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호러쇼처럼 새벽 2시에 갑자기 연락이 오는게 아닐까 우려했었는데 다행히 그런 일 없이 아침이 옵니다. 택시가 운행하지 않는다길래 가는길 시간 늦는게 아닐까 좀 걱정했는데 다행히 적절한 시간에 택시가 잡혀 아침 9시 30분에 맞춰 중환자실에 도착했습니다. 교수님하를 볼 줄 알았더니 의외의 환자가 외과계 중환자실로 입원했는지 그쪽 보호자와 이야기하다기 그리 갑니다. 어무이는 아침이라 좀 졸리긴 한 거 같던데 실제로 컨디션이 어제보다 더 좋아져 있더군요. 중환자실 담당 의사님하 와서 크게 문제는 없는 거 같고 전체적으로 안정되어 있어서 오늘 인공호흡기를 땔 수 있을 거랍니다. 오늘 창가자리에 있던 환자가 전원한단 야그를 들었기에 그 자리로 가고 싶어서 그럼 오늘 일반병동으로 올라갈 수 있겠냐고 물어보자 당장 오늘 올릴 수 있는 건 이니고, 오늘쯤 인공호흡기를 떼보는 연습을 하고서 상태가 괜않으시면 내일이나 모레 쯔음엔 일반 병동으로 복귀시킬텐데 보수적으로, 안전한 방향으로 진행하겠다더군요. 더하여 오늘 병원에서 심장하고 위내시경 검사를 받는다던 간병인 아줌니를 만나 어무이가 이러저러하니 내일아니 모레 나오게 되면 다시 맡아달란 부탁을 하고 귀가했습니다.
그리하여 저녁에 다시 가보기로 했는데 아 젠장 정작 걱정하던 아침엔 택시 잡기가 크게 어렵지 않았는데 저녁에는 거의 30분이 걸립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밍기적대는 아버님을 떼놓고 그냥 6시에 나갔어야 했는데....라는 후회를 했지만 뭐 어쩔 수 없더군요. 들어가보니 정말 인공호흡기를 떼고 마스크도 아니고 나젤로 호흡중이더군요. 맥박도 80대 초반, 산소포화도는 98 이상이라 놀랐는데 원래는 오늘 오후에 바로 일반병동으로 올릴 생각이었는데 병동에 자리가 나지 않아서 부득이하게 중환자실에 두고 있답니다. 뭐 어쩔 수 없긴 한데 오늘 환자 많이 나갔다던데 그 자리가 그새 다 찼나 싶은 아쉬움도 있더군요., 예 창가 자리에 대한 욕심을 아직 버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병동에 언제 올라갈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더군요.
다른 부분들엔 문제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데 왼손이 좀 부었더군요. 뭐 내일 투석하니 처리가 가능할 거 같습니다만 돌이켜보니 중환자실에서 대변을 보지 않았다면 거의 열흘 정도 배변하지 않은 셈이라 조금 걱정이 되긴 하더군요. 먹은 게 경솬식뿐이라 나올 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죠.
애니웨이 중환자실 면회시간을 마치고 14층 병동에 다시 올라가서 간호사님하에게 혹시 내일 퇴원하시는 분 없냐고 물어봤더니 불행히도 여자환자는 없다네요. 천상 원래 계획대로 모레나 되야 올라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가급적 창가자리. 그리고 그 진상할암구를 피할 수 있는 다른 병실이 잡혔으면 좋겠는데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2월 19일 아마도 오전 10시가 좀 못된 시간 일겁니다. 핸드폰이 울립니다. 병원 간호사실이군요. 지난 번에 박아뒀던 PCD의 배액이 좋지 못해서 위치를 조정하고, 아마도 다른 위치에 새 PCD 관을 꽂을 것이니 와서 동의서를 쓰라더군요. 조금 의이했던 것은 전날의 컨디션이 믿을 수 없이 좋았다는 겁니다. 잠들만 하면 산소포화도가 90 이하로 떨어졌다며 삑삑대고 울어서 기침 감기에 시달리던 우마왕의 잠을 끼우던 모니터링 기계가 가리키는 수치는 98~100을 찍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맥박이 평소보다 10에서 최대 20까지 줄어든 분당 73~76을 찍고 있더란 말이죠. 문제는 발렌타인 호라쇼 포스팅에서 언급했듯 낮에는 컨디션이 좋다가 밤에 컨디션이 팍 떨어지는 상황을 생각하면 절대 안심할 상황은 아니란 거죠. 그래서 오늘은 병원에 오후에 갈 거 같으니 투석 일정에 방해되지 않게 일단 시술을 하고 추후 동의서를 작성하자고 하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채 십분, 아니 5분이나 지났던가? 갑자기 간병인 아줌니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어무이가 시술하러 갔다가 응급실 거쳐서 갑자기 중환자실에 들어갔다는 겁니다. 뜨악한 기분으로 알겠다고 전화를 끊고 병원으로 달려갔죠. 마침 담당의가 나와 상황을 설명하더군요. 상황을 들어보니 시술 자체는 잘 된 거 같은데 시술을 하기 위해선 제 정신에는 맨살에 뭔가를 박아넣을 수는 없으니 고통을 최소화 하기 위해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하는데 이것을 사용하면 신체 감각과 기능이 떨어집니다. 문제는 어무이의 폐 기능이 그 동안 별로여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잘 안되어 축적된 게 있었는데 그게 리미트를 넘어가 의식을 잃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해독제를 쓰고 응급실에서 기관삽관을 해서 벤틸레이터를 달아 인공호흡기로 이산화탄소를 빼내는 중인데 이산화탄소는 많이 빠져서 정상수치에 가까워졌지만 아직 의식이 혼미하고. 또한 자가호흡 기능에 약간 문제가 있으니 상황을 봐서 뇌 MRI를 찍어서 봐야 할 겉은데다 지금 상황에선 언제 인공호흡기를 뺄 수 있을지는 확언할 수 없다는 겁니다.
5분 정도 기다리면 자리 정리하고 처치를 마치면 어무이를 보여주겠다더니 반응이 없네요. 좀 더 지나니 교수님하가 오셔 담당의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데 바이탈이 전반적으로 큰 문제는 없어서 오래 갈 거 같진 않은데 그래도 아직 모르니 지켜보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만일 무의미한 연명치료가 되는 상황이라면 그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의도는 알겠고, 당장 그런 방향으로 갈 거 같진 않을 거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시간은 더 흘렀는데 부르지도 않고 병실을 그냥 놔둘 수도 없어서 정리를 하러 올라갔습니다. 아무이가 중환자실 내려갔으니 간병인 아줌니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짐 싸고 집에 갈 준비를 하시더군요. 만일 중환자실이 오래 길어지면 모를까 내일이나 모레 병실로 올라온다면 그냥 맡아주시는 게 좋을 거 같아서 그리 이야기를 하고 짐을 정리하고 내려왔습니다.....만 반응이 없네요.
어느덧 시간은 흘러흘러 12시가 넘어갔는데 부를 생각릉 안합니다. 오늘 감기 약을 받으러 병원에도 가야 하는데 참,... 거기에 더해 12시 쯤에 갑자기 솔의관이 신의손 니퍼가 네이년이 입하되었다는 뮨자를 날립니다. 사실 신의손 양날 니퍼는 우마왕이 수입좀 해보라고 찔렀던 건데 병원애서 시간을 측정해보니 귀가해서 온라인으로 지르는 시간이나 직접 네이년으로 날아가 집어오는 거나 소요 시간이 비슷할 거 같습니다. 그래서 일단 네이년에서 신의손 니퍼를 집어오고 감기약을 받으러 동네 병원에 들렀다가 어무이 병원으로 오는 방향으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계획대로 마치고 짐을 내러놓기 위해 집에 들렀다가 다시 병원으로 가려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지금 밖에 나왔다가 다시 골아가는 중이라고 하니 오시는대로 어머니을 보여드리겠다더군요. 그래서 드디어 중환자실을 들어가 봤는데 투석중이고, 기관을 삽관한 거 말고는 전반적으로 의식도 많이 회복한 거 같고 큰 문제가 보이진 않습니다. 예전에 폐 CT를 설명해주던 의사님하 설명이 많이 회복되긴 했는데 간헐적으로 마치 수면무호흡처럼 호흡을 하지 않는 시간이 짧게 짧게 니티나는 현상이 있어서 호흡 절차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으니 뇌 MRI 검사를 검토중이랍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투석을 하고 있음에도 상태가 그리 나빠보이진 않더군요. 확실히 폐에서 이산화탄소가 많이 빠지다보니 그런 모양입니다. 그래서 어무이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해보고 대략 어차피 저녁은 밖에서 먹어야 할 듯 하-고 기침이 나올 거 같아서 감기약도 먹어야 하겠-기에 정식 면회시간에 오겠다고 하고 중환자실을 나섰습니다.
저녁을 먹고 정식 면회시간에 맞춰 중환자실에 들아가보니 정말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있더군요. 5시에 봤을 대는 간헐적으로 마치 수면무호흡처럼 호흡을 하지 않는 시간이 짧게 짧게 보였는데 그게 굉장히 줄어있었고 부르면 반응하는 빈도가 올라가 있었습니다. 단지 눈을 아직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더군요. 이 추세로 가면 내일이나 모레 병실로 올라갈 수 있을 거 같다고 하길래 다행이라며 내일 아침에 오겠다고 한 뒤 중환자실을 나섰습니다.
사건은 오전 2시에 온 전화밸 소리로 시작되었다. 예감이 그리 좋지 않다. 이 시간에 오는 전화라면 역시나 잘못 온 전화가 대부분이고, 정말 용건이 있는 전화라면 뭔가 급박한 일이 생긴 상황인 것이다. 기침감기에 시달리며 막 잠을 자려던 우마왕이 핸드폰을 들어 번호를 살펴보니 병원이다. 받아보니 간호사기 아니라 무려 어무이의 담당의다. 어무이가 1시간 전 부터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게 나와서 중환자살에 들어가 최악의 경우, 기도삽관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한다. 중환자실에 기관삽관이라.. 전자는 몰라도 후자는 솔직히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래서 만일 중환자실을 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산소를 최대압력으로 주입하면서 환자가 버티기를 바랄 수 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 어무이의 가슴에 꽂아놓은 PCD의 배액상태가 그저 그랬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빨리 진도를 뽑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잘 아시다시피 중환자실이라는 곳은 응급상황에 대해 가장 빨리 대처할 수 있는 곳이지만 어무이의 현재 상황에선 들어가면 정상적으로 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보호자의 면회가 통제되는 곳이니 최악의 경우, 임종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내일 PCD 관을 하나 다시 꼽아보겠다는, 아직 해볼 게 남아있는 상황이고, 아직 의식을 갖고 있었던데다 입원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으니 아직 그냥 보내드릴 수는 없었다. 먼역 본인이 그런 경우 어떻게 해달라고 말을 했다면 그 뜻에 따르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다. 그러니 포기하겠다고 할 수는 없다. 그래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다.
예전엔 중환자실 면회시간은 7시 20분이었는데 이제 내부 규정이 바뀌어 오전 면회는 9시 30분에서 10시이다. 아무튼 중환자실에 들어갔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간병인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이기도 해서 간병인 비용을 찾아 정리하고 중환자실 앞으로 간다. 시계를 보니 9시. 시간이 좀 남았길래 상황설명을 듣고, 병실 이동에 대한 후속조치응 준비하기 위해 애초의 병동에 올라갔는데 우마왕을 본 간호사가 담당의에게 연락해보더니만 지라에서 기다려달란다. 시간이 지난다. 이제 증환자실 면회가 시작되는 9시 30분이 다 되어가는지라 안오시니 중환자실로 가겠다고 하자 간호사가 중환자실 간 게 아니라 엑스레이 찍으러 가셨단다. 중환자실 앞에 계신 아버님에게 전화를 해서 병실로 올라오시라고 말씀드린 뒤 전공의를 기다린다. 곧이어 나타나신 교수님하의 설명은 현재 상황의 심각성과 맞지 않는 거 같다. 담당의는 예정대로 PCD를 하나 더 꽂아볼 거고 그게 성공적으로 작동하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테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10시가 되자 아버님이 전날 종부성사를 신청해뒀다며 신부님과 수녀님이 오셔서 종부성사를 진행한다. 종부성사를 하니 아버님, 또 횡설수설하시는 게 정신줄을 놓으셨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일단 상황을 정리했다. 만일 돌아가신다면 어디서 장례를 치를 것이냐부터 해서 장례 방식, 그외 기타 등등에 대해 정라룰 하자고 했다. 상황이 다급하니 옵션은 병원 또는 성당인데 우마왕은 개인적으로 매장보단 화장을 고려중이었지만 시간 내에 화장 이후의 안치 장소를 구할 수 있을까가 의문이었다. 그래서 성당의 장례를 담당하시는 분에게 성당의 장례절차에 대한 대략적인 아웃라인을 듣고 싶었는데 성당 묘지는 굳이 영안실을 성당에 모시지 않더라도 매장이 가능하단다. 비용 자체도 그리 나쁘지 않다. 그러나 기초적으로 소요되는 비용들, 즉 묘지비용과 영안실 사용비용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 수 있었지만 나머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거기에 해당 업무를 담당하시는 사무장이 아직 출근을 안 해서 그 이상은 자신도 알 수 없으니 사무장이 출근하는 오후 2시 이후에 다시 와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단 귀가하여 시계를 보니 막 정오가 다 된다. 병원에서 감기 주사를 맞고 조금 잠을 잘 수도 있을 거 같다. 그러나 다시 병원에서 전화가 온다. 새 PCD를 설치해야 하니 와서 동의서를 쓰라는 게다. 안 쓸 수도 없기에 병원에 다시 가서 동의서를 쓰고 병상에서 이동식 병상으로 어무이를 옮긴 뒤 시술을 기다리는 사이에 병원 장례식장에 대한 안내를 듣고 왔다.
\ 시술은 대략 3시에 끝났고 몸에 꽂힌 관이 하나 더 늘었으니 병실로 올라가 병상으로 넘기기엔 간호사나 간병인의 악력을 믿을 수가 없다. 결국 병상으로 어무이를 옮기고 다시 성당으로 가기 위해 병원을 나섰다.
하지만 성당 사무장의 말도 아까와 그리 다르지 않다. 아직 돌아가신 것이 아니니 뭐라 말은 할 수 없고 돌아가신 이후에 성당의 연령회장이란 분과 연럭해서 상의해보는 게 빠를 거라고 한다. 일이 닥치면 어떻게 해결되겠지....라는 마인드와 그러면서도 정작 비용자출은 최소화하고 싶은 욕심이 겹친 아버님의 얄팍한 생각에는 머리가 흔들어지지만 그러면서도 성당이 알아서 잘 해줄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좀 어이가 없다.
다행히 저녁이 지나 밤이 되면서도 별 연락이 없는 것을 보니 당장 비상이 걸릴 거 같지는 않다. 그나마 다행이긴 하지만 발렌타인 데이에 건진 아잍템이 장례식장 견적서라는 건 뭔가 참 그런 기분이다.
다시 병원을 옮겼습니다. 한지도 아언 한 달이 되어가는군요. 그러고 보니 어느덧 다가온 설 연휴. 즐거운 설 깉은 건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간병인 아주머니의 복지를 위해 이틀간 휴가를 주느라 48시간 동안 병원질을 하고 복귀했습니다. 역시나 매일 빨래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겨울이라 가능한 일이지 싶습니다만......
그러고보니 한달간 병원질에 대한 포스팅을 하지 않았군요. 상황을 정리하면 병원을 옮기고 여러가지 검사를 다시 해봤습니다. 그전에 X레이만으로는 확실하게 상황을 알 수 없었는데 CT를 보니 상황을 알 수 있겠더군요. 정리하자면 흉부에 찼던 물이 오른쪽 폐를 압박하여 폐가 완전히 찌그러들었고, 그 공간을 물이 채우고 있었습니다. 이 물의 정체는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순환계의 문제로 새어나오는 물이고, 다른 하나는 악성종양에 의해 생기는 물입니다. 검사 결과 물에서 종양세포가 발견되진 않았지만, 즉 일단 종양과는 무관해보이지만 투석으로 빠지지 않는 경우이고, 이것을 오래 두면 감염에 이은 패혈증의 가능성이 있어 관을 꽂아 배액시키기로 했습니다.
처음 빠지던 물은 비교적 빠르게 빠졌고, 오랫동안 고여있던 것이라 그 동안 고여있던 죽은 피라던지 기타등등이 섞여 있어 검붉은 와인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러한 느낌의 물이 약 2리터 정도를 빼냈습니다. 그 결과 눌려있던 폐가 어느 정도 정상을 찾아 CT상에 검은, 즉 공기가 차 있는 영상으로 나타닜습니다만 여전히 절반 정도 남아있는 상태여서 현재로선 관의 위치를 몇 번 바꿔가면서 추가적으로 배액중입니다. 현재는 거의 로제 와인 클래스와 화이트 와인 클래스의 중간 색조를 띠는 물이 배액중입니다.
물이 좀 빠지면서 내부적 표지자들은 긍정적으로 바뀌긴 했습니다만 아직 산소 나젤을 떼기에는 2%쯤 모자란 상태입니다. 거기에 감염 우려를 막기 위해 경관식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라 외부적으로 크게 나아진 것은 없는 상태입니다. 일단 최선의 치료방법은 몸에 찬 물을 빼는 것인데 이 과정이 예상대로 이뤄진다면 최소한 다시금 요양병원으로 전원이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될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예정대로 물이 완전히 빠지고, 폐가 기능을 되찾는다 하더라도 일시적일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일단 물에서 종양세포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몸에 차 있는 감염성의 물이 어디에서 온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이 많기 때문이죠.
우려되는 부분은 여러가지 이유로 컨디션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어떤 결과가 나오던 이번 달이 고비가 될 거 같습니다. 아무튼 계사년의 시작은 좀 복잡합니다.
어무이를 다시 강북삼성병원으로 옮겼습니다. 병원을 옮겼습니다를 포스팅한 뒤 정확히 52일만입니다.
전원 당시 우마왕이 원했던 것은 병원을 옮겼습니다 포스팅에서 써 놓았듯 재활치료를 못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지도 않으니 운동능력이 점점 떨어지는 거 같으니 투석과 재활이 동시에 가능한 요양병원에서 좀 오래 유지치료를 해봐야 겠다 였는데 실질적으로 해당 요양병원은 환자의 치료보다는 케어, 정확히 말해 편안한 임종을 목적으로 하더군요. 잘못되었다고 말할 것은 아닙니다만 결과적으로는 최소한 우마왕이 바라는 방향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었던 셈입니다.
요양병원은 간병인 1인이 5~6명의 환자를 보는데 간병인에게 지급되는 비용이 그들의 노력에 비해 적기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이직이 잦고, 따라서 국내보단 주로 중국, 특히 연변쪽에서 들어오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문제는 어무이가 입원했을 당시의 간병인이 상대적으로 꽤나 성의있게, 그리고 유능하게 잘 케어를 해준 경우라는 거죠. 이후 보충되는 간병인들의 퀄리티는 그야말로 천차만별인데 마지막 간병인의 퀄리티는 참 난감한 수준이었습니다. 뭐랄까 자신이 열심히 해서 원하는 수준의 돈을 벌겠다라기 보다는 그저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힘만 든다...는 느낌이 그대로 묻어나더군요. 그 바람에 2013년에 들어서서 1월 7일 당시, 어제는 하루종일.) 포스팅에도 좀 언급을 했는데 입맛이 없다고 식사를 하지 않는다....로 요약되는 어무이의 문제와 간병인의 능력부족, 열의부족이라는 문제가 겹쳐 부 방향의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어무이의 건강이 악화되었던 겁니다.
사실 2013년에 들어 병원쪽에서도 어무이의 건강에 대한 두어가지 문제를 지적했었는데 우마왕의 생각으로는 그 정도는 요양병원 수준에서 대응이 가능할 거고, 실제로 그럴 능력도 있었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가령 폐에 물이 좀 더 찬 거 같다는 문제는 영상적으론 크게 문제라고 할 건 아닐 거 같다는 1월 10일 당시 종양혈액내과쪽 소견이 있었고, 1월 11일에는 그간 금식중이던 어무이가 드디어 식사를 좀 하기도 한데다 정말 입맛이 없어서 식사를 못하는 게 문제였다면 경관삽입후 유동식으로 컨디션을 유지시킬 수도 있을 거 같은데도 적극적인 조치보다는 소극적인 조치로 일관하다가 12일되서 임종가능성을 운운하더니 보호자가 자기네 병원에서 임종관리를 한다는 동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원시킨다며 강북삼성병원으로 다시 전원하게 되었던 거죠.
처음엔 응급실로 들어갔지만 이때까진 기력부족을 컨디션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였기에 뭔 임종 운운인가 싶었지만 워낙 베이직 상태가 상태니 만치 오후 3시쯤에 입원조치되었습니다. 병실은 다시 신관 14층, 예전에 입원했던 병실로 도로 갈 뻔 했는데 간병인 또 교체 (부제 : 이웃의 진상환자의 주인공께서 그 자리에 다시 입원하고 계시더군요. 다행히 이전에 있던 간호사님하가 침대 위치가 안 좋은 거 같은데 마침 다른 병실에 지금보다 나아보이는 자리가 있으니 그리 입원하라고 제안하더군요. 재빨리 그러겠다고 하여 진상할머니에서 떨어지는데 성공했습니다. 오늘 하루/이틀로 정말 임종이라면 몰라도 조금이라도 입원이 길어진다면 결국 간병인을 써야 하는지라 그 진상 할머니와 한 방에 있게 된다는 것은 결코 찬성할 수 없는 상황이니까요.
어쨌거나 전원 당일 간병인을 구할 수 없었던 상황이라 당일밤, 혹은 월요일까지 병원에 있어야 겠다 생각했는데 어무이는 이날 저녁 죽을 반공기나 먹으며 경관을 빼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이 되니 확실히 문제를 알겠더군요. 낮에도 흡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 보였는데 밤이 되니 신체기능이 저하되면서 정말 문제가 있음을 분명히 인지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가래가 끓는듯 한 소리와 함께 호흡이 비효율적이라 그런지 산소포화도는 점차 저하되었는데 막상 가래를 기계로 배려 해보니 가래가 많이 나오는 건 또 아니더란 말이죠. 그러고도 막상 디퓨저를 끄면 호흡시의 끓는 소리가 그대로 이어지더란 말이죠. 뭐랄까 요양병원측에서도 임종운운의 위험성을 말할 이유가 있긴 했던 겁니다.
아침이 되자 결국 코에 산소 나젤을 끼웠고, 경구로 식사가 가능할 거 같지도 않아 경관도 다시 끼웠습니다. 처음에는 이래저래 반항하던 어무이도 지쳤는지, 아니면 현 상태를 인정하기로 했는지 더 이상 경관삽입에 저항할 생각은 안하더군요. 산소 나젤을 끼우자 일단 어느 정도 상태가 안정되고, 생각보다 빨리 간병인이 올 수 있다(일요일 14시)는 연락이 온데다 토요일 아침의 수면부족 위에 시간마다 가래를 빼려다 보니 밤을 꼬박 새우면서 더욱 난감해진 수면부족의 판단력 저하에 더해 복장선택의 미스 - 즉 겨울이라 동계용 작업복을 입고 갔더니만 종합병원의 기온유지 능력은 놀랍더군요 - 로 인한 생리적 불쾌감 (수면부족도 수면부족이지만 땀과 열기에 시달리는데다 샤워를 못하니 컨디션 저하 끝내주더군요)이 더해지면서 전체적 반응능력과 인내력 저하가 느껴지는데다 오늘 아버님 생신이라고 친가쪽, 외가족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온다기에 간병인님하가 오고 비용조정 및 인수인계를 끝으로 일단 병원에서 이탈했습니다.
주말 사이 약간 개선된 기온의 영향으로 1월 한파에 얼었던 수도가 녹아 물이 나와야 하는데 12월 한파 종결시처럼 얌전히 넘어가나 했더니 이번에는 쌈빡하게 추웠던 2월 첫주.... 그리고를 포스팅했을 때의 그 상황을 재현했습니다. 옙 얼었던 수도가 녹으면서 세탁기 급수구를 방법한 거죠. 밤에 이 지랄을 했으니 다음날 해뜨고 재도전을 시도하기로 했는데 조금 괜찮다 싶으면 터지고, 다시 조이면 터지고....를 반복하다보니 시간가는줄 모르겠더군요. 어떻게 간신히 상황을 정리하고 보니 아뿔싸 해가 떨어진 겝니다. 시간도 늦었고 컨디션도 별로인데 영감님도 일이 있어 어무이 병원에 안 가셨더니만 투석 운반 뒤 집에도 못 가게 하고, 식사도 안하고 하면서 심통을 부리시더라 이거죠. 애도 아니고....-ㅅ-;
아무튼 이래저래 일정은 일정대로 꼬이는데 컨디션이 더욱 저하되네요. 뭔가 획기적인 방책은 없나 생각중입니다.
식사후 눈치우기로 겨울철에 부족해지기 쉬운 운동을 보충하라는 무슨 시민들을 위한 복지정책이기라도 한 양 눈이 팍팍 쏟아지는군요. 시간은 20시 무렵이던가? 눈치우러 나와 기념삼아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사실 좀더 ISO가 높은 좀 더 비싼 카메라라면 어둠속에서 눈발을 잡아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수준이 아닌게 아쉽습니다.
넓지 않은 마당에서 눈을 한 다섯삽 퍼내 몰고 나와보니 골목도 눈으로 가득입니다.
좌측에 빛이 있는 부분에 무슨 비처럼 쏟아지는 것이 보이는데 이거 눈 맞습니다.
한번, 아니 두번 쓸어낸 곳과 그렇지 않은 장독(보다는 화분이 대부분이네요)사이의 눈이 짧은 시간동안 온 눈의 양을 대변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오늘 두 번째 눈 치우기였습니다. 9시 정도에 한번, 10시 정도에 한번, 아침에 한 거 합치면 도합 네번 치운 셈입니다. 뭐랄까 평지에 있는 집이라면 이런 고생까진 안할 수 있을텐데 이럴 때는 집의 지리적 위치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나마 이 정도에서 그쳤기에 망정이지 오후 8시처럼 밤새 퍼부었다면 말 그대로 대폭설로 고립되었을지도 모릅니다.
닭 시대 1년차는 눈으로 시작해서 그런가 좀 뿌옇긴 하지만 어쨌거나 2013년의 첫 날이 밝았습니다. 물론 아직 용의 해는 가지 않았으므로 뱀의 해입니다...라고 말할 이유는 없겠습니다만
닭의 시대 첫 해는 법을 바꿔 - 당분간 어쩌면 꽤 오랫동안 - 무이자 할부가 사라짐으로서 과감한 지름이 어려워졌습니다.... 지름이건, 생필품이건 물품의 조달비용이 올라갔다는 점에선 영 껄끄럽습니다. 약간 아쉬운 건 입하된 걸 모르고 있다가 마지막 무이자할부의 혜택을 보지 못했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사이트 보안구조가 병신이라 지불과정중에 자꾸 에러를 내서 결국 무이자할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일반할부로 갔는데 워낙 세일즈할 마음이 없는 동네라서.....)
애니웨이 2013년에는 큰 일은 이루기가 어려우니 접어두더리도 우마왕 개인과 주변 분들에게 긍정적인 일들이 구체화되길 기대합니다. 우마왕 개인으로 한정하자면 우마왕에게 낚여 투자해줄 출판사도 좀 생기고, 그렇게 나온 책들이 제법 팔려주길 기대하고, 스퍼스가 NBA2012-13 타이틀을 따고, 마지막으로 어무이가 걸을 수 있게 되어 병의 관리가 한결 쉬워지며, 덤으로 로또 1등이 강림하사 계획한 일들을 과감히 질러버릴 기회가 찾아오는 소소한 일들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되어 2013년 마지막날 그래도 소소한 일들은 이뤄졌구나라며 미소지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Welcome 2012 ! Happy New Year !를 포스팅할 때만 해도 쥐의 시대 마지막해인만치 倭鼠와 그 일족을 때려잡는 한 해가 되길, 우마왕이 아는, 긍정적으로 기억하는 분들에게 복이 오고, 건강하기를 기원하며, 로또 1등 한 번 되고,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다섯번째 우승을 기원했었습니다.....만 쥐의 시대가 끝나고 사람의 시대가 될 줄 알았더니 닭의 시대 1년차가 되고 말았고, 어무이는 작년까지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이제 장기 입원 루트를 타고 있으며, 우마왕 개인적으로는 내놓을 것은 제법 쌓았으되 내놓을 곳을 여전히 찾지 못했으며, 로또 1등의 꿈 또한 여전히 꿈인 상태이며,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여전히 우슨 페넌트를 올리지 못한 아쉬운 한해였습니다.
더하여 토마스 옌츠옹이 티거 관련 저작들을 내놓지 않고 별세하신 것도 아쉬웠던 한 해로군요. 그나마 긍정적인 것을 찾아보자면 마야달력의 인세멸망이 이뤄지지 않은 것 뿐이려나요?
어쨌거나 아쉬움이 많았던 2012년이 이렇게 지나갑니다. 닭의 시대 1년차가 되어버린 2013년의 도래를 환영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쥐의 시대가 끝났다는 자그마한 희망만을 담아 주길 기대할 따름입니다.
AMPS의 회장, Roy Chow 씨에 따르면 Das Heer의 전차 및 장갑차량 연구 분야에서 Walter J Spielberger와 쌍벽을 이루던 대가, Tom Jentz옹이 지병으로 타계하셨답니다. 대가의 발자국을 따라가기만 하던 후학으로서 아쉬움과 안타까움 그리고 슬픔이 교차하는 기분입니다. 그럴 입장은 아니지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염통이 쫄깃해지는 하루라는 포스팅에 적었던 대로 화요일의 건강검진 내시경 검사에서 식도에서 종양이 발견되어 조직검사를 한다고 했는데 그 결과가 오늘 나왔다. 사실 식도의 종양이라는 것이 그리 좋은 게 아닌지라 염통이 쫄긴해지는 한 주를 보내고 있었던 셈인데 다행히(물론 누군가는 불행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도 예상대로 악성은 아니지만 4~6개월 뒤 검사를 다시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판정을 얻었다.
다행이란 생각이 절반, 그 병원 채혈 후유증이 좀 있어서 안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반 정도다.
2010년 1월 18일에 한파 후유증이라는 포스팅으로, 작년 2월에는 쌈빡하게 추웠던 2월 첫주.... 그리고라는 포스팅으로 집안 수도관 동결사고를 포스팅한 적이 있었는데 올해는 무려 12월 상순임에도 불구하고 어디서 얼어붙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수도관이 클리어하게 얼어붙은 듯 하다. 그야말로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다. 겨울 준비가 완전히 이뤄질 수도 없는 시기라 타격이 두배쯤 될까? 어쨌건 빨리 날이 좀 풀려 수도관이 좀 녹아야 할텐데 싶은 생각이 있다. 그리고 이게 다 失用鼠族 때문인게다.
1. 오늘은 이런 일 저런 일들을 해야겠다고 계획은 많았는데 본격적 첫눈 강림.
2. 계획은 눈치우느라 모두 꽝. 12월 초 치곤 조금 과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약간.....
3. 오늘 온 눈은 젖은 눈이라 눈싸움이나 눈사람 만들기엔 나쁘지 않았을 지 몰라도 치우는데 2배쯤 힘든 듯.
한 시대의 이콘 하나가 다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집니다. 1961년에 취역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으니 취역한지도 어언 반세기가 흘렀네요. 엔터프라이즈와 노틸러스라는 이름은 항상 시대를 뛰어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을 담아 붙여졌고, 고유명사는 아니지만 어느 사이 고유명사 이상의 캐릭터라이즈가 되어버린 그 이름을 붙인 오브제들은 항상 그 이름값을 해내왔지요. 이제 다음 엔터프라이즈는 뭐가 될까요? 스타트렉? 아니면?
오늘 강북삼성병원에서 응암동에 위치한 요양병원으로 병원을 옮겼습니다. 어무이가 입원하셨습니다.를 포스팅한 것이 지난 4월 30일이었고, 실제로는 4월 29일에 입원했으니 어언 7개월간을 입원해 계셨으나 가시적인 차도는 보지 못한채 처음으로 전원이란 걸 해보게 되네요.
2주전 수요일, 재활치료를 못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지도 않는 어무이를 보노라니 아무래도 투석과 재활이 가능한 요양병원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어 담당의에게 지금 어무이의 건강상태가 전원이 가능한 수준인가를 물어봤죠. 무엇보다도 재활을 못 받으니 운동능력이 점점 떨어지는 거 같아서 재활치료가 필요한 것 같다고 했더니만 바로 전원 조치를 하는 걸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그 동안 계속 알아본 바로는 재활은 가능한 병원은 제법 많고, 투석이 가능한 요양병원도 이제 슬슬 늘어나던 추세던데 투석을 하면서 재활치료까지 가능한 요양병원은 그리 많지 않더군요. 처음 고려했던 병원은 투석실은 있지만 재활이 되지 않아서 문제였구요. 그러다가 진료협력과와 상담해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지난주 수요일에 진료협력과와 상담을 하면서 투석이 가능할 것. 재활이 가능할 것, 마지막으로 서울시내, 가급적 강북삼성병원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는 요양병원이 현재 찾는 조건이라고 했더니 알아봐주겠는데 내일은 행사라 어렵고, 모레(지난주 금요일) 오후 4시쯤에 와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두 군데를 추천받았습니다.
브로셔로 판단해볼 때 한 곳은 건물 하나에 투석실과 재활실이 있는 곳이고, 다른 하나는 투석실은 있는데 재활치료가 되지 않는다고 들어서 포기했다던 병원이었습니다....만 재활치료가 된다고 하더군요. 바로 직접 알아보러 가려 했지만 금요일 오후라 깔끔하게 포기하고 다음주 초반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엔 간병인이 사정이 있다며 일요일~월요일에 걸친 24시간 휴가를 달라고 하길래 화요일부터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이런 저런 일들이 겹치면서 하루에 한 곳씩 돌아봐야 할 거 같은 일정이 되더군요. 즉 화요일에 한 곳, 수요일에 한 곳을 돌아야 할 상황인 겁니다. 우선 갔던 곳은 브로셔상에 건물 하나에 투석실과 재활실이 있는 병원입니다. 같은 동네지만 접근성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더군요. 상담 담당자의 설명도 괜찮았고, 1층에 위치한 투석실은 꽤나 깔끔해보였으며 다른 시설들도 그럭저럭 괜찮더군요. 단지 병실 분위기가 웬지 모르게 칙칙해보인다는 점이 좀 그랬지만 노인들 많은 요양병원이라 그런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단지 어무이 코에서 디텍트되는 항성제 내성균, MRSA가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격리실이 필요한 경우 추가비용이 들어간다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일단 그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보다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적인 것인데 단순 방문으로는 그거까지 알아볼 방법은 없죠. 어쨌거나 첫 번째 병원에서의 입원 상담이 생각보다 일찍 클리어하게 끝났기에 처음에 생각했던 하루에 하나씩이 아니라 아예 두번째 병원까지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과연 두 번째 병원을 가볼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마음 한 구석에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오늘안에 두번째 병원을 다 돌아보는게 좋겠다는 생각에 두 번째 병원으로 갔습니다.
두번째 병원은 그 동네에 세 개의 건물을 갖고 있는 병원입니다. 이전에 듣기로는 투석실은 아마도 노인병원쪽에 있어서 요양병원 환자는 병원 차량으로 옮겨다 실어준다고 들었기에 좀 불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노인병원으로 찾아가보니 해당 상담은 노인병원이 아니라 요양병원으로 가야 한다더군요. 의사 왈, 여기서 찾아가기 어려우니 병원차량이 올테니까 그걸 타고 가랍니다. 그래 그걸 타고 편하게 요양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원무팀장이라는 친구와 상담을 시작했는데 상담에서 들은 충격적(?)인 야야기가 있었으니, 투석실과 재활실이 모두 노인병원이 아니라 요양병원 건물에 있다는 겁니다. 투석실은 7층에 있는데 투석시간은 끝나서 사람은 없지만...하면서 보여주는데 분위기가 나쁘지 않더군요. 그리고 병실 분위기가 앞의 병원만큼 칙칙하질 않더란 말이죠. 이렇게 되면 앞의 병원에 별로 꿀릴게 없는, 결과적으로는 양자의 조건이 사실상 같아집니다.
그래서 강북삼성병원의 퇴원 일정 확인해보고 아버님과 상의해서 최종적으로 결정해서 알려드리겠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그래 수요일에 좀 편하게 강북삼성병원에 가서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아침에 전화가 옵니다. 어제 상담했던 첫 번째 병원의 원무담당입니다. 아무래도 MRSA에 대해 좀 까칠하게 말한 게 마음에 걸린다고 판단한 모양인지, 그건 일반병실 처리가 가능하다는 안내전화였습니다. 그리고 우마왕은 그 시점에서 병원을 후자로 결정했습니다. 다른 무엇 때문이 아니라 아침 일찍 전화해서 깨우거나 방해하는 걸 싫어하는데다 수요일 아침은 꽤 피곤했단 말이죠. 만일 양자의 상황에 제법 차이가 있다면 그걸 감안해도.... 먼저 간 병원을 선택했을 수 있지만 조건은 양자 모두 큰 차이가 없었단 말이죠. 만약 그 전화가 없었다면 첫번째 병원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좀 더 높았으니 말입니다. 전쟁이란 뭔가 획기적인 것을 해내서 승패를 가르는 경우보다는 실수를 얼마나 적게 하는가가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이 딱 그짝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저런 확인을 받고 오늘 11시에 강북 삼성병원을 아웃하여 두번째 병원으로 전원했습니다.
뭐 이런 저런 의료적확인중에 심폐소생술을 거부동의서라는 걸 보여줍니다. 아무래도 노인요양병원이다 보니 긴급상태 발생시 심폐소생술이 소위 식물인간 상태의 연명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을 때 차라리 그냥 죽는게 낫겠다고 생각하는 환자 / 보호자들이 있다보니 확인을 해보고 싶었던 모양인데 우마왕은 그런 쪽은 생각해보지 않았던지라 조금은 헉스하더군요. 뭐 이런저런 절차들을 마치고 나니 1시 반이 되었는데 요양병원이라 그런가 방문객에 대한 배려 - 특히 공간면에서 - 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 아버님이 좀 안절부절하더군요. 그래서 끌고 귀가하기로 했습니다. 전원 첫날은 그렇게 종료되었습니다. 내일은 욕창방지용 에어매트리스의 대여 가능여부와 조건을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대여할 생각입니다. 또한 재활 치료 문제에 대해서도 좀 상의를 해봐야 되겠죠.
시작은 일요일일 겁니다. 투석을 마치고 병실로 올라온 다음날 아침, 입원 17일차의 수술로 연결한 어무이의 인공혈관에서 피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더군요. 처음 잡아본 사람은 놀랄 정도의 피의 흐름이 느껴지는 것이 인공혈관인데 전혀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라는 게 헉스한 일입니다. 일단은 전주 목요일에 왼팔 어깨 근처, 상완근 윗부분에 뭔가가 생겨 항생제 투약의 효과로 줄어들고 있다고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부실한 하체 때문에 일어나거나 서지 못하는 건 여전하지만) 지난주 목요일에 보험과에서 장기 입원에 따른 퇴원을 요구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회복중이었던 와중에 생긴 문제였단 말이죠. 아무튼 간호사에게 말은 했습니다만 교수님하가 나오지 않는 일요일의 일이니 보고만으로 끝났단 말이죠.
[#M_일요일에 있던 사건 사고들|접기|사실 일요일은 몇 가지 개그스런 일들이 있었는데 최근 잘 써먹고 있던 USB를 분실할 뻔 한 겁니다. 병원에서 간병을 하면서 작업을 하려고 노트북과 USB를 들고 갔는데 병원에 가는 도중에 택시에서 좀 정신없는 일이 생겼는데 병원에 들어가보니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USB가 보이지 않는 겝니다. 데이터를 copy가 아닌 move로 가져간 거라 작업한 거 다 날린 줄 알고 약간 의기소침했었는데 위생상의 사고가 폭풍처럼 들이닥친 하루를 마치는 바람에 두 배로 힘들었단 말이죠. 문제는 집에 들어와보니 잊어버린 줄 알았던 USB가 의자밑에 얌전히 떨어져 있더란 말이죠. 하루를 공친 건 아쉬웠지만 장시간 작업한 게 살아있다는 사실에 그야말로 피로가 한 순간에 사라지더군요. 택시를 타고 갈 때가 아니라 그 이전에 바지 주머니를 탈출하여 의자밑에 떨어져 있었던 모양입니다.
안심하고 잠을 자려던 월요일 새벽에 골때리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안방에서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나더란 말이죠. 쿵 하는 소리에 달려간 우마왕의 눈에 침대에서 떨어졌다 일어서시는 아버님과 침대의 베게쪽에서 버석거리며 기어가는 바퀴벌레가 눈에 들어오는 겝니다. 바퀴벌레를 처절히 응징해주고 아버님한테 어찌된 일인가를 물었더니 대체 어디서 들어온 건지 알 수 없지만 대짜 상국바퀴가 안방 침대위로 올라가 주무시던 아버님을 건드렸고, 뭔가 기묘한 게 건드린 바람에 놀라신 아버님이 침대에서 떨어졌다는 겁니다. 다행히 뼈가 부러진 거 같진 않길래 아침에 한의원 열면 침이라도 맞아보시라고 했는데 다시 좀 더 자려고 할 때였습니다.
그런데 월요일 새벽부터 전화가 옵니다. 전에 젠장맞을 월요일 #1.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흉부외과는 정말 부지런하단 말이죠. 교수남하가 보호자를 찾고 있으니 빨리, 7시 30분까진 와주셔야겠다는군요. 그래 병원 가보니 교수님하 말씀이 팔을 구부리고 자거나, 그외 알 수 없는 이유로 인공혈관으로 들어가는 혈류량이 줄어들 수 있다며 스탠트를 써서 좁아진 곳을 늘려볼 생각인데 만일 이게 터지면 건보 적용이 되서 비용이 적게 나오지만 터지지 않으면 건보 적용이 되지 않는 비보험 수술이 될 수 있답니다. 크게 위급한 건 아니지만 내일 투석을 해야 할테니 오늘 5번째로, 아마 오후 늦게나 저녁 무렵에 수술을 할 거랍니다. 그래서 동의서에 싸인해주고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오전 8시 업무 시작을 기다렸다가 신장내과에서 흉부외과로 전과수속을 밟고 돌아왔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모두들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사실 비가 오고 좀 피곤하길래 서대문 로터리까지 걸어가는 게 헉스해서 병원에서 택시를 탔는데 이게 패착이었습니다. 빌어처먹을 택시 기사가 그야말로 빙빙 도는 경로를 따라, 심지어 철도건널목에서 기다리기까지 하면서 돌더군요. 대략 2500원 정도로 끝날 코스를 4000원 가까이 내게 만드는 기염을 토했달까요? 택시기사 시발라마!! 확 사고나 나라 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짜증이 나더군요.
단 월요일이고, 수술하는 날이니 겸사겸사 아마 7~8시 정도면 수술이 끝날 거라며 침인지 물리치료인지 받고 오신 아버님을 모시고 병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6시가 지나도 수술방에 들어갈 생각을 안 하는 겝니다. 7시 좀 안 되서 연락이 왔는데 중간에 수술이 길어져서 바로 전 환자가 이제사 수술방에 들어갔다네요. 그 말은 8시에서 9시쯤 되야 수술이 가능해진다는 야급니다. 그래서 아예 밥을 먹고 기다려야 할 거 같다고 밥을 먹으러 갔다 왔습니다....만 여전히 들어가지 않는 겁니다.
그제사 따지러 가보니 마침 수술하러 오라는 연락이 왔다며 수술실로 모시고 가랍니다. 이송반과 함께 어무이를 옮겨 수술실에 모시고 간 뒤 그 앞 대기실에서 노트북을 펴놓고 밀린 작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만 뭐 사실 이게 잘 될리는 만무하겠죠. 그런데 수술이 점점 길어집니다. 인내가 바닥을 칠 무렵인 거의 자정쯤에 교수님하가 나와서 파김치가 된 모습으로 지금 수술을 하고 있는데 접힌 부분의 혈관이 줄어든 게 아니라 상완부 피하 정맥 자체가 쭈글어들어서 몇 군데를 늘렸고, 그 와중에 세 군데쯤이 터져서 인공혈관으로 교체를 했는데 이것으로 끝내기엔 지금 남아있는 정맥의 기능을 믿을 수 없다며 아예 깊은 곳에 있는 정맥에 인공혈관으로 바이패스를 뚫어 피하 정맥이 말라붙어도 투석이 가능하게 수술을 하고 싶은데 인공혈관이 2개까진 보험이 되지만 3개 이상이 되면 심평원에서 비보험처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또 수술을 하는 거보단 갈라놓은 김에 아예 좀 더 깊이 연결하는 게 낫겠다는 야그니 어쩌겠습니까? 한 김에 그냥 하자고 해야죠. 또 가를 수는 없으니까요.
결국 부분마취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네시간이 넘은 1시 20분이 지나서야 간신히 수술이 끝났고, 이런 저런 걸 정리하고 오니 새벽 2시입니다. 사실 오늘이 (왜 음력으로 세는 건진 모르지만) 이모님 기일이었는데 이래저래 같이 밤을 밝히고 있게 되었던 모양입니다. 다음날 투석을 하러 가보니 투석은 가능했던 게 수술은 별 문제없이 잘 된 모양입니다.....만 투석실에서 만져보니 피의 흐름이 좀 약하게 느껴지더군요. 지금까지는 좁아지던 정맥을 흐르다가 이제 통로가 좀 늘어나 여유가 생겼기 때문인가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처음 수술할 때만 해도 낙관적이었는데 이렇게 원치 않는 사이드이펙트가 생기고 보니 이젠 낙관적으로만 볼 수도 없는 상황이 된 거 같습니다. 그래도 잘 될 거라 믿어야겠죠._M#]
어제, 아니 오늘 새벽에 잠들때 까지만 해도 오늘 계획은 분명히 그랬다. 방을 좀 정리해주고, 새 PC와 기존 PC가 해야 할 미션들을 나눠서 뭔가를 해보고 병원에 갔다 와서 밤에 슈스케4 4화를 보개 되면 그럴 듯한 하루가 될 것이라고 말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어제가 하루 종일 미끄러지고, 헛디디고 뭐 그런 일들이 이어졌기 때문에 오늘 하루는 좀 빡세게 돌려보고 싶었던 건지도 몰랐다.
그러나 머피의 법칙은 오늘도 그모양이었는지. 원인은 알 수 없는데 어제, 아니 오늘 새벽까지 멀쩡했던 기존 PC의 IE가 최근 며칠간 삼전을 비판했다고 삼전의 해킹이라도 당했는지 창만 열면 각종 광고가 난무하고 있었다. 원인을 알아야 대처를 하지, 심어진 것들을 제거했는데도 정신없이 공세가 이어졌다.
이렇게 기존 계획은 완전히 흐트러지면서 대 목마 작전에 모든 역량을 투입할 상황이 되어버렸다. 예상외의 상황을 맞으면 어이가 가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이 딱 그랬다. 결국 자정이 다 되어서 기존 백신들야 작동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온라인 백신에 생각이 미쳐 온라인 백신을 돌리고 있다. 일단 나무말이 두개 잡혔는데 이걸로 끝날 건지, 아니면 내일도 나무말들과 교전해야 할지 알 수 없다.
그나마 다행한 일은 새 PC는 멀쩡하다는 것 정도?
p.s... 결국 온라인 백신으로도 직접적인 문제 해결은 실패. 하지만 이후 그 동안 복원이 안되던 시스템 복원점이 작동하면서 무한 광고창 문제는 일단 해결.
1. 인류 최초의 문 워커이자 한국전 참전용사, 닐 암스트롱 옹이 심장 관상동맥 수술 후유증으로 사망하셨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 사인이 심장 관상동맥 수술 후유증이라 하니 오늘 오전에 어무이 입원한 병원에서 벌어진 작은 에피소드가 생각납니다. 어무이의 인공혈관 수술을 했던 모 교수님하가 일요일 아침부터 스테이션에 보이길래 좀 이상하다 싶었더니 어무이와 비슷하게 투석을 위한 인공혈관 수술을 받았던 옆 병실의 환자가 후유증 때문에 인공혈관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으러 내려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어무이는 이런 거 없이 아직 몇 회 뿐이지만 아직까진 팔의 인공혈관으로 투석을 그럭저럭 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 할 거 같습니다.
3. 어무이가 여드레째 대변을 보지 못했습니다. 일단 변비가 있고, 식사량부족에 운동부족이 더해지는데다 항암제의 간접효과도 약간은 있을 테니 당연한 일이지만 변을 보게 되면 몰아서 배출하고, 그러지 않으면 허구장창 안 보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대변을 보지 않으면 간호하는 입장에선 아무래도 편한데 본인의 입장에선 좋을 게 없겠죠. 배변 촉진을 위한 여러가지 조치들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래도 안 되면 관장으로 갈 모양입니다.
7월 23일에 젠장맞을 월요일 그 후 2주 포스팅을 한 지 2주가 흘렀군요. 어느덧 입원 3개월하고도 열흘, 말 그대로 백일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1. 콧줄을 뺐습니다.
뉴케어 하루 800밀리로 열흘 정도의 투입이 꽤 강력했는지 기력이 상당히 올라왔고, 7월 30일에는 콧줄을 떼고 입으로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단 저작보조식이란 이름으로 반찬은 모두 갈아서 말이지요. 반찬의 정체는 알 수 없지만 모두 갈았더니 드시기는 좋은지 밥은 입원 초보다 많이 드신다는 느낌입니다. 그 덕에 안색이 좋아졌습니다. 뭐 부고 돌릴 뻔한 7월 3주보단 다행이라면죠.
2. 왼팔로 투석을 시도하다.
드디어 어제 처음으로 목 부분 카테터가 아닌, 수술했던 왼팔의 인공혈관으로 투석을 시도해봤습니다. 외관적으로는 수술할 때 처럼 부어오르고, 열감이 있던지라 다소간 우려가 있었습니다만 흉부외과에선 나쁘지 않은 거 같다며 해보자 한 바람에 드디어 투석을 시도한 거죠. 우려와 달리 어제 투석은 투석시 사용하는 바늘이 크기 때문에 좀 아프고 지혈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이 정도라면 이제 몇 번 더 해보고 목의 카테터를 빼지 않을까 생각중입니다. 감염우려가 확실히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메리트라면 메리트니까요. 단지, 여전히 항생제 내성균이 디텍트 되기 때문에 투석시간을 옮기지 못하는 게 골치죠.
3. 그러나...
여전히 자력으로 일어나시지 못합니다. 어느 정도는 간병인이 꾀를 부린다는 느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버티지 못한다는 점은 여전하기에 병원내 이동은 침상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꽤 오랫동안 앉아 있을 수 있습니다. 바닥을 친 느낌이랄까요. 뭐랄까 빨리 낫지 않는다고 툴툴댈 일만도 아닌게 그냥 퇴원한 환자들도 많았지만 투석 같이 다니던 옆방 할머니도 다리로 내려가는 혈관들이 막히고 호흡곤란이 발생해 중환자실에서 열흘째라던지, 어무이보다 늦게 입원했던, 자력으로 걸어다니고, 혈관에도 별 문제가 없어서 인공혈관이 아닌, 자가 혈관을 연결했던, 상대적으로 건강했던 할머니가 갑자기 저혈압과 기타등등으로 중환자실에 들어가셨다는데 결국 돌아가셨다더군요. 그런 거 보면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 하는건지도 모르겠고 하더군요.
그저 9월 1일쯤엔 퇴원하실 수 있으면, 아니 적어도 자력보행이 가능해지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을 갖고 있을 따름입니다.
1. 폭염 + 열대야 패키지가 어언 열흘째다. 이럴 때는 부여식으로 네즈미로와 그 일파를 참하여 하늘에 제사를 지내야...
2. 큰아버지가 돌아가셨던 때가 생각난다. 충남의 큰집에 내려가 있었고, 그 주 내내 날씨가 꾸물꾸물해서 개고생을 했다. 덥고 습하고... 심지어 콜라도 펩시였다. ㅅㅂ. 그 때는 날씨라도 맑았으면 싶었는데 귀경해보니 비 한 방울 오지 않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다. 1994년의 일이다.
잠깐 벽쪽에서 쥐가 다니는 것 같은 나지막한 덜커덩 소리가 들리더니만 두 시간쯤 지나 막 집을 나서려는 순간에 뭔가 무너지듯 쏟아지는 소리와 함께 유리가 깨질 때 나는 와장창 거리는 소리가 섞여 들린다. 뒤를 돌아보니 비! 비! 비!를 포스팅하던 당시 잠깐 언급했던 신발장이 붕괴하면서 마루쪽 유리를 강타하여 깨먹은 것이다.
돌이켜 보면 빗물받이를 교체할 때 바닥쪽 빗물받이를 같이 교체했다면 생기지 않았을 일임에도 굳이 30만원씩 들여가며 그걸 왜 바꾸냐며 내비두다가 결국 이렇게 두번씩이나 신발장에 물을 먹이고 붕괴시킨 것이다.(물론 그 때는 공사중이어서 30만원으로 끝나지 지금은 처음부터 다시 해야하니 30으론 택도 없다는 게 에러) 두번째 신발장이 들어올 때도 MDF 재질이라 물이 닿으면 안되니 위치를 바꿔야 한다고 누차 이야기했음에도 그네꼬 히메같은 귀막기 신공을 전개하시며 말을 안 들으시더니만 결국 물을 먹을만큼 먹고 썩어가다 마침내 오늘 완전히 붕괴하고 만 것이다.
신발장 잔해와 깨진 유리들을 치우고 나니 오후가 꼬박 다 가버렸다. 깨진 유리가 한장 뿐이라는 게 불행중 다행이지만 이 빌어먹을 더위속에 안해도 될 노가다를 한 바람에 기력이 팍 떨어졌다. 부모님, 특히 아버님께선 새누리스러운 똥고집은 이제 좀 그만 부리실 때도 된 거 같은데 여전히 학습속도가 지지부진하여 참 골치다.
아침부터 조회수가 심상치 않았다. 정오가 막 지났는데 120을 넘게 찍고 있다. 혹시나 6월, 7월의 2300 시리즈가 재현되는게 아닌가 싶어 유입경로를 살펴보니 다행히도 이번엔 분명한 이유가 있어보였다. "게임과 현실의 차이"라는 검색어가 유입경로를 몇 페이지나 채우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유입키워드는 20을 넘는 일이 드문데 무려 182회를 찍고 있다. 따라서 게임과 현실의 차이라는 검색어가 폭주했던 이유가 궁금해질 지경이다. 보통 중고딩의 수행평가과제인 걸까? 아님 학부생들의 계절학기 리포트일까?