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이야기2012. 10. 27. 12:52
ASUS P8B75-M LX PLUS, 미니 ATX 보드의 저주 포스팅에서 이미 언급했듯 서브컴의 부활을 위해서는 새로운 보드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창문 XP를 돌리는 서브컴이 생각 이상으로 많은 일들을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서브컴이 부활할 때까지라는 단서를 달겠지만 지금 당장 업무에 특화되진 않은 메인컴에게 서브컴의 잡무를 한시적으로 떠맡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차피 이제 한글2007이 아닌, 한컴 오피스의 한글 2010을 도입한 상태였고 서브컴이 뻗어버리기 전에 한컴 오피스의 한글 2010으로 프린트한 결과물들은 한글 2007과 다를 게 없는, 아니 어쩌면 보다 나은 결과물들을 보여줬기에, 서브컴이 할 수 있는 일은 메인컴으로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말을 지나면서 그 생각이 안이한 것임이 곧 드러났다. 우선 메인컴은 보안 및 기타 등등의 이유로 64비트 IE9를 쓰고 있었는데 국내 인뱅이나 각종 사이트들은 32비트 IE에서만 작동한다....는 것이 첫 번째 문제였고, 두 번째로는 어느덧 7년차가 되어버린 프린터가 한글 2010에서 프린트 아웃을 내는 것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을지 몰라도 전용 드라이버의 지원이 되지 않는 윈7 환경에서 낸 프린트물의 색감(아니 흑백이니까 명암 톤이라 해야 하나?)은 문서 원문이 보여주던 여러가지 톤의 회색이 아니라 마치 흑백으로 만들어놓은 어이없는 것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문서들의 톤을 새 환경에 맞춰 수정하거나, 새 프린터를 도입하여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멀쩡히 돌아가는 프린터를 버리기도 난감하고, 몇만 페이지에 달하는 문서들을 일일히 재작업하라는 것은.... 더 언급할 가치조차 없는 일이다.

이렇게 서브컴의 필요도가 대폭 상승한 가운데, 새 보드에 대한 재검토를 시작했다. 여러가지 조건들을 검토하다가 결국은 메인컴과 같은 종류의 보드를 선택하기로 했다. 서브컴에 들어가는 것 치곤 약간 비싸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어차피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우마왕이 아는 보드를 사용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았다. 그리하여 ASUS P8Z77 V LE PLUS를 질러 조립을 하고 전원을 넣었다.

그런데 아뿔싸 정상적이라면 ASUS P8B75-M LX PLUS, 미니 ATX 보드의 저주에서 나왔던 바이오스 셋업화면이 아래처럼 나와야 하는디.....


이번에도 에러시에 나오는 화면이 나온다. 이쯤 되면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조립상의 문제라고 판단될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꼬이는 일은 실수가 해결해주기도 한다는 경구가 있듯이 연결한 것을 풀다가 전원 스위치를 건드렸다. 아 쓰바...하는 심정으로 손을 뻗치려 하는데 이게 웬일!!이지모드의 바이오스 셋업화면이 보살처럼 씨익 미소짓는 게 아닌가?

그러니까 아까와 지금의 차이는 딱 하나였다. 아까 에러를 내고 있을때는 강원전자의 NETmate USB2.0 2포트 케이블 브라켓(30Cm)을 끼우고 있었고, 지금은 빼놓고 있다는 것이다. 서브 컴에는 USB 2.0 기기를 많이 물려야 했는데 기존의 ASUS 정품 USB 포트가 시리얼포트가 붙은 구형이라 그것을 대체하기 위해 NETmate USB2.0 2포트 케이블 브라켓(30Cm)을 설치했던 것인데 아무래도 보드와의 궁합이 꽝이었던 모양이다. 물론 셋업 이후에는 이것을 더하여 설치해도 큰 문제가 없 었지만 셋업 과정에서 이것을 끼우면 뭔가 충돌을 일으켜 에러를 내는 모양이었다. 원인을 알고나니 어쩌면 ASUS P8B75-M LX PLUS, 미니 ATX 보드 또한 보드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이 빌어먹을 강원전자표 NETmate USB2.0 2포트 케이블 브라켓이 문제를 일으킨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원인을 알았다 한들 이번에 주문한 보드를 환불받을 상황도 아니었던지라 앞으로는 강원전자 옵션을 버리고 ASUS USB 정품 브라켓을 쓰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 과정중에 같이 말썽을 피우던 지난 주 지른 것들에서 포스팅했던 운용 7년차 샘승 19인치 CRT 모니터. 싱크마스터매직 CD197GP가 케이블을 교체하고 아직까지 죽지 않았음을 과시하며 복귀했다. 서브컴은 그렇게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윈도우즈XP SP3를 시작으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서 드디어 전열에 복귀했다.
Posted by 우마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