는 지형이다.) 범위를 잘 계산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으나 제한된 사이즈의 맵은 슾으로 기동하는 게 어렵지 않게 해주기도 한다. 이 문제는 중간에 파괴된 교량을 몇 개 배치하여 이들을 수리해야 건널 수 있게 만들어 숲의 사이즈가 작다는 문제를 어느 정도 보정하여 전략적 어려움을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이 스테이지, 만슈타인 루트의 진짜 난제는 전략적 기습을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냐다. 역사에선 기동을 은닉할 수 있는 숲속에서 기갑부대를 기동시켜 전략적 기습을 달성하여 스당에서 뫼즈를 건너 대서양으로 달려나갈 수 있었겠지만 게임의 이 스테이지는 맵의 절대 사이즈도 작고, 그에 따라 가용한 유닛의 수도 적다는 문제가 다시 한 번 발목을 잡는다. 토치카의 색적범위는 3H나 되고 프랑스와 벨기에 양쪽 모두가 토치카를 설치하고 있으므로 이 맵에선 토치카의 색적범위만으로도 아르덴느 삼림지역 내의 기동상황을 모두 알 수 있는 것이다.


즉 전략적 기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느쪽이건 토치카 열을 하나 배제해야 함을 의미하는데 특히 프랑스측 토치카는 한 턴에 배제하지 못하면 마지노 요새의 공격에 직접 노출된다.


마지노 요새는 위에 접어둔 그림에서 보이듯 단독 배제가 쉽지 않은, 해전의 전함급 아이템인 최강 스펙의 유닛이라 현재 독일에 가용한 전력으로는 이의 배제는 결코 쉽지 않으며 이들과 교전하고 있으면 적의 기동 유닛들까지 모두 이쪽으로 방어에 나서므로 스테이지 클리어, 특히 완승 턴내에 클리어하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결국 이 루트에서 전략적 기습을 달성하기 위해선 기동거리를 잘 계산하여 에반에마엘 요새를 구현한 것으로 보이는, 화면 중앙에 위치한 3개의 토치카와 1 유닛의 155mm 야포를 한 턴으로 배제하고, 도시를 점령하여 컴퓨터의 시계 자체를 마비시켜야 한다. 다행히 덕국에는 이 사태를 타개할 아이템이 존재한다. 바로 견인포병이다.



타국 야포들이 3H의 사거리를 가진 75mm를 생산포로 하는데 비해 덕국 포병은 진화급 아이템인 사거리 4H의 10cm leFH18가 생산품으로 자리하므로 일단 사거리에 메리트가 있고, 진화형으로 등장하는 것이 실제로 쓰인 (아마도 이게 주력이었다면 위력은 몰라도 사거리는 4H였을)15cm sFH가 아닌 15cm K18이 주어지며 이 포의 사거리를 무려 7H로 해석함으로서 사거리 우위를 제공해준다. 거기에 실제보다 나은 것이라면 야포의 상당수가 말로 견인되는데 비해 오펠블리츠, sd.kfz.7, sd.kfz.251로 이어지는 수송차량들로 견인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실제에선 sd.kfz.7는 중포 견인이 가능한 8t 하프트랙이지만 진화형으로 등장하는 sd.kfz.251는 10cm leFH18이나 7.5cm PAK40 정도만 견인이 가능한 3t 하프트랙이라는 딜레마가 있다. 물론 게임에선 그딴 거 없다. sd.kfz.251, 그것도 라케텐베르퍼를 주렁주렁 매단 Stuka zu fuss로도 17cm K의 견인이 가능하다. 그래서 게임은 게임일 뿐인게다 ㅋㅋㅋ ) 문제는 뭐 잘 아시다시피 수송차량이 없으면 기동력이 형편없고 적 유닛, 특히 지상공격기에 노출되면 저승길 확정이지만 숲으로 기동하기 때문에 상대적인 기동속도에서 전차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데다 초반엔 도시에 배치하고 있기 때문에 토치카 또는 인근 부대를 제압하는 데 아주 유용하다. 그리고 그렇게 아르덴느의 숲을 통과하면 부대의 기동을 이용, 벨기에, 네덜란드를 차례로 바르고, BEF를 상대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된다. 역사적으로는 반격을 준비하던 프랑스군을 먼저 밟아 다음 제파의 전선 부대가 도착하기 전에 시간차 공격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구현하기엔 역시나 맵도 유닛도 충분하지 않지만 판을 완승으로 클리어하는 데엔 순서 따윈 역시 상관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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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마왕
게임/Advanced 대전략2011. 10. 20. 18:48

본격적인 WWII를 무대로 하는 시뮬레이션 게임(혹은 SRPG라는 이야기도 있지만)으로 첫 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이라면 역시 Systemsoft의 1988년 게임을 SEGA가 1991년에 다시 내놓은 어드밴스드 대전략(Advanced 大戰略) 독일전격작전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전작인 수퍼대전략이 컨솔 게임답게 1~4인용으로 주어진 맵에서 컴퓨터를 상대로, 혹은 사람을 상대로 대전하는 형식이었다면 이 어드밴스드 대전략(Advanced 大戰略) 독일전격작전은 최초로 Campaign라는 이름의 1인 게임 모드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신선한 특징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시간별로 이어진 역사적 사건인 만큼 각판의 맵을 시간별로 통과하여 각 시기의 전장을 체험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가령 당시 게임연산의 한계상 64 유닛이라는 한계 - 가량 이후의 어드밴스드 대전략 98 이후에는 유닛이 더 많고, 그 중 필요한 것만을 꺼내 그 판에 맞춰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 속에 모든 것을 때려넣다 보니 각 유닛의 특성을 병과가 아닌, 병종에 맞춰야 했기 때문에 여러가지 문제가 생겼다. 대전략 시리즈 공통의, 보병이 깃발을 꽂아야 전쟁이 끝난다는 금언을 너무 충실히 따른 나머지 보병에게 도시나 공항, 항구같은 주요지의 점령 기능을 부여한 것은 나쁘지 않았으나 다채로운 지형 상황을 재현했음에도 불구하고, 보병의 지형 점령 기능에 너무 큰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인지 지형에 따라 보병들이 갖는 전투시의 강점- 이건 어쩌면 제국 육군과 육자, 그리고 제국 육군의 적자, 개한육군으로 이어지는 무능한 보병들만 경험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는 아쉬움이 가장 크겠고, 이는 또한 전차나 기타 차량화 기동유닛으로는 지형을 점령하지 못하게 한다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전쟁 초반의 보병유닛들은 게임 밸런스 때문인지 대전차 전투능력이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캠페인을 하는 도중에는 강하엽병(사실 얘들은 엄청난 위력의 대전차병기, 판저파우스트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을 쓸 수 없다거나, 강하엽병이 가져야할 특질, 가령 어디에서라도 뛰어내리는 게 가능해야 할텐데 낙하산질이 안된다거나 하는 아쉬움도 있으며, 돌격포와 대전차자주포의 특성이 바뀐게 아닐까 싶은 문제 또한 남아있다. 즉 방어무기인 대전차자주포는 기동 후 공격이 가능하고, 공격무기인 돌격포와 구축전차는 기동후 공격이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남아있는 것이다. 또한 유로 전장을 무대로 하는지라 배가 나올 구석이 적었기 때문인지 함선 유닛은 각국의 특성을 살리기 보다는 단순히 함종으로 통일함으로서 해전의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아쉬움도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드밴스드 대전략의 최초기작인 독일 전격작전은 고증과 게임적 재미의 밸런스가 꽤나 잘 맞았던, 기념비적인 게임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 우마왕이 알고 있기로 어드밴스드 대전략의 캠페인 모드는 기본적으로 역사를 따라가 독일의 패전을 겪게 되지만 특정조건을 달성했을 때 프렌치 아프리카와 터키 참전, 이 두 가지 맵에선 역사가 아닌 다른 엔딩으로의 분기가 가능하다. 그런데 최근 기묘한 사실을 알아냈다. 이 역사와 다른 엔딩이 프렌치 아프리카와 터키 참전 외에 시 라이온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간 단 한번도 시 라이온에서는 다른 엔딩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정확한 분기표를 입수해서 우마왕의 턴질과 비교해봤다. 도이치전격작전과 98은 게임의 방식이 조금씩 다른데, 우마왕은 양자를 모두 해봤기 때문인지, 도이치전격작전을 하면서 98식 접근법을 쓰고, 98을 하면서는 도이치전격작전에서 쓰던 방법을 섞어 쓰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령 게임에 대해 꼼수를 거의 부리지 못했던 처음에야 가는 게 신기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턴을 완승으로 끝낼 수 있었고, 때문에 프렌치 아프리카와 터키 참전의, 역사와 다른 엔딩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비해 이후에는 가보지 않은 판도 가보자는 생각과, 신규부대의 경험치를 조금이라도 늘려야 한다는 꼼수가 결합하여 완승이 가능한 상황에도 일부러 턴을 끌어가며 완승이 아닌, 승리 턴으로 판을 끝낸 경우가 좀 있었기 때문에 터키 참전을 제외하면 다른 엔딩을 볼 수 없었던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분기표를 입수한 김에 아예 완승일변도로 시 라이온까지 달려볼 생각으로 게임을 시작한 상황이다. 혹시 해보실 분이 있는지 몰라 분기표를 올려두기로 한다.


뭐 결론을 말하면 우마왕은 어드밴스드 대전략 삼매경 중이라는 이야기다. _M#]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