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질화된 팔꿈치 피부가 갈라진 것으로 보이는, 혹은 모기가 물었길래 가려워서 긁으신 바람에 생겼는지, 아무튼 원인을 알 수 없는 작은 상처가 있더군요. 지난 주는 어머니 암 검사 때문에 정신이 없던 주라 피부과 한번 가보시라고 말씀드렸죠. 갔더니 별 게 아니라네요?
그런데 별게 아니라는데 점점 커집니다. 아마 별게 아니라길래 관리를 소홀히 하셨겠죠. 결국 집앞 병원에서 쨌습니다. 그런데 고름을 빼냈으면 염증이 줄어들어야 되는데 외려 더 커집니다.
결국 오늘 어디가서 들었는지 다른 피부과로 갔습니다. 피부과에서 상처를 보더니만 자기네가 할 게 아니라며 옆에 있는 정형외과로 보냅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1시간 꼼짝없이 기다렸습니다. 1시반이 되자 상처를 본 정형외과 의사 왈, 봉와직염입니다. 깁스하시고, 항생제 투여한 뒤 최소 일주일 입원하셔서 집중적으로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는군요. 뭐 정형외과 병원이 당장 나빠보이진 않는데 의사에게 크게 신뢰감이 들지도 않더군요. 그래서 다른 병원으로 가기로 하고 일단 나왔습니다.
죽 알아본 결과 봉와직염을 잘 관리하는 거처럼 보이는 삼성병원 고고싱을 결정했습니다. 뭐 아무튼 아버님도 해마다 하나씩 사고를 치십니다. 사실 위생 관념이 좀 더 필요한데 별로 그렇지 않거든요. 그렇다고 개선의 여지가 있는 건 더더욱 아니구요. 아무튼 좀 지겹네요. 솔직히....
오전 무렵엔 비온다고 좋아하면 한 5분 있다 그치고, 그쳤나보다 하면 또 쏟아지고 하는 것이 여햏들 마음만치나 변덕스러운 날씨지 싶었다. 아니 땅떼기 이맹박이 딴나라당 후보가 된 것에 대한 날씨의 심술인지도 모르겠다. 조의는 필요한데 조의하기도 좀 그런 기분 같은거? 하지만 비가 뿌린 것과 상관없이 결코 시원하다곤 볼 수 없는, 덥디 더운 날씨였다.
더위에, 뭐에 이래저래 수면부족인 하루를 보내고 나니 졸음이 쏟아진다. 간만에 10시 무렵에 잠을 청했고, 그렇게 자정을 지나쳤던 듯 하다. 꽤나 오래 에어컨을 틀어댄 후유증인지 몰라도 방의 공기는 자정까진 제법 시원했다. 선풍기 바람이 차갑게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열대야가 끝났나 하는 기분도 잠시, 오전 2시가 지나자 다시 선풍기를 돌릴 필요가 있을 정도로 더워진다.
갑자기 눈앞에 모기가 지나간다. 근성모기의 부활인거냐 싶은 마음으로 하나를 잡고 보니 다른 하나가 또 꽁지빠지게 달아난다. 도합 2마리 격추. 하긴 아침 10시 무렵인가 갑자기 우르르 몰려든 개미들을 학살하던게 생각났다. 이전에 몰살당한 기억이 있는지 다른 루트로 방안으로 침입해왔는데 바퀴용 살충제를 뿌려 몰살시켜버렸다. 물론 우마왕의 기준에서 개미나 곱등이는 그나마 살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종류들인지라 별다른 불만은 없지만 일단 방에 침입했다면 철저히 응징할 필요가 있다. (물론 바퀴벌레나 모기, 파리는 가차없는 척살대상이다.)
날개가 부서진 선풍기에 생각이 미쳐 AS를 뒤져봤다. 오후 4~5시 무렵이었나?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몰라도 충격을 받았는지 선풍기 날개가 꺄져나가며 부셔져 버렸다. 그 바람에 타워형 선풍기를 하나 질렀다. 처음엔 버릴까 하다가 윗방으로 올라간 선풍기보단 지금 날개가 부셔진 한일 선풍기쪽이 상태가 좋기 때문에 날개를 수리해서 쓰기로 했다. 처음엔 윗방의 그놈을 날개만 바꿀까 했는데 다른 14인치 선풍기들의 모터축이 8밀리인데 비해 한일은 특이하게 9밀리 축으로 날개를 돌린다. 다행히도 날개를 파는 곳은 찾았는데 날개를 조여주는 캡을 어떻게 파는 건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