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이야기2013. 5. 27. 23:39
포스팅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상황을 전반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열흘 전이던가? 선배형이 최근 업글한 컴터를 그래픽용으로 쓰고 싶으니 부가적인 아웃라인을 짜달라는 요구를 해왔다. 그래서 일단 보드나 CPU 자체엔 여유가 있으니 그대로 쓰고 VGA와 파워, 가능하다면 케이스를 교체하라고 한 뒤 적절한 아웃라인을 짜줬던 일이 있다. 그때 모니터를 이야기하면서 델 23이 나쁜 모니터는 아니지만 그래픽 작업을 하는 데엔 아무래도 좀 무리가 있으니 에이조까진 아니라 해도 델의 울트라샤프에서 30인치, 최소한 27인치를 잡아주는 게 좋을 거 같다고 말해준 일이 있었다.

23~24일 밤에 The End of CRT Era를 포스팅할 때만 해도 이번 업그레이드로 남게 될 23이던가 24인치 모니터를 강탈해 올 생각이었다. 그 동안 해준 게 있으니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는데... 25~26일 밤에 보다 결정적인 문제가 발생했다. 그 동안 서브 시스템의 케이스로 열심히 싸워오던 잡무 컴의 케이스, 마닉 인피니온의 전면부 USB 단자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셔져 버린 것이다. 물론 USB 3.0의 시대에 USB 3.0 단자가 없는 모델이라는 약점이 있는데다 현재의 작업환경은 서브컴에 4개의 전면부 USB 단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인데 그 중 하나가 부셔졌으니 어찌보면 모니터가 나간 거 보다 더 큰 문제라고 볼 수도 있었다. 그야말로 사건은 혼자 오지 않는다는 상황이랄까? 그저 설상가상이라 해야 할까?

이건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린다. 모니터를 강탈해와야 할 그 선배다. 음? 이건 무슨 조화더냐...라는 심정으로 전화기를 올린다. 듣고 있노라니 이 양반 사고를 좀 쳤다. 그래픽 컴터용 케이스를 이야기하면서 인윈의 GR-1이 냉각효율 괜찮아 쓰기 좋겠지만 아크릴윈도우도 있고 해서 튜닝을 유도하는지라 좀 요란할 수 있으니 요란한게 싫다면 안텍의 미드타워 케이스, P280도 괜찮을 거라고 해줬다. 그리고 말 나온 김에 사이즈와 디바이스를 고려해보면 파워도 7년 보증이 붙은 플래티넘 파워를 질러보는 게 좋을 거라고 해줬더니만 정말 그대로 지르긴 했디. 문제는 이 양반이 그래픽 컴 꺼만 지른 게 아니라 자기컴 케이스가 오래되었다고 자기꺼까지 안텍 P280 케이스에 1000와트 플래티넘 파워를 질러버린게다. 문제는 미드 타워라고 다 같은 미드가 아니라는 것. 안텍의 P280 케이스는 말이 미드지 폭이 조금 좁은 걸 제외하면 인윈 GR1하고 거의 유사한 크기를 갖고 있다. 그러니 정말 미드 타워를 쓰던 그 냥반 컴터 책상에 들어갈리가 없었던 게다. 거기에 그냥반 컴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1000와트를 쓸 일이 없었다.

상황은 좀 우스웠지만 해결책이 제발 좀 낚아달라고 물밖으로 튀어오르는 경우도 있구나 아싸라는 심정으로 그럼 그거 대체할 케이스를 사줄테니 그 넘치는 케이스를 달라고 말했다. 어차피 형 쓰는 거라면 1000 와트 파워도 필요없을 테니 내가 적절한 파워를 붙여줄께...라는 내역으로 딜. 이렇게 케이스를 해결했는데 막상 모니터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요즘 델 23인치는 얼마나 하나...하고 델컴 사이트에 들어가봤더니 이게 웬일인가! 세일이 붙어서 20만원 중후반대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그래서 월요일에 파워와 케이스를 물물교환하고 조립해주고 들어와 서브컴 이식을 시작했는데.... 음? 조립할 때 별다른 오류가 없었는데 부팅이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이거 케이스가 초기불량인데 사이즈 문제까지 있으니 문제품을 넘기고 시간을 절약한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뿔싸 낚인 게다. 아무튼 잡무컴을 나흘째 쓰지 못하니 일에 지장이 있는데다 어차피 가만 있어봐야 해결되는 일은 없으니 내일 케이스 수입업체를 찾아가 AS를 요청해야 할 듯 하다.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