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시작은 아마도 5월 5일 저녁이었을 겁니다. 어머니가 피곤하고 몸에 힘이 없이 나른하단 말을 했었지요. 전날인 5월 4일, 간장을 달이시다가 무리를 했던 건지는 몰라도 아무튼 일요일은 자리보전을 하시더군요. 평일이면 병원에 가봤을 텐데 일요일인지라 약국에서 약을 사다먹었습니다. 뭐 오랫동안 봐온 약국의 약이어서인지 몰라도 월요일은 또 나름 회복되시더군요. 그런데 월요일 오후가 되니 다시 힘이 없다고 퍼지시는 겝니다. 그래 동네 아줌니가 동네 사는 누구네 아들이 새로 개원한 한의원에 가보라고 그집에 말한 겝니다. 차까지 준비해서 한의원에 갔지요. 몇 가지 테스트를 하더니 한 가지가 이상하다고 뇌졸증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니한 번 검사를 받아보라며 강북 삼성의료원으로 보내더군요.
그래 택시를 타고 응급실에 갔습니다.(그렇게 멀진 않습니다) 몇 가지 검사를 하다 보니 뇌졸증은 아닌 거 같다더군요. 다른 쪽이 아닌가 하는 와중에 검사 결과 열이 꽤 있다는 겁니다. 어머니는 몸살인줄 아셨던지라 몸에 열이 나는 것이 그쪽 관련이라고 지레짐작한 나머지 열이 있단 이야길 안 한 거였고 말이죠. 처음에 예상된 것은 이미 병력이 있는 신우신염이었는데 증상이 다릅니다. 아무튼 뇌졸증 아니고 어딘가의 염증이라고 판정되자 일단 열을 떨어뜨리기 위해 항생제를 쓰고 데이터가 있는 암센터로 보내더군요.
뭐 그래서 졸지에 암센터로 날아갔습니다. 도착하니 자정 좀 넘었던가? 아무튼 신장계쪽에 염증이 생겼고, 이틀간 응급실에서 보내고 일단 증상이 안정되었다며 오늘 11시 무렵에 쫓겨났습니다. 여전히 자리는 부족하고 환자는 많은 암센터였습니다. 그리고 우마왕은 정오 무렵에 집으로 복귀했습니다, 이제 엎어져서 자야죠.
삼성 의료원 응급실의 광경 확실히 응급실은 응급실입니다. 별별 이유로 들어오는 급한 환자를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우리가 한 자리 차지하고 있으려니 바로 옆에 진짜 뇌졸증 환자가 오더군요. 정확히 말하면 다른 병원에서 뇌졸증때문에 들어온 환자였는데 한 60대 초중반 정도 되는 환자였습니다. 딸내미로 보이는 여자 둘, 아들 하나가 같이 왔습니다. 놀란 손녀가 울고 있는데 그 손녀를 안고 같이 우는 할머니 덕에 배우자가 보호자로서 반드시 좋은 건 아님을 다시 실감했습니다. 소방서 119 구급대도 두 번 봤습니다. 하나는 명부의 강을 건너는 할머니였습니다. 결국 심폐소생에 실패했고 사망자로 기록되더군요. 정황을 보건데 오는 과정에 이미, 혹은 병원응급실에 도착하자마자 유명을 달리한 모양입니다. 두 번째는 우리 가족이 막 응급실에서 나올 때 실려온 만취한 20대 여성이었습니다. 진짜 술에 떡이 되서 거의 정신이 없더군요. 폭행당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던데 뭐 아무튼 별별 사람이 다 오는 곳이 병원 응급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NCC 응급실의 광경 여기는 또 다른 의미에서의 응급실이었습니다. 암센터 응급실은 다른 병원의 환자와 틀립니다. 일단 내원한 응급환자는 아무나 다 받으며 환자의 응급상황을 보살펴주는 다른 병원과 달리 기본적으로 항암치료를 받던 기존의 암 환자가 트러블을 일으켰을 때 그것을 관리해주는 곳입니다. 덤으로 NCC는 항상 병실이 부족합니다. 이 말은 NCC가 암을 잘 본다고 들은 새 환자가 빨리 입원하겠다고 응급실로 들이밀어봐야 별 의미가 없단 이야깁니다. 그걸 모르던 암환자 하나가 일단 들이밀어봤는데 역시 꽝이더군요. NCC는 빨리 입원해서 치료받고 싶다면 외래 신청을 하는 게 낫고, 좀 더 빨리 암을 찾거나 하고 싶다면 꾸준한 관리, 즉 정기검진이라도 받는 것이 더 좋습니다. 뭐 원론은 원론이고 안되니 문제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확실히 응급실이란 생각이 드는 게 어제 새벽 다섯시던가에 들어온 환자였을 겁니다. 환자는 남자고, 나이는 어머니와 같은 데 기존 환자로 수술을 받았던가 봅니다. 그런데 그 환자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전날 저녁부터 숨을 헐떡여서 날 밝으면 병원에 와야겠다고 생각한 모양이죠? 그러다가 도저히 못 참겠다고 판단했는지 그제서야 병원에 온 겁니다. 환자를 보던 당직의가 그랬으면 어제 저녁에 왔어야지 왜 지금왔냐고, 환자 지금 엄청나게 위험하다고 했는데도 부인이 멀뚱멀뚱한 겁니다. 뭐랄까 부인이 아니라 간병인을 보는 느낌이더군요. 의사가 그 말을 할 때쯤 되자 환자는 말 그대로 사경을 헤매는 분위기가 되었고 그러지 않아도 부족했던 응급실 인력이 확 몰리더군요. 아무튼 눈 앞에서 환자가 사경으로 갈 뻔 했음에도 뭔가 굉장히 태평한 부인에게 지금 여긴 병실이 없어서 다른 병원으로 가야 하니 부인말고 보호자가 될 수 있는 아들이나 다른 남자를 부르라고 하더군요. 뭐랄가 전화를 거는데 상대가 안 받는다고 꺄웅대는 느낌이지 환자가 급하단 생각은 안 드는 표정에 천하태평분위기라 참....스럽더군요. 여섯시 반이던가에 아들이 도착했습니다. 아들 표정에선 뭐랄까 초조함이 묻어나는데 부인 표정은 여전히 천하태평(침착이나 의연과는 다른 느낌입니다.)이었던지라 보는 사람이 더 놀랠 지경이었죠, 뭐 아무튼 그렇게 거창하게 처리된 환자는 처음 봤습니다. 뭐랄까 다른 환자들도 급했는데 그 정도까진 아니었다...정도였달까? 주사 끝났다고 처리해달라는 말을 감히 꺼낼 수 없을 지경이었어요. 막 출근하던 의사, 퇴근하려던 의사, 다른 센터 당직의까지 한 너댓명이 불려와 간신히 안정시킨 뒤에야 일곱시 반쯤 되어서 일산 백병원으로 갔습니다. 덤으로 구급차가 30분 넘게 대기하는 건 처음 봤습니다. 하여간 뭐랄까 암센터 응급실에 몇 번 가보긴 했지만 아마 최고로 빡셌던 거 같습니다. 말 그대로 긴장감 이빠이...더군요. 아무튼 10시 좀 넘어서던가? 나중에 한 번 더 서류를 받으러 부인이 왔는데 역시나 무덤덤한 표정으로 받아가는지라...어쩌면 그 부인이야말로 진정한 대인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2006/07 시즌 컨퍼런스 세미 파이널이 시작되었다. 그러고보면 작년 이맘때는 병원에 다니느라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 올해는 그나마 좀 나은 상황에서 경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먼저 Easten conferece의 두 경기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와 시카고 불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뉴저지 넷츠의 대결입니다.
올랜드 매직을 쓸어 제끼고 올라온 1위팀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와 작년 챔피언 마이애미 히트를 쓸어 제끼고 올라온 4위팀 시카고 불스가 맞붙습니다. 빅벤을 잃었지만 크리스 웨버를 영입, 여전히 탄탄한 인사이더, 수비력을 갖고 동부 컨퍼런스 정규시즌 1위로 통과한 피스톤스와 가능성있던 젊은 피를 바탕으로 작년 FA를 선언한 빅벤을 영입함으로서 폭발력과 수비팀 디트로이트에 못지 않은 수비력으로 챔피언 컨텐더가 될 수 있게 된 불스의 대결입니다. 예측이 쉽지 않지만 전통의 조직력과 수비가 비슷하다고 볼 때 디트로이트가 공격력과 안정성에서 앞서며 불스의 인사이더가 공격력이 약하기 때문에 디트로이트의 승리를 조심스레 점칠 수 있겠습니다. 예상대로 현재 1-0으로 디트로이트가 앞서고 있습니다만 불스도 루올 뎅, 벤 고든을 앞세운 젊은 피의 폭발력이 있으므로 쉽게 무시할 수 없습니다. 게임 6에서 4-2 정도로 디트로이트의 승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중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력에서 앞서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와 시카고 불스의 대결과 달리 르브론 제임스를 축으로 하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캡틴 키드, 에어 캐나다, 리처드 제퍼슨의 백코트를 앞세운 뉴저지 넷츠가 맞붙습니다. 제퍼슨이 르브론 제임스를 막느라 상당히 고전하는 대신 캐벌리어스도 빈스 카터에 대한 대응책이 마땅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체력 문제를 감안하면 캐벌리어스에게 조금 무게를 줘야겠군요. 게임 6에서 4-2 정도로 클리블랜드의 승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중입니다.
다음으로 Westen conferece는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피닉스 선즈.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으응?)와 유타재즈의 대결입니다.
LA 레이커스를 4-1로 꺾고 올라온 피닉스 선즈와 덴버 너겟츠를 4-1로 꺽고 올라온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대결은 사실상 2006-2007 NBA 파이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양팀은 재작년 플레이오프에서 한 번 부딪혀 본 바 있습니다. 수비농구팀이라고 알려진 스퍼스는 런앤건 피닉스에 상대의 전술로 맞붙어 피닉스를 4-1로 누르고 NBA 파이널에 진출, 디트로이트까지 누르고 우승을 거뒀습니다. 스퍼스를 꺾기 위해 절차부심한 피닉스는 팀의 중심 스티브 내쉬와 숀 매리언을 유지하면서 조 존슨, Q 리차드슨을 버리고 커트 토마스, 라자 벨을 영입, 수비를 강화해서 스몰라인업 바탕의 공격일변도 농구가 아니라도 이길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거기에 올해는 특히 부상으로 빠진 아마레 스타더마이어가 라인에 가세함으로서 전력이 더욱 완전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올타임 파워포워드로 꼽히는 티미 D를 중심으로 브라질 출신의 플레이 오프용 슈팅가드 오비완 케노빌리, 그리고 토니파커의 빅 3와 마이클 핀리, 그리고 플레이오프에 항상 빛나는 우승해결사 빅 랍, 로벗 오리가 있는, 항상 우승 컨텐더로 꼽히는 전체 3위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대결이지요. 피닉스 팬들이 이길 수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아직은 해볼만하다..정도지 승리를 낙관할 정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일단은 게임 6 혹은 게임 7에서 스퍼스의 승리를 조심스레 점쳐봅니다.
또 하나의 경기는 닥치고 달린다, 런앤건으로 정규시즌 1위 댈러스 매버릭스를 4-2로 업셋하고 올라온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오늘에야 휴스턴 로켓츠를 물리치고 2라운드에 합류한 유타 재즈의 경기입니다. 뭐랄까 애초에는 맥밍의 휴스턴이 유리했기 때문에, 거기에 인사이드가 전무한 골스까지 해서 휴스턴이 유리하다고 봤는데 재즈가 올라오고 보니 별로 쓸 말이 없군요. 그래도 업셋 기념으로 골스의 4-2 승리를 점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