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이야기2012. 10. 5. 12:34
최대의 문제점은 새 PC 사용 후기에서도 언급했지만 시스템 종료 이후 새로 부팅할 때 부팅이 그야말로 제멋대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뭐랄까나 창문7 평가점수가 7.6에 달하는 현재의 새 PC가 부팅에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윈XP를 장착한 구 PC보다 그리 빠를 게 없다는 야그였고, 이는 새 PC의 성(性)은? 포스팅에도 반영되어 있다. 물론 새 PC를 도입한 것이 나쁜 경험이란 야그는 아니다. 우선 데이터를 분산하여 구 PC의 부하를 줄여 작업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일단 부팅이 되면 구 PC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장점이지만 언제나 부팅이 될까를 기다리는 심정은 투하한 자본의 효용성에 일말의 의문을 갖게 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트러블을 일으키는 게 SSD라는 것은 분명했다. BIOS 화면에선 HDD나 ODD는 인식되지 않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SSD는 2번에 한번 꼴로 인식에 문제를 일으켰다. 또 한가지 골치아픈 것은 SSD를 분명히 SATA3이 지원되는 포트에 결합시켰는데도 인텔 Rapid Storage의 디스크 관리 화면에서는 SSD를 6Gb/s가 아닌 3Gb/s 디바이스로 인식한다는 것이었다. 즉 뭔가 물리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데 그 이유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는 야그다. 전원 케이블을 바꿔보고, 하드 케이블을 바꿔보고, 메인보드의 포트를 바꿔보고, SSD의 AS 점검까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봤는데도 증상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이전에 경험해본, 즉 의뢰받아 조립해줬던 컴터들에서 경험했던 일이라면 어떻게 해결방법을 찾았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굳이 차이를 들어보자면 SATA 케이블 정도일까? 새 PC는 강원전자의 Netmate SATA3 라운드 케이블을 사용하는데 플랫 케이블이 초래하는 물리적 문제를 상당히, 아니 거의 대부분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뢰받아 만들어준 시스템들에 모두 이것을 쓴 건 아니다. 초기에는 SATA3를 지원하는 케이블이 없었기 때문에, 근래에는 이런 소소한 데 돈을 쓰겠다는 사람이 적었기 때문에 강원전자의 Netmate SATA3 라운드 케이블로 SSD와 SATA3 포트를 연결한 경우가 없었다. 유일한 한 가지 사례는 비용문제로 SSD가 아닌 HDD를 사용했었다.
그렇다면 SSD 연결 케이블을 지금 쓰던 강원전자의 Netmate SATA3 라운드 케이블 대신 원래 들어있던 정품 SATA3 케이블로 SSD를 사용해보면 어떨까라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즉시 케이블을 바꾸고 전원을 꽂아보자 빙고! 심지어 이전엔 3Gb/s로 인식하던 인텔 Rapid Storage의 디스크 관리 화면에서도 3Gb/s가 아닌 6Gb/s로 인식한다.
일반적으로 돈 받고 파는 옵션부품이 좀 더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은 순정품이 더 나은 결과를 낳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이 그런 경우같다. 이번 일이 벌어진 원인은 다른 무엇보다도 강원전자의 Netmate SATA3 라운드 케이블이라는 게 실제로는 강원전자의 Netmate SATA2 라운드 케이블의 이름만 바꾼거라 그런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있다. SATA2 케이블이건, SATA3 케이블이건 디바이스들이 SATA 3을 지원할 때는 체감적으론 전송속도에 큰 차이가 없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는데다 실제로 SSD가 아닌 HDD나 ODD에선 별 문제가 없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름만 바꾸는 게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을 것이다. (심지어 가격도 별 차이가 없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최소한 SSD와 SATA3 포트라는 양쪽 모두 병목이 적게 나올 상황에선 이것이 유의미한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닌가라고 판단된다. 이를 입증하려면 추가적인 실험이 필요하겠지만 어쨌거나 당면 문제는 해결되었으니 굳이 추가적인 실험까지 해볼 생각은 없고, SSD를 SATA 포트에 붙이는 경우 정품 SATA3 케이블을 쓰는 것이 낫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걸로 만족하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